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스토커 The Night Stalker (1972)

[나이트 스토커]는 1972년에 방영된 텔레비전 영화입니다. [ABC Movie of the Week]라는 시리즈의 일부였어요. 스필버그의 [듀얼]처럼
이 프로그램을 위해 찍은 장편 영화가 외국에선 극장개봉되는 경우도 있었고 많은 시리즈가 여기에서 파일럿을 방영했습니다. 당시에만
가능했던 프로그램이고 지금 보면 꽤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습니다.
원작이 있습니다. 제프 라이스라는 무명작가가 썼던 [콜착 페이퍼스]라는 소설인데, 영화가 방영되었을 때는 아직 출판되지 않았습니다.
영화가 소설보다 먼저 나온 거죠. 이 소설을 각색한 건 리처드 매드슨. 나중에 매드슨은 이 영화의 속편인 [나이트 스트랭글러]의 각본도
썼는데, 제프 라이스는 그 각본을 바탕으로 속편 소설을 썼고 두 편 모두가 나중에 출판되었습니다. 족보가 꽤 꼬이는 작품이에요.
이 영화의 감독은 존 르웰린 목시라는 사람인데, 보통 이 영화는 감독보다는 제작자이고 속편의 감독인 댄 커티스의 필모그래피 안에서
읽힙니다. 커티스는 미국 호러 장르, 특히 뱀파이어 장르에서 아주 중요하게 여겨지는 텔레비전 제작자예요. [다크 섀도우] 시리즈의
크리에이터이기도 했고 리처드 매드슨과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만들기도 했죠.
이 영화도 뱀파이어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의 뱀파이어는 정말 이렇게 전형적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파 뱀파이어예요.
야노쉬 스코르제니라는 이름의 트란실바니아인.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의 피를 빨아가며 살아왔고 십자가와 햇빛을 두려워하고
심장에 나무 말뚝을 박아야 죽일 수 있어요. 정말로 모범생이죠. 그렇지 않나요.
영화에서 차별화되는 부분은 뱀파이어가 아니라 그 뱀파이어를 추적하는 주인공입니다. 대런 맥거빈이 연기하는 칼 콜착이라는 라스 베가스의 신문기자예요.
옛날 미국 기자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열정적이고 많이 귀찮은 사람입니다. 콜착은 카메라와 녹음기를 들고 이 도시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의 범인이 뱀파이어라고 떠들고 다닙니다. 당연히 라스 베가스의 고위층은 그 사람을 싫어해요. 그 말을 믿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런 걸 떠들고 다니면 관광으로 먹고 사는 도시의 이미지에 타격이 있으니까요.
영화의 분위기는 의외로 밝고 시끄러우며 용맹합니다. 호러 영화보다는 기자 주인공의 범죄 액션을 보는 거 같아요. 영화는
뱀파이어 소재를 썼다는 걸 제외하면 최대한 사실적인 이야기인 척 합니다. 기자, 경찰, 검사 같은 사람들이 만약 이런 사건이
일어났다면 했을 법한 행동을 해요. 그 때문에 뱀파이어 스코르제니가 등장할 때는 좀 어이가 없는데, 영화는 쓸데없이
분위기를 잡는 대신 이 뱀파이어도 그냥 정직하게 보여줍니다. 그 때문에 발생하는 박력이랄까 그런 게 있어요.
영화가 끝나면 뱀파이어는 퇴치되지만 콜착은 시 정부의 음모에 말려들어 기사를 쓰지 못하고 도시에서 쫓겨납니다.
그리고 시애틀로 올라간 콜착의 편집장 빈첸조가 다시 이 사람을 고용하면서 [나이트 스트랭글러]의 이야기가
열려요. 이건 뱀파이어 이야기는 아니지만 콜착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의 패턴이 만들어져요. 콜착은 초자연적인
존재와 맞서 싸우고, 빈첸조와 갈등하고, 결국 기사는 쓰지 못하고. 두 편의 영화가 성공하자 [콜착; 나이트 스토커]라는
시리즈로 만들어졌는데, 1시즌으로 끝났지만 컬트팬들을 모았고 최근엔 리메이크 시리즈도 나왔어요. 그리고 이 작품의
영향을 받은 시리즈 중 아주 걸출한 작품이 있으니, 바로 [엑스 파일]이죠.
(25/11/19)
★★★
기타등등
콜착은 영화 중간에 취재 중에 만난 캐롤 린리 캐릭터와 연애를 하는데, 배우 나이차가 20년이나 되어서 좀 징그럽더라고요.
감독: John Llewellyn Moxey,
출연: Darren McGavin,
Carol Lynley,
Simon Oakland,
Ralph Meeker,
Claude Akins,
Charles McGraw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67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