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죽은 것과 놀아서는 안 된다 Children Shouldn't Play with Dead Things (1972)

2026년에 처음으로 본 영화는 밥 클락의 [아이들은 죽은 것과 놀아서는 안 된다]. 1972년에 나온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짝퉁 영화입니다. 밥 클락은 중요한 크리스마스 영화 두 편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죠.
[블랙 크리스마스]와 [크리스마스 스토리]. [크리스마스 스토리]는 넷플릭스에 있었는데, 아까 확인해
보니 내려갔더군요. [블랙 크리스마스]는
중요한 크리스마스 영화이기도 하지만 슬래서 장르의 시조이기도 한 중요한 호러 영화이기도 해서
호러 팬들은 한 번 정도 챙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영화는 마이애미 근처의 섬에서 시작됩니다. 배경으로 해안 빌딩의 야경이 보이니 도시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에요. 그 섬엔 범죄자들이 묻힌 묘지가 있는데, 영화가 시작되면 한무리의
연극단원들이 보트를 타고 섬을 방문합니다. 이들을 이끄는 앨런이라는 극단장은 단원들을
'아이들'이라고 부르는 좀 재수없는 인간인데, 영화의 러닝타임 절반 이상이 이 남자가 얼마나
재수없는 인간인가를 보여주는 데에 할애됩니다.
이들은 죽은 자를 깨우려고 왔습니다. 적어도 앨런이 내세우는 목적은 이것이죠. 정말
이걸 믿는 것 같지는 않고, 믿는다고 해도 그 다음에 무얼 할 생각인지도 분명치 않습니다.
이 사람들은 그냥 놀러온 거예요. 그리고 러닝타임 1시간 동안 영화는 이 자칭 예술가들이
뭐하고 노는지를 보여줍니다. 여기서 이 영화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지가 갈라지죠.
재수없는 예술가들 무리가 잘난 척하고 으스대면서 서로를 괴롭히고 조롱하는 것
대신 호러 장면을 많이 보고 싶다? 그럼 이 영화가 그렇게 재미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영화가 정통적인 호러 영화가 가지고 있지 않은 재미를 갖고 있을
수도 있고, 이런 걸 받아들인다면 [아이들은 죽은 것과 놀아서는 안 된다]는
재미있는 영화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컬트 팬들이 꽤 있어요. 영화가
그럭저럭 자길 좋아하는 관객들을 찾았다는 말이죠.
호러는 영화가 끝나기 20분 정도부터 본격적이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그냥 무덤에서
기어나온 시체들이 극단원들을 공격합니다. 엄청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라 분장이나
특수효과는 정말 대충이에요. 그런데요. 그 결과물이 의외로 괜찮습니다. 가짜
티가 팍팍 나긴 하지만 걸어다니는 시체들이 그렇게까지 시시해보이지는 않고
나름 그 나름대로의 멋과 힘도 있어요. 이것도 취향에 따라 갈리겠지만 적어도
제가 보기엔 그랬습니다. 영화의 코미디 분위기를 생각해 보면 결말도
그 정도면 잘 맞고.
(26/01/09)
★★☆
기타등등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 대부분은 자기 이름을 캐릭터 이름으로 쓰고 있는데, 다들 감독 친구들입니다. 앨런 옴스비는 각본에도 참여했고요.
감독: Bob Clark,
출연:
Alan Ormsby,
Jane Daly,
Anya Ormsby,
Jeffrey Gillen,
Valerie Mamches,
Paul Cronin,
Seth Sklarey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68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