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온 Carry-On (2024)

[캐리온]을 보았습니다. 하우메 콜렛-세라의 신작이에요. 옛날엔 이런 액션 영화들은 그래도 잠시
극장을 밟았었는데, 이 영화는 처음부터 넷플릭스용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이 무대인 영화입니다. 주인공인 에단 코펙은 공항에서
일하는 교통안전국 직원이에요. 얼마 전에 여자친구 노라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지금 좀 싱숭생숭합니다. 태어나는 아기를 위해 조금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거 같은데,
어떻게 하면 되지? 공항에서 승진에 조금 더 노력을 실어볼까. 아니면 여자친구가 바라는
것처럼 경찰시험에 한 번 더 도전해 볼까. 일단 전자를 택한 코펙은 열심히 상사에게
어필해서 수하물 검색대에 배치되는데, 그만 테러리스트의 음모에 말려들게 됩니다.
수상쩍은 화물 하나를 통과시키지 않으면 노라는 죽습니다. 하지만 그 화물 안에는
뭐가 들어있는 걸까요. 도입부에서 살해된 러시아 마피아가 갖고 있었던 것이니
아마도 러시아에서 왔겠죠.
시간과 공간 설정이 [다이 하드 2]가 떠오르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코펙은 존 맥클레인이
갖고 있던 액션의 자유도는 없습니다. 아무래도 여자친구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악당에게 협조해야 하는 판이니까요. 그러는 동안 어떻게든 위험을 바깥에 알려야
하지만 영화 중반을 넘어설 때까지 악당이 늘 한 수 위입니다. 서스펜스는
유지되지만 조금 갑갑하죠. 전 [다이 하드 2]보다는 존 배덤의 [닉 오브
타임]에 더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별로 좋아하는 영화는 아닌데.
부지런히 떡밥을 수거하며 전진하는 영화입니다. 중간중간에 기능적으로 잘 먹히는
반전이 있고, 중반의 위기 상황이 후반에서 역습의 도구가 되기도 하며, 상황의
갑갑함과는 상관없이 속도감와 액션의 질도 괜찮습니다. 단지 떡밥이 수거되는
동안에서 상황이 지나치게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고, 그 어처구니없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게 없다는 생각이 들죠. 예를 들어 이 영화에서 가장 공을 들인
액션은 차 안에서 벌어지는 형사와 악당의 몸싸움인데요. 분명 무지 공들여
찍긴 했고, 한 20년 전이라면 놀랍다며 봤을 거 같지만, 지금은 전세계
모든 영화학교에 이거랑 비슷한 장면을 찍고 있는 학생이 한 명 이상 있을
거 같지 않나요.
태론 에저튼, 좋습니다. 일단 몸을 잘 쓰네요. 캐릭터도 공감하기 쉽게
잘 이끌고 있고. 제이슨 베이츠먼이 이렇게 대놓고 액션물 악역을 하는
걸 전에 본 기억이 없는 거 같은데 하여간 이 영화에서는 정말
좋은 '미워하는 걸 좋아하게 되는' 악당입니다. 다른 배우들은
그냥 기능적으로만 존재하는 공간만 주어진 거 같고요. 다니엘 데드와일러는
[틸]에서 정말 좋았기 때문에 조금 더 비중이 크길 바랐었는데. 아,
어쩔 수 없죠.
(24/12/22)
★★☆
기타등등
태론 에저튼이 달리는 장면에서는 자꾸 [로켓맨] 생각이 나던데.
그게 엘튼 존 캐릭터를 연기한 게 아니라 이 사람이 원래 달리는
자세였단 말이에요?
감독:
Jaume Collet-Serra,
출연:
Taron Egerton
Sofia Carson
Danielle Deadwyler
Jason Bateman,
IMDb https://www.imdb.com/title/tt21382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