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2 (2017)


[실종 2]는 여러 모로 아귀가 안 맞는 영화예요. 일단 이 영화는 김성홍의 [실종]과 아무 연관성이 없습니다. 심지어 실종에 대한 영화도 아니에요. 게다가 이 영화의 감독은 조성규. 왜 예의바르고 배고픈 사람들이 맛집 찾아 돌아다니는 영화 대신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이죠. 뭐, 제가 모르는 사연이 있겠죠. 하긴 이 영화도 넓게 보면 여행 영화이긴 하네요.

월타산이라는 가공의 산이 배경인 스릴러입니다. 주인공 선영은 아웃도어 전문 회사의 최종면접을 보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 산에 왔어요. 비리형사인 송헌은 자기 돈을 들고 튄 잡범을 잡으러 왔고요. 한물간 배우인 아진은 소속사 사장에 끌려서 이곳에 왔고요. 다들 만날 일 없는 사람들인데 어쩌다보니 계속 한 번씩 얽히게 되고 그럴 때마다 주변에서 시체들이 생깁니다.

스릴러이긴 한데, 그렇게 각본이 치밀하거나 서스펜스가 넘치지는 않습니다. 일단 타이밍이 헐렁한 편이죠. 89분밖에 안 되는 영화지만 속도감이 그렇게 좋지 않고요. 왜 저 사람은 저렇게 행동하지?라는 의문이 드는 장면들이 지나치게 많고, 액션보다는 어처구니 없는 설정의 난장판에서 블랙 코미디를 끄집어 내는 데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코미디가 아주 좋은 것도 아니고 상황이 좀 어두워서 대놓고 웃기도 좀 그렇고요. 게다가 영화는 전체 분위기를 완전히 깨는 결말을 갖고 있어요. 기자간담회에서 감독은 이 결말이 조금 다른 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하던데, 그래도 맥이 풀리는 건 어쩔 수 없어요.

모르겠습니다. 조성규는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는 늘 어느 정도 하한선이 보장되는 영화들을 만들어왔어요. 하지만 [실종 2]는 아무래도 그의 장기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이 장르에 어울리는 숨은 장기가 있었던 것 같지도 않고요. 늘 하던 일만 할 수는 없으니 다른 영역도 찔러보긴 해야겠지만... 이번 시도는 성공이라고 보긴 어렵겠군요. (17/11/20)

★★

기타등등
원래 제목은 [악의 꽃]이었다고 하더군요. 그 제목 역시 그렇게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실종 2]보다는 나아요.


감독: 조성규, 배우: 함은정, 이원종, 서준영, 김혜나, 배호근, 다른 제목: Missing 2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Missing_2.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58091

    • 이거 생각보다 점수가 높네요? 졸작 중의 졸작인 실종의 속편인데다 예고편의 확연한 저예산 느낌, 삼류영화 같은 분위기 때문에 BOMB급을 예상했는데 글 내용만 보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감독이 예전부터 이름을 알리셨던 분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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