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장 크리스마스 Oh. What. Fun. (2025)


아시다시피 전 크리스마스 시즌에 퀄리티 따지지 않고 아무 크리스마스 영화를 집어 들고 보는 버릇이 있는데, 작년은 여러 모로 루틴이 깨진 해라서 그만 그 시기를 놓쳤습니다. 그래도 안 하면 아쉬워서 아마존 프라임에 들어가 한 편 봤습니다. 제목은 [대환장 크리스마스]. 정말 싸구려처럼 들리죠. 원제인 [Oh. What. Fun.]도 특별히 나을 게 없습니다. 그런데요. 의외로 캐스팅이 빵빵합니다. 일단 미셸 파이퍼가 주인공이에요. 이 사람 남편은 데니스 리어리. 딸들은 펠리시티 존스와 클로에 그레이스 모레츠. 아들은 도미닉 세사. 앞집엔 조운 첸이 살고 하바나 로즈 류가 그 사람 딸입니다. 감독 겸 공동각본가인 마이클 쇼월터는 [빅 식]과 [타미 페이의 눈]을 만든 사람으로 역시 지명도가 낮지 않아요.

영화는 텍사스 오스틴에 사는 클레어라는 전업 주부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이 영화에서 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크리스마스 가족 모임과 재지 팀스라는 텔레비전 호스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마침 재지 팀스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엄마를 뽑는 투표를 진행하고 있고, 클레어는 제발 자기도 신청헤 달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눈치를 주고 있습니다. 자잘한 재난이 연속으로 기우뚱하던 이번 크리스마스는 가족이 실수로 클레어를 버리고 외출하면서 추락하고 화가 난 클레어는 가출해 재지 팀스를 만나러 버뱅크로 갑니다.

이 이야기에서 특별한 뭔가가 느껴지세요? 전 아닙니다. 제가 요약을 대충해서일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주인공 클레어에게 공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건 가족에게 소외당하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것처럼 느껴지는 중장년 여성의 고민이 의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영화가 그걸 그렇게 잘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죠. 크리스마스라는 휴일 동안 벌어지는 일들을 갖고 이 사람의 더 복잡한 내면으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영화는 클레어를 그냥 크리스마스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사람처럼 그립니다. 물론 관객들은 그 표면을 뚫고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지만 이야기와 캐릭터가 어느 정도 매력을 보여주어야만 그럴 의욕이 생기죠. 아, 그리고 전 지금 텍사스 중산층 전업주부의 투정을 들어줄 기분이 아니기도 합니다.

영화는 다양한 코미디 재료를 갖고 있지만 대부분 불발이거나 중반에 힘을 잃고 추락합니다. 다룰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그런가. 하지만 제 눈엔 그냥 각본이나 연출이 성의가 없어서 그런 거 같아요. 이 영화의 각본은 제가 매년마다 보는 크리스마스 영화들과 다른 게 전혀 없습니다. 그 뻔한 각본을 일급 스타들을 갖고 하고 있을 뿐이죠. 어쩌다 이런 영화가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그 쪽도 사연이 있겠지요. 공동각본도 쓴 챈들러 베이커가 쓴 동명 단편은 아마존 오리지널 스토리 시리즈의 일부라는데, 이걸 영화화하는 데에 제가 모르는 비즈니스적인 과정이 개입되었을 수도 있고. (26/01/09)

★★

기타등등
원제는 [징글벨] 영어 가사에서 따온 것이고요. 한국어 사용자 관객들은 당연히 놓치죠.


감독: Michael Showalter, 출연: Michelle Pfeiffer, Felicity Jones, Chloë Grace Moretz, Denis Leary, Dominic Sessa, Jason Schwartzman, Eva Longoria, Joan Chen, Havana Rose Liu

IMDb https://www.imdb.com/title/tt31998881/

    • 정말 캐스팅이 아까운 영화같습니다. 리뷰를 읽으면서 기대를 했는데...
    • 출연진만 보고 혹해서 나쁜 평에도 불구하고 봤는데 역시 리뷰는 최소한의 참고는 해야한다는 깨달음을 얻었었죠. 뭐 배우들도 대단히 좋은 각본이 아니라는 정도는 알고 그냥 적당히 즐기자는 마음으로 출연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조금 골라서 출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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