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기맨 The Boogeyman (2023)


[부기맨]은 거의 의미가 없는 제목입니다. 제목을 듣는 순간 같은 제목의 호러영화를 수십편은 봤다는 생각이 들지요. 어둠 속에 숨어서 아이들을 공격하는 괴물 이야기 역시 그만큼 자주 접했던 것 같고요. 여기에 차별점이 있다면 스티븐 킹의 단편을 각색했다는 것인데, 이게 작품의 퀄리티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건 여러분도 경험을 통해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심지어 이 단편을 각색한 첫 번째 영화도 아니에요. 스티븐 킹은 가난한 영화쟁이들에게 아주 싼 값으로 영화화할 권리를 주니까요. 그래도 롭 새비지가 감독하고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스콧 벡과 브라이언 우즈 콤비와 마크 헤이먼이 각본을 쓴 이번 [부기맨]은 꽤 잘 나온 영화입니다.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은 정신과 의사를 찾아온 남자의 고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야기죠. 표면상으로는 주인공의 아이들을 한 명씩 살해하는 괴물 이야기지만, 단편이 쓰인 1970년대 당시 노동자 계급 남자의 불안이 테마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남자는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을 당연한 듯 드러내고 있지요. 하여간 이 단편에 깊이와 복잡성을 부여하는 것도 그 구체적인 시대성입니다.

영화는 이 대부분을 없앴습니다. 일단 시대는 현대입니다. 그리고 스티븐 킹의 원작을 따르는 초반부는 영화가 그냥 의무감 때문에 돌파해야 하는 부분이지요. 그 부분이 지나가면 영화는 진짜 주인공 이야기를 합니다. 정신과 의사의 두 딸요. 이 가족은 얼마 전에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었어요. 한참 혼란스러운 시기인데 스티븐 킹 소설 주인공이 이 집에 부기맨을 감염시킨 겁니다. 그리고 그 집 작은 딸은 어둠을 극도로 두려워하지요.

수많은 클리셰들이 있습니다. 그 중 일부는 앞뒤가 안 맞고요. 예를 들어 어둠을 극도로 무서워 하는 아이는 공모양의 등이나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등으로 어둠에 맞서는 대신 그냥 집 안 조명을 밝게 하지 않을까요? 보다보면 "너는 왜 그러니?"라는 말이 계속 나옵니다. 스티븐 킹의 부기맨도 21세기 할리우드 호러의 관습 안에 들어오자 좀 익숙한 기성품이 됐고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잘 뽑혀 나왔습니다. 여러 면에서 기성품 느낌이 나고 이야기가 좀 이상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주어진 조건을 노련하게 잘 써먹는 영화이고 계속 관객들의 집중을 유도하는 장면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 주연배우 모두 연기를 잘 하고 예쁩니다. 동생 역의 비비안 라이라 블레이어는 [오비원 케노비] 시리즈의 레아 공주여서 낯이 익었는데, 언니 역의 소피 새처는 [옐로우재킷] 시리즈에 나오더군요. 요새 계속 [옐로우재킷] 배우들과 여기저기에서 마주쳐서 결국 그 시리즈를 얼마 전에 시작했습니다. (23/06/12)

★★★

기타등등
제프 쉬로의 1982년작 단편은 이번 영화보다 원작에 충실합니다. https://youtu.be/pBFqGXqPX6s


감독: Rob Savage, 배우: Sophie Thatcher, Chris Messina, Vivien Lyra Blair, Marin Ireland, Madison Hu, LisaGay Hamilton, David Dastmalchian

IMDb https://www.imdb.com/title/tt3427252/
Daum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67476

    • 옐로 재킷을 시작하시다니... 끝날 기약이 없어 보여서 시즌 1을 재밌게 봤지만 시즌 2에 손을 안 대고 있지요.
      뭐 언제 끝날까 걱정만 안 할 수 있다면 재밌는 드라마이긴 합니다. ㅋㅋ 배우들도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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