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너스: 죄인들 Sinners (2025)

라이언 쿠글러의 [씨너스: 죄인들]은 대작이기도 하고 소품이기도 합니다. 기본 아이디어만 보면 영화는 [황혼에서
새벽까지]와 같은 호러 서브 장르에 속해 있습니다. 외딴 술집을 뱀파이어들이 습격하고 주인공들이 새벽까지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에요. 새로울 거 없고 조촐한 아이디어잖아요. 단지 영화는 이걸 어마어마한 대작으로
그립니다. 그렇다고 풍선처럼 내용 없이 크기만 부풀리는 건 전혀 아니고요. 굉장히 속이 꽉 찬 영화입니다.
대작처럼 굴고 대작처럼 내용이 많죠.
영화의 주인공은 스모크와 스택이라는 쌍둥이입니다. 시카고에서 알 카포네의 조직을 위해 일하다가 고향인 미시시피에
돌아왔지요. 거기서 버려진 공장 건물을 사들여 술집을 열 생각입니다. 시대배경은 1932년. 짐 크로 법이 건재하고
KKK가 흑인들의 목숨을 노리고 있던 시절입니다.
플래시 포워드로 시작되는 오프닝을 통해 우린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단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황혼에서 새벽까지] 장르에 속해 있다는 것이 확실해지려면 영화가 중반까지는
가야 합니다. 그러니까 대체로 비호러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전반부는 캐릭터들과 그들이 속한 세계에 대한
정보를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소박한 뱀파이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영화는 상당히 커져 있습니다. 역사의 무게, 사회의 무게, 캐릭터들의 무게, 관계의 무게,
그리고 장르적 복잡성. [씨너스: 죄인들]은 호러 영화이기도 하지만 뮤지컬이기도 합니다. 음악의 무게가 엄청나게
크고 영화가 본격적으로 호러로 넘어간 뒤에도 음악은 배우들과 같은 무게를 갖고 영화를 이끌어 갑니다.
일단 드라마 안에서 영화가 호러로 넘어가는 통로 자체를 음악이 만든 것이니까요. 그리고 뱀파이어
이야기로 넘어간 뒤에도 앞에서 쌓아올린 것들은 그대로 영화에 남습니다. 뱀파이어들도, 주인공들도
장르적 기능을 넘어선 여분의 존재 이유를 갖고 있는 것이죠. 그게 영화를 굉장히 풍성하게 만듭니다.
하루만의 이야기처럼 보이는 시간의 틀도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훨씬 넓어집니다. 심지어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포함하죠. 이걸 보여주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여기에 어울리는 캔버스를 찾아냅니다. 2.76:1 울트라 파나비전 포맷의 길쭉한 화면은
'오래간만에 진짜 와이드스크린 영화를 보았다'라는 느낌을 주죠. 단지 전 아직 아이맥스 버전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1.43:1의 아이맥스 화면비를 어떻게 썼는지 모릅니다. 다시 한 번 봐야죠.
(25/06/01)
★★★☆
기타등등
쿠키가 두 개입니다.
감독: Ryan Coogler,
출연: Michael B. Jordan,
Hailee Steinfeld, Miles Caton, Jack O'Connell, Wunmi Mosaku, Jayme Lawson, Omar Miller, Delroy Lindo.,
다른 제목: Hi-Five
IMDb https://www.imdb.com/title/tt31193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