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갱어 Doppelganger (1993)


1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드루 배리모어는 섹시하고 도발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일련의 영화들을 찍었는데, 대부분 그냥 그랬고 당시에 전 "쟤가 왜 저러나"라고 생각했더랬습니다. 그 중에서 [도플갱어]는 가장 못만든 영화예요. 가장 재미없는 영화는 아니지만요.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이 영화에서 배리모어가 누드 장면을 찍었을 때는 17살이었고 그게 첫 번째 누드 작업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저도 영화 본 뒤에 검색하고 알았어요.

영화는 살인장면으로 시작해요. 선글래스를 쓴 드루 배리모어의 캐릭터가 중년 여자를 무참하게 칼로 찔러 죽이는 거죠. 조금 이야기가 진행되면 살해당한 여자가 배리모어의 캐릭터 홀리 구딩의 계모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캐릭터를 연기한 사람은 배리모어의 친모인 제이드 배리모어예요.

프롤로그가 끝나면 홀리가 패트릭 하이스미스(!)라는 작가의 집에 룸메이트로 들어갑니다. 패트릭은 네이선이라는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데, 이 영화는 호러/서스펜스이기 때문에 네이선은 중간에 죽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죽어야 할 어떤 이유도 없는데 말이에요. 정말 쓸데없는 악습입니다.

하여간 영화가 진행되면 관객들은 홀리가 자신에게 도플갱어가 있다고 믿는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건 진짜 도플갱어일 수도 있고 다중인격일 수도 있지요. 홀리에게 빠진 패트릭은 이 이상한 사건의 진상을 캐기 시작하는데, 그러는 동안 홀리 주변에서는 위험하고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요. 홀리의 죽은 아버지가 식칼을 들고 패트릭을 쫓는다거나. 그리고 후반에 두 번의 반전이 있습니다.

이 반전들을 몽땅 알아맞힌 관객들이 얼마나 될까요? 얼마 없을 겁니다. 그만큼 정교하게 짜여진 퍼즐이어서? 아뇨.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어이없고 멍청하고 비현실적인 음모이기 때문이죠. 적어도 첫 번째 반전은요. 그에 비하면 더 비현실적인 두 번째 반전은 오히려 받아들일만 합니다.

영화는 총체적으로 못만들었습니다. 가장 티가 나는 게 당시 텔레비전 드라마 음악보다도 한참 못한 음악이에요. 주연배우들이 특별히 나은 것도 없지만 조연배우들의 연기는 난감하고, 앞에서도 말했지만 정말 말도 안 되는 각본이라 그냥 수습이 안 됩니다. 단지 재미없지는 않아요. 뇌를 비우고 이 어이없는 난장판을 즐기는 건 불가능하지 않거든요. 후반부의 80년대 스타일 특수효과도 괜찮은 편이고. (22/04/15)

★☆

기타등등
샐리 켈러먼이 정보 전달용 단역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무명시절 대니 트레조도 짧게 지나가요. 처음 봤을 때는 몰랐죠.


감독: Avi Nesher, 배우: Drew Barrymore, George Newbern, Dennis Christopher, Leslie Hope, Sally Kellerman, George Maharis, Peter Dobson, Carl Bressler, Dan Shor, Jaid Barrymore 다른 제목: Doppelganger: The Evil Within

IMDb https://www.imdb.com/title/tt0106753/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3581

    • 설명만 봐선 딱 제 취향의 영화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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