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카메라 (2025)

언젠가부터 한국 영화 관객들은 최근 나온 레즈비언 영화들에서 다른 여자를 사진으로 찍거나 그림으로 그리는 여자가
반복해 나온다는 사실을 눈치챘는데, 성스러운의 [여름의 카메라]도 바로 그런 '카메라를 든 레즈비언' 영화입니다.
성스러운이 이 영화의 각본을 쓰면서 그걸 염두에 두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주인공 여름은 얼마 전에 사진작가인 아빠를 잃었습니다. 아빠가 남긴 필름 카메라를 들고다니던 여름은 남은 필름으로
학교 축구 선수 연우의 사진을 찍어요. 그런데 필름을 인화하고 나니 아빠가 찍은 사진에 웬 남자의 얼굴이 들어가 있습니다.
여름은 의외로 명탐정이라 지금 다른 동네에서 미용실을 하고 있는 그 남자의 정체를 알아낼 때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보희와 녹양] 생각이 조금 나는데, 이 영화가 더 재미있습니다. 아무래도 장점이 있습니다. [여름의 카메라]는 누가
주인공인지 알고, 하는 이야기가 왜 재미있는지 알고 있어요. 필름 카메라라는 소품이 연우의 첫 사랑과 아빠의
연인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엮고 있어서 전체의 흐름이 좋습니다. 둘 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꼭 있어야해요.
영화는 커밍아웃이라는 익숙한 소재도 재미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드라마가 가진 전통적인 멜로드라마의
폭발적인 느낌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데, 친구에게 하는 커밍아웃, 그 뒤에 이어지는 로맨스와 같은 것은
스트레스 없는 자연스러운 환경 속에서 진행되거든요. 그렇다고 여름에게 아픔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요.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을 받는 건 편안하기만 할 수는 없지요.
엄청 유려하게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에요. 그럼에도 영화의 어색하고 투박한 느낌은 오히려 영화의 '진정성'을 살리는
데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감독이 자기 이야기에 확신이 있다면 이런 느낌도 괜찮지요. 무엇보다 그 때문에
발생하는 작은 구멍들은 김시아 배우가 메워주고 있으니까요. 정말 매력적인 클로즈업 장면들을 갖고 있는
영화입니다.
(25/07/22)
★★★
기타등등
어떤 물체도 빛보다 빨리 움직일 수는 없지요. 누군가는 수업시간에 졸았나 봐요.
감독: 성스러운,
출연: 김시아 , 곽민규 , 유가은 , 이은솔,
다른 제목: Summer's Camera
IMDb https://www.imdb.com/title/tt3582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