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티스 Les Meilleures (2021)


마리옹 드세뉴라벨의 [베스티스]는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네지마는 이웃집에 이사온 여자아이 지나를 좋아하게 되고 지나 역시 네지마에게 호감을 보입니다. 문제는 지나가, 네지마가 속한 패거리의 적수인 카린의 사촌이라는 거죠.

셀린 시아마의 [걸후드]가 연상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무대가 되는 공간이 같아요. 방리외. 주인공은 이민 2세대. 그렇다고 네지마와 같은 알제리 이민자와 [톰보이]의 흑인 아이들이 겪는 경험은 아주 같을 리는 없겠지만요. 시아마가 그랬던 것처럼 드세뉴라벨도 당사자는 아닙니다. 학생 시절 파리 외곽에 사는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 봉사자로 6년간 일하며 이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수많은 고민이 교차하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를 정리한 결과물은 친숙해요. 주인공은 자신과 비슷한 친구들의 무리 안에서 정체성을 인정받고 보호받죠. 그 무리 바깥의 적대세력과 사랑에 빠지는 건 배신행위이고요. 그 상대방이 여자애라는 건 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일반적인 호모포비아적 정서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이 무리를 하나로 결속하는 이성애적 욕망을 배신한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네지마는 이 안에서 발버둥치면서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으려 하고 결국 하나 찾기는 합니다. 많은 관객들은 저처럼 그 답이 좀 갑갑하게 느껴질 거예요. 이런 종류의 커밍아웃 로맨스가 보통 추구하는 확실한 결말과는 거리가 좀 있으니까요. 하지만 네지마에겐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고... 누가 아나요. 이런 애매한 상황을 두 사람 모두가 즐기고 있는지도요. (22/08/31)

★★★

기타등등
2:1 화면비 영화입니다. 상암 메가박스에서는 스크린 상하좌우에 블랙바가 깔렸어요. 감독의 의도라는데... 아니에요. 영화 파일이 양쪽에 블랙바가 생기는 스코프였고 상영관은 그냥 마스킹을 안 한 것이지요.


감독: Marion Desseigne-Ravel, 배우: Lina El Arabi, Esther Bernet-Rollande, Kiyane Benamara, Mahia Zrouki, Tasnim Jamlaoui, Laetitia Kerfa, Zoé Marchal, Mariama Gueye, Azize Diabaté Abdoulaye, 다른 제목: Besties

IMDb https://www.imdb.com/title/tt10945316/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218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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