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2025)


영화 보기 이틀 전만 해도 [노이즈]라는 영화가 존재하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러니까 한국 호러니까 그냥 기계적으로 극장에서 본 영화입니다. 이 영화로 장편 데뷔한 김독 김수진의 단편 [선]이 2013년에 서독제에서 상영된 모양이고 그게 제가 온라인에서 얻은 정보의 전부입니다.

제목과 포스터에서 알 수 있듯, 층간소음에 대한 영화입니다. 아파트에 혼자 살면서 층간소음에 시달리던 주희라는 여자가 갑자기 사라집니다. 동생을 떠나 기숙사에서 살고 있던 언니 주영은 동생의 아파트로 들어와 사라진 동생을 찾기 시작해요. 그리고 이 아파트 건물에는 층간소음과 연결된 비밀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끝은 암만 봐도 초자연 현상에 닿아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시놉시스만 봐도 데자뷔가 느껴지는데, 원작이 있거나 그렇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의 부동산 조건을 바탕으로 한 전형적인 귀신들린 집 영화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기 때문이죠. 당연히 배경은 버려진 대저택 같은 게 아니라 도시의 아파트 건물이고 주변 사람들은 모두 집값과 재건축 때문에 예민해져 있고. 영화는 이런 영화의 공식을 아주 적극적으로 뒤집을 생각은 없습니다. 익숙한 장면 뒤에 계속 익숙한 장면들이 이어져요.

그런데 그렇다고 진부하다는 느낌은 또 들지 않았습니다. [노이즈]는 모범생 학생이 아주 열심히 한 숙제 같은 느낌을 주는 영화입니다. 영화를 구성하는 익숙한 재료들은 모두 공을 들여 잘 만들었고 아이디어들도 잘 썼습니다. 동생을 찾는 주영이 보청기에 의존하는 청각장애인이라는 건 쉽게 떠올릴 법한 아이디어처럼 보이지만 주인공 혼자만 소리를 듣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내는 [어두워질 때까지]스러운 서스펜스, 휴대폰의 음성 인식 기능이 만들어내는 호러 효과 같은 건 모두 잘 쓰였어요. 너무 모범적이기 때문에 반전 같은 것이 쉽게 노출되긴 하는데, 그렇다고 서스펜스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반대로 그 때문에 발생하는 서스펜스와 공포가 있지요. 캐릭터 설정은 익숙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예상대로 납작하게만 행동하는 건 또 아닙니다. 그리고 그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모두 적절하게 캐스팅되었고 다들 제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하고 있어요.

별 기대없이 본 영화였지만 예상외로 재미있었습니다. 관객들이 여름 시즌 한국 호러 영화에서 기대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짧은 러닝타임 안에 알차게 채워넣은 기성품 영화예요. 단지 거기서 멈춥니다. 그 이상은 없어요. (25/07/01)

★★★

층간소음을 다룬 한국 장편영화가 꽤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별로 없군요. 류혜영 주연의 [사잇소리]라는 영화가 있는 모양이고, [84제곱미터]라는 강하늘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가 곧 공개될 거라고 해요.


감독: 김수진 출연: 이선빈 , 김민석 , 한수아 , 류경수 , 전익령, 다른 제목: Noise

IMDb https://www.imdb.com/title/tt29845247/

    • 둘째 단락.. 조자연 -> 초자연


      평 몇 개가 딱 비슷한 느낌이네요ㅎㅎ 성실한 모범적인.. 평작과 수작 사이의.. 나쁘지 않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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