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고 호수 Lake Mungo (2008)

[먼고 호수]는 조엘 앤더슨이라는 오스트레일리아 감독이 만든 2008년 호러 영화입니다. 앤더슨의 장편 데뷔작인데
그 뒤로는 감독작이 없어요. 단지 얼마 전에 나온 [악마와의 토크쇼]에서 스태프로 참여한 흔적이 IMDb에 걸리는군요.
[먼고 호수]는 장르판에서 꽤 인기가 있는 영화였는데 왜 그 뒤에 경력이 이어지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유가 있겠죠.
모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단지 파운드 푸티지 영화는 아니에요. 아니, 말 그대로 진짜 파운드 푸티지가 나오기는 하는데, 영화 대부분은
그냥 전통적인 다큐멘터리처럼 보입니다. 양쪽 모두 장담점이 있지요. 파운드 푸티지 영화는 강한 몰입감을 줄 수
있지만 설정은 인위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전통 다큐멘터리를 위장하면 아무래도 그런 직접적인 공포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더 자연스럽게 이야기와 주제에 접근할 수 있지요. 더 사실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영화는 앨리스 파머라는 16살 여자아이의 실종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가족이 근처 댐으로 놀라갔는데, 아이가
갑자기 없어졌고 경찰이 수색 끝에 익사한 아이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이것만으로도 비극인데, 그 뒤,
가족 주변에 앨리스처럼 보이는 존재가 나타나 사진이나 비디오에 찍힙니다. 가족은 처음엔 딸이 죽은
게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체를 무덤에서 꺼내 다시 부검해보죠. 하지만 시체는 앨리스가
맞습니다. 그럼 진짜로 앨리스의 유령이 사진에 찍힌 걸까요? 영화는 이 모든 것이 현실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설명될 수 없다고 해도 미심쩍고요. 영화는 19세기에 찍힌 '심령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시작하는데, 우린 그것들이 아주 소박한 트릭으로 찍힌 가짜라는 걸 알잖아요,
이렇게 영화가 끝나도 되는 걸까? 그렇수도 있죠. 거기까지 가는 동안에 영화가 하는 이야기는 의미가
없지 않습니다. 죽음은 우리의 삶에서 어떤 의미가 있나. 우리가 죽은 가족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나. 우리는 어떻게 가족의
죽음을 애도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가. 물론 호러 팬들은 불만이겠지만 여전히 좋은
이야기입니다.
물론 영화는 그러지 않습니다. 그리고 중반을 넘어가면 제목의 '먼고 호수'가 등장하죠. (멍고라고
표기해야 하지 않을까요? 전 구글 표기를 따랐습니다.) 그리고 파운트 푸티지가 나오는데
이건 정말 오싹합니다. 한 시간 동안 진지한 이야기를 정직한 스타일로 풀다가 갑자기 엄청 효과적인
점프 스케어 한 방을 터트리는 거죠. 관객들은 그 동안 방심했기 때문에 더 놀랐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여전히 진지함을 잃지 않습니다. 여전히 죽은 딸을 애도하는
가족 이야기이고 그 드라마를 존중하며 이야기를 맺어요. 하지만 그러는 동안 영화는
지금까지 나왔던 푸티지를 재점검하고 그 때부터 관객들은 그 동안 아주 정통적인
호러 영화를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25/08/09)
★★★
기타등등
아마 이런 종류의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거의 끝물에 만들어진 영화인 거 같습니다.
그 돟안 휴대폰 카메라의 해상도가 올라갔잖아요. '그 장면'의 촬영에 쓰인 휴대폰은
노키아 6600입니다.
감독: Joel Anderson,
출연:
Talia Zucker,
David Pledger,
Rosie Traynor,
Martin Sharpe,
Steve Jodrell
IMDb https://www.imdb.com/title/tt0816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