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 깨어난 시체 Quy Nhap Trang (2024)

[악령: 깨어난 시체]는 베트남 호러 영화지요. 이 부류의 영화 중 국내에 첫 번째로 소개되는 건 아니에요. 제가
아는 것만 해도, 베트남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므이]의 속편 [므이: 저주, 돌아오다]와 [마야] 같은 영화들이 먼저
수입되어 개봉되었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정리하면 베트남판 [파묘]입니다. 아내 누의 도박빚을 갚기 위해 쿠앙은
유산으로 받은 땅을 팔기로 합니다. 그런데 땅에 주인없는 무덤이 하나 있어요. 그리고 그 안에는
목걸이를 건 나무 인형이 들어 있습니다. 목걸이가 나무 인형 안의 악령을 감금하는 기능이
있고 이 목걸이를 갖게 된 사람들이 모두 나쁜 일을 당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기본 설정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메인 액션은 쿠앙이 목걸이 때문에 목숨을 잃었지만 좀비로 부활한 아내 누를
상대하는 과정입니다.
시대배경은 아마도 조금 과거인 거 같습니다. 정말로 가난한 시골마을이 배경이긴 한데, 아무도
모바일 기기를 갖고 있지 않고 집에는 디지털 전자기기가 없다면 옛날이죠. 영화의
'옛날 이야기'의 분위기를 위해 이 시기가 일부러 설정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저와 같은 외국인 관객의 시선을 가장 끌었던 건 이 시골 마을의 묘사였습니다.
호러 영화로는 투박한 편입니다. 제가 본 현대 베트남 영화 중에는 세련된 작품들도 꽤 많았기 때문에
이 투박함이 베트남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투박함보다 나쁜
건 이 작품이 비교적 게으른 장르 영화라는 것입니다. 자기만의 아이디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갑작스러운
점프 스케어로 설정을 해결하려 하지요. 게다가 영화가 길어요. 영화에 별 도움이 안 되고
전체 분위기를 깨는 코미디들을 다 잘랐다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종종 드는데, 아마
베트남 관객들은 제가 놓친 무언가를 읽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베트남 호러 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하나 있습니다. 베트남이 공산국가이니, 초자연현상을 다룬
호러 영화를 만들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거죠. 적어도 지금까지 제가 본 몇 안 되는 베트남 호러 영화들은
모두 초자연현상을 이성적으로 설명하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안 본 영화들은 또 다를 수도 있는데
([므이: 저주, 돌아오다]는 어땠을까요? 넷플릭스에 있으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엔드 크레딧 끝의 쿠키에서 또 한 번 뒤집긴 하지만, 이 영화의 귀신 이야기는
막판에 모두 설명이 됩니다. 단지 그게 좋은 설명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클리셰고요. 무엇보다 지금까지
쌓아놓은 이야기를 허물어버리는 구조라서 여러 모로 실망스럽지요.
(25/04/06)
★☆
기타등등
저랑 같이 영화를 본 관객들 절반 이상이 베트남 사람들이었던 거 같습니다.
감독: Pom Nguyen,
출연:
Kha Nhu, Quang Tuan,
다른 제목: The Corpse
IMDb https://www.imdb.com/title/tt3612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