어쩌면 해피엔딩 (2025)


[어쩌면 해피엔딩]은 윌 애런슨과 박천휴의 동명 뮤지컬을 각색한 영화입니다. 원작은 2016년에 초연된 뒤 히트를 기록한 작품인데, 브로드웨이 버전이 올해에 토니상을 받으면서 인지도가 확 올라가버렸죠. 영화는 그 이전에 만들어졌습니다. 일단 영어 제목이 [Maybe Happy Ending]이 아니라 [My Favorite Love Story]에요. 브로드웨이 버전이 이렇게 유명해질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때 만들어진 영화죠. 이 영화는 2023년부터 영화제를 돌기 시작했지만 개봉기회를 잡지 못했는데 원작의 토니상 수상으로 메가박스에서 상영될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감독은 이원회인데 2014년에 [그댄 나의 뱀파이어]라는 장편영화를 만든 적 있습니다. 안 봐서 어떤 영화였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SF입니다. 두 주인공인 클레어와 올리버는 모두 헬퍼봇이라는 인간형 로봇이에요. 클레어는 올리버보다 살짝 신형인데, 둘 다 로봇 양로원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버려져 기능이 멎을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올리버는 아직도 자신의 주인인 제임스가 자기를 찾으러 올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친구가 된 두 로봇은 중반을 넘어서면 제임스가 있는 제주도로 여행을 떠납니다.

원작은 실내 장면 위주의 3인극인데, 영화는 1인 다역을 하는 한 명을 해체했죠. 당연한 일이지만. 그리고 작품을 더 영화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그랬는지, 야외장면을 늘렸습니다. 그리고 촬영당시였던 코로나 시기의 분위기가 영화에 좀 반영이 되었어요. 적어도 저에겐 그렇게 보였습니다. 영화의 화면비는 2.55:1인 거 같아요, [라라랜드]처럼. 스코프관에서도 위아래에 레터박스가 보입니다.

이게 만족스럽게 영화로 옮겨졌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연극적인 장치들이 날아가자 영화 논리로 옮겨지자 그림이 밋밋해져 버렸죠. 그래서 야외 분량이 늘어나긴 했는데, 그렇다고 그림이 더 영화적으로 재미있어진 건 아니에요. [라라랜드]는 거대한 와이드스크린 안에서 배우들이 자유롭게 좌우로 움직일 수 있었지요. 하지만 [어쩌면 해피엔딩]은 두 배우의 얼굴을 한꺼번에 잡는 것이 전부인 좁은 감옥이에요. 게다가 각색 과정 중 잘려나간 노래들이 너무 많아서 뮤지컬의 대체재로도 약한 편입니다.

여전히 원작이 가진 장점이 많이 남아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이 원작을 각색하는 가장 좋은 길을 택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25/12/31)

★★☆

기타등등
[어쩌면 해피엔딩] 예매에 실패한 날 봤어요.


감독: 김성훈, 출연: 신주협, 강혜인, 유준상 다른 제목: My Favorite Love Story

IMDb https://www.imdb.com/title/tt3822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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