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문희 (2024)


[엠호텔] 다음에 본 영화는 [나야, 문희]. 다섯 명의 감독이 만든 짧은 초단편을 묶은 17분 29초짜리 영화이고 표값은 3천원입니다. 이 영화의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나문희 주연'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화면 위의 나문희는 이미지부터 목소리까지 모두 모두 AI가 만든 것이죠. 배우 나문희가 한 건 초상권을 허락한 것 뿐.

[엠호텔]과는 달리 구체적이고 꽤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날이 그렇게 길지 않은 노년의 배우가 있습니다. 이 배우를 기술을 통해 복제해 계속 활동하게 하면 어떨까. 꼭 생성형 AI를 통하지 않더라도요. 이미 몇몇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나요. 이번 [에일리언 로물로스]를 보세요.

다섯 편의 단편들은 모두 이 가능성에 대한 실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실험에 대한 답은 '아직은 아니다. 적어도 지금의 생성형 AI 기술로는'이 되겠습니다. 이 영화 속 나문희는 대체로 우리가 아는 나문희처럼 생겼고 목소리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실제 배우가 발산하는 특별함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아요. 디즈니랜드에 있는 애니매트로닉스 로봇스러운 지루함이 있습니다. 단편들은 나문희에게 다양한 모습을 주어 이를 극복하려고 하는데, 이게 영화에 어울릴 정도는 아니죠. 영화를 이루고 이미지 상당수는 살짝 움직임이 있는 사진입니다.

모든 기술에는 과도기적인 단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예술가의 손에 들어간다면 그 시기의 투박함은 오히려 매력이 되기도 하지요. 생성형 AI가 만든 영상에는 분명 그 매체만의 특별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그 자체로 아름답거나 매력적인가? 아직은 그런 걸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기다리다보면 어떤 걸 만들 수 있는지 알게 되겠죠. (24/12/24)

★☆

기타등등
다들 각본이 나쁩니다. 각본가들은 억울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감독: 박원표, 유지천, 원경혜, 정은욱, 이정찬,

CGV http://www.cgv.co.kr/movies/detail-view/?midx=89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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