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미션 (2025)

신재윤의 [커미션]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되고 곧장 개봉관으로 직진한 한국 호러 스릴러입니다.
그럴 줄 알고 전 영화제를 건너 뛰고 오늘 영화관에서 봤어요. 아, 메가박스 단독입니다.
제목 그대로 커미션이 중심 소재인 영화입니다. 주인공인 단경은 천재 웹툰 작가로 유명한 언니 주경의 그림자 밑에서
신음하는 웹툰 작가 지망생입니다. 어쩌다보니 다크웹에서 커미션을 받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단경은 자신의 첫 번째
팬이 자기 그림을 '원작'으로 한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쉽게 갈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공식이 정해져 있으니까요. 하지만 영화는 할 말이 많습니다. 웹툰 산업과
거기에 속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디테일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출판 만화에서 이어지는 역사의 깊이도 갖추고 있어요.
단경과 주경이 속해 있는 세계는 의외로 두툼하고 복잡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여유를 갖고 이 이야기를
느긋하게 풀어갑니다. 빨리 호러 효과를 던져야 한다는 강박증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지루함이 없는데, 가장 큰 이유는 단경이 따라가기 재미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이죠. 호감가는
사람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하기 쉽고 구경하기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이 영화의 모차르트인 주경과 단경의 관계도 상당히 재미있게 잡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물리적인 폭력이 벌어지지
않는 동안에도 영화는 계속 뭔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어느 결말로 가는지, 어느 길로 가는지 확신할
수 없어요.
완벽함을 추구하는 영화 같은 건 당연히 아닙니다. 하지만 종종 일그러지는 엇박자를 밟는 동안에도 각본이 재미있고, 천재와
범재의 갈등이라는 익숙한 주제도 쉽게 다루려 하지 않고, 예술가란 인간들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주연배우 김현수가 아주 절절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대충 만든 영화는 아니에요.
(25/07/21)
★★★
기타등등
아주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지만 그 끔찍함을 과시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심지어 영화의 뼈대가 되는 단경의 그림도 될
수 있는 한 안 보여주려 하죠. 이해가 되는 것이, 각본이 주장하는 천재성을 이미지로 구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아무래도 제작비가 더 들기도 할 거고.
감독: 신재민,
출연: 김현수, 김용지, 김진우,
다른 제목: Commission
IMDbhttps://www.imdb.com/title/tt30495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