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림 Scream (2021)


숫자를 달지 않고 첫 영화와 같은 제목을 쓰는 속편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번에 나온 [스크림]도 그 중 하나입니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헛갈리잖아요. 심지어 이 영화 안에서도 이런 유행을 대놓고 놀려대는 농담이 나오는 걸 보면 만든 사람들도 이해가 안 되는 건 마찬가지인 거 같습니다. 하여간 이 영화는 다섯 번째 [스크림] 영화, 그러니까 네 번째 속편입니다. 얼마 전에 다섯 번째 속편이 나온다는 뉴스가 떴는데, 그렇다면 그 영화 제목은 뭐가 되는 걸까요?

이번 영화의 감독은 베티넬리 올핀과 타일러 길렛입니다. [레디 오어 낫]을 감독한 라디오 사일런스 팀의 감독 콤비지요. 각본가인 제임스 반더빌트와 가이 뷰식도 [레디 오어 낫]의 작가팀이었고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썩 좋은 속편입니다. 3편과 4편보다는 월등하게 낫고 2편만큼은 되는 것 같습니다. 몇몇 부분에서는 2편보다 낫다는 생각도 들고요.

기본 설정은 언제나와 같습니다. 우즈보로에 또다시 고스트페이스 가면을 쓴 연쇄살인마가 나타나 사람들을 학살한다는 것이죠. 모두가 이 살인사건이 호러 영화광이 저지른 살인사건이라는 사실을 압니다. 여기에 추가해야 할 것은 이미 이 사건에 기반을 둔 호러 영화 시리즈 [스태브]가 8편까지 나온 상태라는 거죠. 원작의 정신에서 벗어나 있다는 [스태브 8]은 이미 골수 [스태브] 팬들의 공격을 받는 중입니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톡식 팬덤에 대한 매서운 공격으로 이어집니다. [스태브 8]은 대놓고 [스태브] 시리즈의 [라스트 제다이]입니다. [나이브즈 아웃]을 감독한 사람의 작품이라는 말도 나오죠. 영화는 팬질하는 시리즈의 정신을 배반했다며 억울해하는 졸렬한 팬들을 마치 연쇄살인마가 칼질 하듯 푹푹 찔러대는데, 여기엔 진짜 티끌만큼의 관대함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영화는 변한 장르 세계의 풍경도 반영합니다. 첫 영화에서 슬래셔 영화는 호러 영화의 거의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죠.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좋아하는 호러 영화들은 슬래셔물이 아니라 소위 'elevated horror'라 불리는 [바바둑]이나 [유전]과 같은 영화들입니다. 당연히 장르에 대한 대화와 이를 통한 대화도 달라졌습니다.

속편의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다루는 소재와 영역을 다양화한다고 해도 같은 게임을 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계속 범인을 바꾸어가며서도 반복되는 [스크림] 영화의 틀 자체가 더 이상 나가는 걸 막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영화는 최선을 다하는 편입니다. 이미 고정된 틀 안에서 관객들이 가지는 기대감도 최대한으로 갖고 놀고 있어서 영화는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습니다. 새 주인공과 기존 캐릭터의 활용도 좋고요. 이 정도면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말일 수도 있는데, 또 속편을 만들고 싶다면 어쩔 수 없죠. (22/02/22)

★★★

기타등등
롯데 단독이고 하루에 한 번밖에 상영을 안 하더군요. VOD 동시 공개고요. 왜 그러는 건데요? 이런 대접을 받을 영화는 아니지 않나요.


감독: Bettinelli-Olpin, Tyler Gillett, 배우: Melissa Barrera, Mason Gooding, Jenna Ortega, Jack Quaid, Marley Shelton, Skeet Ulrich, Courteney Cox, David Arquette, Neve Campbell,

IMDb https://www.imdb.com/title/tt11245972/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210265

    • 다음 편은 할로윈 신작들처럼 넘버링 떼고 부제를 달아서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점쳐봅니다.. "스크림 킬즈..?"ㅎㅎㅎ
      시리즈 팬 입장에서도 이렇게 시리즈가 마무리되면 아름답긴 한데.... 일단 만든다고 했으니 너무 과한 욕심을 부려서 할로윈 킬즈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만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ㅠ
      뭐 이상한 속편 찍고 나중에 또 셀프디스 하는 것도 재밌겠다 싶긴 하지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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