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호텔 (2024)


CGV 체인에서는 지금 생성형 AI로 만든 두 편의 단편영화를 틀어주고 있어요. [엠호텔]과 [나야, 문희]. [나야, 문희]는 다섯편의 초단편을 묶은 영화이니 여섯 편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오늘 두 편을 연달아 보았어요.

[엠호텔]은 러닝타임은 6분 31초. 상영의 광고시간보다 짧습니다. 가격은 천원이고요. 둘 다 영화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제작은 CJ ENM AI사업추진팀 소속 4명이 한 달 만에 완성했으며, 10개 이상의 AI 솔루션과 자체 최적화 기술이 활용됐다'는군요.

서양의 어느 도시가 배경입니다. 늙은 백인 남자 노숙자가 쓰레기를 뒤지다가 엠호텔이라는 곳의 열쇠를 발견합니다. 안으로 들어가서 목욕을 즐기는데, 이상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요. 그리고 뒤에 이 모든 걸 설명해주는 반전이 있습니다.

도입부는 그럴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3D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한 무난한 애니메이션 영화 같아요. 하지만 남자가 엠호텔로 들어오는 순간 모든 게 지루해져버립니다. 등장인물을 움직이려고 하는 노력들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달까요. 남자는 욕조 안에 굳은 것처럼 앉아 있고 호텔방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모두 우두커니 그냥 서 있습니다. 그리고 표정과 별로 안 맞는 영어 대사들이 양쪽을 오갑니다.

이 영화의 평범함을 만드는 것은 소위 '보편성'에 대한 복종입니다. 한국 영화지만 서양 남자가 주인공인 영어 영화예요. 그리고 방문객들은 모두 비디오 게임에서 튀어나온 NPC들 같습니다. 자기에 맞고 독창적인 무언가를 만드는 대신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판타지의 재료'라고 생각하는 것을 별 고민없이 가져온 것이죠.

각본이 정말로 나쁜데, 이게 어디까지 작가(들)의 책임인지 알 수 없습니다. 생성형 AI들이 만든 배우들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고 어느 선에서 타협을 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같은 핸디캡을 가진 배우들이 나오는 훨씬 재미있는 영화를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는 걸요. (24/12/24)

★☆

기타등등
아무리 대기업에서 만들어도 생성형 AI 캐릭터의 손이 깨지는 건 어쩔 수 없나요.


감독: 정창익, 다른 제목: M Hotel

KMDb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K/37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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