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보 Trumbo (2015)


[오스틴 파워] 시리즈의 코미디 전문 작가 제이 로치는 요새 정치 소재 영화들에 관심을 쏟고 있는데, 그게 원래 관심사 때문인지, 아니면 코미디를 제외한 무언가 다른 것을 시도하고 싶은 욕심 때문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트럼보]는 지금까지 그가 만든 작품들 중 가장 웃음기가 없는 영화입니다.

제목만 봐도 아시겠지만 돌턴 트럼보의 전기영화입니다. 전설적인 할리우드의 시나리오 작가였지만 공산당원이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한동안 프론트를 내세우거나 가명을 쓰며 활동했지요. 그 중 썼던 [로마의 휴일]과 [더 브레이브 원]은 아카데미 상을 받았고요. 영화는 그가 냉전시대 공포증의 희생자가 되어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과정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독창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전형적인 할리우드 인간승리담이죠. 80년대에 많이 만들어졌던 실화 소재 미니 시리즈와도 닮았고요. 무개성적이고 안전하고 성실합니다. 이런 영화 특유의 전형성에 갇힌 장면들이 많아 ('현명한 아내'인 클레오 트럼보가 남편과 딸을 화해시키는 장면 같은 것 말이죠) 종종 좀 갑갑하다는 생각도 들고, 끊임없이 나오는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의 모사에 질리기도 하는데, 그래도 큰 문제없이 잘 만든 영화예요.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돌턴 트럼보 자신의 매력에 있습니다. 인간승리의 주인공이지만 재미있는 결점과 모순점이 많은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좋은 의미로건 나쁜 의미로건 계속 구경할 재미있는 사람이죠. 그리고 그를 연기한 브라이언 크랜스턴의 연기가 진짜로 좋습니다. 영화의 밋밋함이 남긴 구멍을 배우의 카리스마와 캐릭터의 개성이 다 채워준다고 할까요. (16/04/12)

★★★

기타등등
유명 스타들의 모사에 질린다고 했지만 에드워드 G. 로빈슨을 연기한 마이클 스툴바그는 좋습니다. 아무래도 캐릭터에 깊이가 있으니 다른 가면극과는 종류가 다르죠.


감독: Jay Roach, 배우: Bryan Cranston, Diane Lane, Michael Stuhlbarg, Helen Mirren, Alan Tudyk, Louis C.K., Adewale Akinnuoye-Agbaje, Elle Fanning, John Goodman

IMDb http://www.imdb.com/title/tt320360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0983

    • 그래도 예전 할리우드 거물들이 계속 나와주니 전 그게 재미있던데요. 왜 스탠리 큐브릭은 안 나왔는지... 말씀하신대로 할리우드식 인간승리담이라 클리셰라 할 만한 것들도 많긴한데, 그럼에도 공산당원의 인간승리라... 더 재밌는 감정도 들고요. :-)

영화 리뷰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454 터널 Địa Đạo: Mặt Trời Trong Bóng Tối (2025) 791 04-28
2453 리 크로닌의 미이라 Lee Cronin’s The Mummy (2026) 1 750 04-28
2452 살목지 (2026) 1 967 04-28
2451 제 98회 아카데미 상에 대해 몇 가지... 5 2,216 03-17
2450 호퍼스 Hoppers (2026) 1,672 03-12
2449 브라이드! The Bride! (2026) 1 1,607 03-06
2448 센티멘탈 밸류 Affeksjonsverdi (2025) 1 1,616 03-05
2447 아르코 Arco (2025) 1,197 03-03
2446 귀신 부르는 앱: 영 (2026) 1 993 03-02
2445 왕과 사는 남자 (2026) 2 2,023 03-01
2444 햄넷 Hamnet (2025) 1,397 02-28
2443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 (2026) 1,550 02-22
2442 휴민트 (2026) 1 2,453 02-13
2441 지느러미 (2025) 1 1,444 02-02
2440 솔 서바이버 Sole Survivor (1984) 954 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