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 나잇 Spa Night (2016)


데이빗은 LA의 코리안타운에서 순두부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부모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빠가 뭔가 사고를 쳤는지, 식당은 문을 닫고 부모는 모두 취직전선에 내몰립니다. 데이빗도 직업을 찾으면 좋겠지만, 한국 부모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들도 아들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집안 일 돕느라 학업을 중단했지만 다시 시험을 쳐서 대학에 들어가 번듯한 직업을 잡고 좋은 한국 여자를 만나 결혼도 하길 바라죠.

데이빗은 조용히 부모 말을 따르는 척하지만 이 둘은 그에게 모두 무리한 요구입니다. 공부 체질이 아니고, 게이거든요. 부모님이 비싼 돈을 들여 등록시킨 대입학원에 다니는 대신, 그는 근처 한국식 목욕탕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는데, 여기엔 돈을 벌어 부모님을 돕겠다는 표면적인 동기 이상이 있습니다. 알고 봤더니 이 목욕탕과 여기에 있는 찜질방은 동네 게이 남자들의 만남의 장소였던 것이죠.

[스파 나잇]은 [돌]의 앤드루 안이 만든 첫 번째 장편입니다. 그는 이 아이디어를 한국식 목욕탕에서 남자를 만났다는 친구의 경험담에서 얻었다고 해요. 그는 한국식 목욕탕이 이런 식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하던데, 대부분 한국 사람들은 그럴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안 그런 것이 더 이상한 공간이 아닌가요?

영화는 데이빗의 가족 이야기와 그의 동성애자로서의 삶을 거의 같은 비중으로 다룹니다. 데이빗의 부모는 무거운 기대로 그를 억누르는 극적 도구가 아닙니다. 데이빗만큼이나 자기 목소리와 이야기를 갖고 있는 주인공이죠. 중년의 나이에 그들의 아메리칸 드림이 붕괴되는 것을 겪고 좌절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울림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정말로 사실적으로 그려진 '교포'들이에요. 그들뿐만 아니라 그들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그렇고 사고방식이나 행동도 그렇고요. 이 커뮤니티에 속해있다가 탈출한 사람들이라면 보면서 숨이 막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데이빗의 자기찾기와 목욕탕 이야기는 자연스러우면서도 낯섭니다. 벌거벗은 남자들이 돌아다니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한국영화들은 이 공간의 에로틱한 의미를 무시하지요. [스파 나잇]은 그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활용합니다. 한국 사람들에겐 익숙한 공간이 LA로 무대를 옮기고 한국계가 아닌 미국인들이 이들 틈 사이로 들어오고 동성애가 개입되면서 아주 낯선 공간으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데이빗에게 이곳은 이중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도약을 준비할 수 있는 무대가 됩니다. 그 과정은 정말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리고 수줍지만요.

굉장히 모범적인 영화입니다. 종종 너무 안전하게 잘 하려고만 한다는 생각도 들죠. 하지만 '한국 교포'를 다룬 미국 영화가 얼마나 적은가를 생각하면 이런 모범적이고 안전한 태도는 당연한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이런 식으로 발판을 다져놔야겠지요. (16/10/25)

★★★

기타등등
저번 전주에서 상영했던 영화인데 분명 다른 곳에서 해줄 거 같아서 포기하고 기다렸더니 프라이드 영화제에서 해주더군요.


감독: Andrew Ahn, 배우: Joe Seo, 김해리, 조윤호,태성,정호영, Linda Han, Angie Kim, 김가현

IMDb http://www.imdb.com/title/tt5254640/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6162

    • [오타신고]
      1. 그는 이 아이디어를 한국식 목욕탕에서 남자를 만났다는 친구의 경험담에서 들었다고 해요.: 그는 이 아이디어를 ~ 얻었다고 해요.
      2. 한국 사람들에겐 익숙한 공간이 LA로 무대를 옮기고 한국계가 아닌 미국인들이 이들 틈 사이로 들어오고 동성애가 개입되면서 아주 낯선 공간으로 전환되는 곳입니다.: 한국 사람들에겐 익숙한 공간이 ~ 전환되는 겁니다.
      3. 자신의 이중의 정체성에 대해: 자신의 이중 정체성
      4. 저번 전주에서: 저번 전주 영화제에서
      • 아무리 보기 싫어도 나름의 기능이 있으니.. 병이시겠거니.. 댓글 달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으니 하면서 참아왔지만 여기가 님 교정교열 연습장/훈계장입니까? 공해 수준이니 작작 좀 하세요. 특히 3, 4번은 코웃음이 날 지경으로 수준 낮은 기계적 지적입니다.
        • 잘 모르시나본데 듀나님이 여기다 글 올리는 건 일종의 베타 테스트고 문장 가다듬는 아이디어는 환영하십니다. 취사선택은 듀나님이 하시면 될 일.
        • 오타/비문 지적은 90년대부터 듀나 님께서 게시판 사용자들에게 요청하셨던 일입니다.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하시던 일이었지만, 말씀을 듣고보니 정말 저밖에 안 남았네요. 그러니 듀나 님께서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보이시지 않는 이상, 제가 orie 님의 보기 싫음을 고려할 이유는 없습니다.
          4번에 대한 건 orie 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제가 봐도 심하게 기계적이네요. 부끄럽습니다. 정말 병인지도 모르죠.
          3번에 대한 orie 님의 말씀은- 글쎄요, '자신의 이중의 정체성'이란 구절을 읽고도 거슬리는 게 없으시다면, 저는 orie 님이 부럽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군요.
        • 듀게 한지 그렇게 오래된 분은 아니신가 보네요. 오타 지적은 듀나 본인이 사용자들에게 요청? 허용?한 일입니다. 뻘쭘하실듯.ㅎㅎ
          • 네.. 가입한 지 10년밖에 안 됐으니 오래됐다고 할 순 없지요.. 듀나님이 오타 지적 괜찮다고 한 줄도 모르고, 오타 지적에 행여 듀나님 마음 상할까봐 한 말로 보이시나요? 읽는 모든 글마다 흥을 깨가며 심지어는 지적할 필요가 없는 것까지 일삼아 다는 贊님의 유난스러움을 물어뜯은 것인데 이상한 포인트를 마음대로 짚으시는군요. 히익 그렇구나 듀나님이 허락한 오타 지적이구나~ 나 같은 뉴비가 그것도 모르고~~ 할 것 같아서요? 참 뻘쭘할 것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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