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인 크리스마스 Christmas at the Drive-In (2022)

다들 아시겠지만, 전 연말이 되면 크리스마스 영화를 최소한 한 편은 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20세기 중반이라면 이런 영화들로도 꽤 좋은 리스트를 짤 수 있겠지만, 요새는 안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너무 많지요. 다들 비슷비슷하기도 하고. [멋진 인생]과 같은 걸작 크리스마스
영화를 크리스마스 정찬에 비교한다면 요새 나오는 크리스마스 영화들은 편의점 매대에
진열된 간식 같죠. 포스터들을 보면 구별도 안 됩니다.
오늘 본 영화는 [드라이브인 크리스마스]. 2022년작입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 중
제가 얼굴과 이름을 아는 사람은 단 한 명. 대니카 매켈러입니다. [케빈은 열두살]의 위니로
유명한 배우입니다. 지금은 청소년 대상 수학책들의 저자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래도
꾸준히 배우일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주로 홀마크 텔레비전 영화, 그것도 크리스마스
영화에 주로 나온 모양이에요. 이건 Great American Family라는 케이블 방송국에서
만든 모양이고.
매캘러가 연기하는 주인공 새디는 시카고에서 일하던 실력있는 변호사였는데,
지금은 고향 마을로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을에 있는
드라이브인 극장을 허물고 거기에 물류 센터를 짓는다는 소문이 들려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드라이브인 극장을 팔려고 하는 사람은 새디의
옛 남자친구 홀든이고. 새디는 2년 전에 이 극장을 사적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여길 허물려면 동네 역사위원회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그 동안 새디는 극장이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요.
낡은 극장을 지키는 사람들에 대한 영화를 좋아해요. 이런 영화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단지 그게 드라이브인 극장이라면 좀
애매해져요. 전 한 번도 드라이브인 극장에 가 본 적이 없고
이런 공간에 대한 향수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영화는 이 공간의
가치를 증명하는 데에 별 관심이 없어요. 일단 영화관을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 자체가 별로 없는 걸요.
더 심각한 건 이 사람들이 그 영화관에서
틀어주는 영화에도 별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드라이브인 극장을
홍보하는 사람들도 정작 그 영화관에서 무엇을 틀어주는지
단 한 번도 언급을 안 하고 아주 가끔 나오는 영화관 스크린에도
애매한 크리스마스 영상만 돌아가고 있는데, 이게 뭐냐고요.
영화 이야기를 안 하는 영화관 이야기, 책 이야기를 안 하는
도서관 이야기처럼 공허한 게 있을까요.
영화의 로맨스는 딱 이런 종류의 영화에서 기대할 법한
그 정도. 주인공이 변호사이니 법률과 관련된 이야기가
꽤 나오는데,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쉽게 해결됩니다.
정말 나쁜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는 영화이고 배우들은
모두 늘 20퍼센트 정도의 미소를 기본으로 짓고 있어요.
보고 있으면 '저 동네 물에 무엇이 들어있길래 저 사람들이
저러고 있나'라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24/12/23)
★★
기타등등
넷플릭스에 있습니다.
감독:
Don McBrearty,
출연:
Danica McKellar, Neal Bledsoe, Luke Marty
IMDb https://www.imdb.com/title/tt224996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