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령: 귀신놀이 (2025)

[강령: 귀신놀이]는 레드벨벳의 예리, 그러니까 김예림의 스크린 데뷔작이라고 홍보되는 영화지요. 하지만 전 전에
이 배우가 나오는 [블루버스데이]의 극장판을 극장에서 봤기 때문에 이게 좀 애매하게 들립니다. 감독인 손동완에게
이 영화는 첫 장편인데, 전 전에 이 사람의 단편 [캐비닛]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어요. 밑에 링크를 걸어둘게요.
비메오에 있더군요. 하여간 영화는 얼마 전에 부천을 거쳐 이번 주에 CGV 단독 개봉으로 풀렸습니다.
참 기대가 안 되는 제목을 갖고 있는 영화입니다. 게다가 아이돌 주연에 고등학교 아이들이 떼거리로 나오는
영화라면 더더욱 기대가 안 되지요. 지금은 더 이상 [여고괴담]의 시대가 아니니까요. 귀신 점프 스케어가
나오는 도입부를 보면 더더욱 기대가 안 됩니다. 감독이 호러 이야기꾼으로서 본때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어떻게 아이디어고 뭐고 하나 없단 말이에요. 그냥 20년 전 충무로 호러 영화에서 따온 거 같습니다.
어떤 때는 [여고괴담]의 아류이고 어떤 때는 [장화, 홍련]의 아류이고. 후자 쪽이 더 강해요.
그래도 그 다음 장면에서 전 조금 관대해졌습니다. 예리 캐릭터 자영이 친구들과 줌 미팅을 하는 장면이
이어지는데, 이걸 거치고 나니까 앞으로 영화를 이끌어갈 여섯 사람들이 단번에 구별이 되더라고요.
뒤에 헤어스타일, 복장으로 캐릭터 구분을 확실하게 하는 것도 좋았고. 남자애가 두 명인데 심지어 한 명은
야구복을 입혀주더라고요. 친절하기도 해라.
영화의 대부분은 옛날 저수조가 있었던 낡은 건물에서 강령회를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목표는
유튜브 컨텐츠를 만들어 5천만원을 타는 거예요. 원래는 모든 걸 다 조작해서 모큐멘터리로 만들
생각이었는데 (여기선 대사가 좀 애매한데, 그래놓고 그게 가짜라는 걸 처음부터 밝힐 생각이었을까요?)
자영이 강령회로 죽은 언니를 부르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그런데 정말로 초자연현상이 일어나고
아이들은 건물 안에 감금돼요. 그리고 한 명씩 죽어나가죠.
척 봐도 여름 장사로 짧게 치고 갈 목적으로 만들어진, 독창성이 거의 없는 영화입니다. 앞에서도
말했잖아요, 제목에서부터 기대가 안 된다고. 하지만 정작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전 거의
집중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잔부한 아이디어로 시작하는 영화지만 강도와 페이스가 상당히
좋았어요. 대단한 명연기나 명대사를 기대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캐릭터들은 선명하게 잡았고
정보량도 많습니다. 다들 이전 장르 영화 재료들을 모아 엮어서 만든 기성품들이지만, 적어도 그 애들이 누군지 제대로
알기 전에 죽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단 말이죠. 무엇보다 말랑해지는 일 없이 초반 설정에서 잡아놓은 목표를
끝까지 끌고가는 영화입니다. 물론 전 몇 달이 지나면 예리가 무슨 역으로 나왔다는 걸 제외하면, 이 영화에
대한 거의 모든 걸 잊어버리겠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잘 봤다고 말하기는 해야 할 거 같아요.
(25/08/07)
★★☆
기타등등
[캐비닛] 링크입니다.
https://vimeo.com/685696104
감독:
손동완,
출연:
김예림,
이찬형,
서동현,
오소현,
김은비,
다른 제목: The Ghost Game
IMDbhttps://www.imdb.com/title/tt37285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