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디 Nobody (2021)


[노바디]는 [하드코어 헨리]의 감독 일리야 나이슐러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각본은 [존 윅] 시리즈의 데릭 콜스태드가 썼고 첫 번째 [존 윅]의 감독인 데이비드 라이치가 제작을 맡았습니다. 그래서 제작될 무렵엔 개 대신 고양이가 나오는 [존 윅] 영화라는 말이 돌았어요. 하지만 그 정도로 닮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존 윅]의 작가가 각본을 썼기 때문에 더 차별성이 있었을지도 몰라요. 모든 각본을 [존 윅]처럼 쓸 수는 없잖아요.

영화는 '알고 봤더니 우리 아빠가' 장르에 속해 있습니다. 그 뒤에는 뭐라도 상관없어요. 대부분 평범하고 지루하고 시시한 줄 알았던 남자가 알고 봤더니 무시무시한 전직을 갖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허치 맨셀의 정체가 어느 정도 밝혀지는 건 시작한지 15분부터. 구체적으로 그 전직이 무엇인지는 끝까지 완전히 설명되지는 않지만 상관 없습니다. 이 남자가 눈 하나 깜짝 않고 수백 명을 죽일 수 있고 법적 처벌도 받지 않는다는 게 더 중요해요. 당연한 말이지만, 이런 영화들은 허치 맨셀과 비슷하게 지루한 삶을 살고 있지만 과거도 뭐고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대리만족을 위해 만들어집니다.

여기서 줄거리를 설명하는 것도 좀 재미가 없습니다. '알고 봤더니 우리 아빠가'의 영화들은 설정이 거의 같아요. 악역의 성격과 폭력을 휘두르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이 영화에서 악당은 러시아 조폭들입니다. 러시아 감독이 러시아인 조폭들을 쓸어버리는 미국인 영화를 만들고 낄낄거리고 있는 거예요.

[존 윅]과 차별화되는 건 폭력과 액션을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허치 맨셀은 존 윅 같은 죽음의 사자는 아니에요. 폭력 전문가지만 나이 든 아저씨이고 현역을 오래 떠나 있어서 몸이 이전 같지 않지요. 존 윅이라면 5초 안에 몰살시킬 수 있는 악당들을 처리하는 데에 몇 분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종종 다른 사람들의 도움도 필요하고 [나홀로 집에] 스타일의 부비트랩도 필요합니다. 다른 식의 액션을 만드는 틀이 되는 거죠. 하지만 결과는 비슷합니다. 영화가 끝날 무렵엔 수많은 러시아인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죽어 시체산이 되지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사실성과는 담을 쌓은 영화입니다. 생명의 가치에 대해서는 진짜 아무 생각이 없고. 그 때문에 허치를 연기한 밥 오든커크의 덤덤하고 현실적인 모습이 더 그럴싸하게 먹혀요. 아무리 봐도 무게 같은 게 있을 이유가 없는 영화인데 배우에겐 그런 게 보이고 그게 영화의 무게 중심이 되어 주는 거죠. (21/04/07)

★★★

기타등등
아, 고양이. 고양이는 액자가 되는 오프닝에 살아있는 채로 나옵니다. 비중도 크지 않으니 안심하시고 보세요. 이 영화에서 고양이는 예고편에서도 나오는 야옹이 팔찌와 비중이 비슷해요.


감독: Ilya Naishuller, 배우: Bob Odenkirk, Connie Nielsen, RZA, Aleksei Serebryakov, Christopher Lloyd, Michael Ironside, Araya Mengesha

IMDb https://www.imdb.com/title/tt7888964/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97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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