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크롤러 Nightcrawler (2014)


루이스 블룸은 좀도둑이고 강도입니다. 우리가 영화 도입부에서 본 것만 그렇고 사실 더 심한 범죄자일 수도 있지요. 그는 공감능력이 없고 교활하기 짝이 없는 사이코패스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인물입니다.

LA를 돌며 더 나은 기회를 찾고 있던 그는 우연히 교통사고 현장과 마주칩니다. 그곳에서 지역 텔레비전 방송국에 내보낼 피투성이 영상을 찍고 있던 사람들을 보게 된 그는 이야말로 그가 파야 할 새 영역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됩니다. 훔친 자전거로 경찰 무전 스캐너와 캠코더를 구입한 그는 아무 것도 모르면서 바닥부터 이 일을 시작합니다.

[나이트 크롤러]는 일종의 성장영화입니다. 단지 주인공의 내면이 성장하는 과정은 볼 수 없어요. 루이스 블룸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완성된 괴물이니까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그가 테크닉을 익히고 인맥을 만들고 경험을 쌓으면서 더 지독한 괴물로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끔찍한 구경거리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구경거리이기도 합니다. 블룸은 정말 보기 드문 괴물이니까요. 우리 기준으로 보면 거의 수퍼히어로나 다름없어요. 머리가 엄청 좋기도 하지만 부끄러움이나 양심이 정말 깨끗하다고 할 정도로 없어서 보통 사람들은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을 태평하게 합니다. 그는 온갖 과정을 뚫고 성공하지만 그러는 동안 부끄러움은 모두 관객들 몫으로 넘어갑니다.

미디어 비판 영화입니다. 단지 방향이 반대죠. 보통 이런 종류의 영화는 평범한 사람들이 시스템 속에서 타락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미 완성된 괴물이 자기에게 맞춤이나 다름없는 세계에 적응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요. 비판보다는 야유에 무게가 쏠려있죠. 그리고 이를 '기레기 비판 영화'로 보는 건 지나치게 한국적인 해석입니다. 미국에서 이 피투성이 영상 저널리즘의 전통은 의외로 역사가 길죠. 그 흐름에서 보는 게 맞습니다.

영화는 블룸의 예술가로서 성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싸구려 캠코더를 들고 설치던 조무래기가, 점점 예술가로서 자의식과 자존심을 쌓으면서 화면 구도를 위해 현장을 훼손하고, 영화감독처럼 사건을 연출하기도 하는 것이죠. 점점 지독한 악당이 되어가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대견함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대부분 큰 사건은 밤에 벌어지는 영화입니다. 네온에 빛나는 LA 시내의 황량한 콘크리트 환경이 근사하게 잡혔어요. 그리고 영화는 이 배경에 어울리는 뱀파이어 영화이기도 합니다. 진짜 뱀파이어가 나온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루이스 블룸 역의 제이크 질렌홀은 피만 빨지 않을뿐이지 완벽한 뱀파이어 연기를 하고 있어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뱀파이어 따위들은 전채요리로 먹어치울 것 같은 그런 뱀파이어요. (15/03/13)

★★★☆

기타등등
르네 루소는 감독 댄 길로이의 아내입니다.


감독: Dan Gilroy, 배우: Jake Gyllenhaal, Bill Paxton, Rene Russo, Riz Ahmed

IMDb http://www.imdb.com/title/tt287271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17786

    • 르네 루소가 댄 길로이 부인인 건 처음 알았네요. 언제부턴가 항상 매혹적인 중년 배우라는 이미지만 둥둥 떠 있어서 다른 인적정보는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 역할 때문인지 머리 모양 때문인지 제이크 질렌할이 계속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나온 하비에르 바이뎀처럼 보였던 게 제일 기억에 남고... 같이 일하는 사람 중에 루이랑 아주 비슷한 사람이 있어서 감정이입 팍팍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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