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여주인 The Notorious Landlady (1962)

리처드 퀸이 감독한 [악명 높은 여주인]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주연배우
잭 레먼의 탄생 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였지요. 킴 노박, 잭 레먼, 프레드 아스테어 주연의
영화하면 제가 모를 수가 없는 영화인데, 전 며칠 전까지 이 작품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몇십년 동안 영화사의 무관심 속에서 방치되었다고 하더군요.
마저리 샤프의 단편소설 [Notorious Tenant]를 각색한 작품입니다. 샤프는 디즈니 [생쥐구조대]
시리즈의 원작자죠. 이 영화는 세 주인공이 모두 미국인인데, 원작에서도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이 모든 게 스토리 안에서 설명이 되고 또 극중에서 여러 역할을 합니다만.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윌리엄 그리들리라는 미국인 외교관입니다. 한동안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다가
런던에 왔죠. 이 사람은 대사관 근처에 있는 숙소를 찾다가 칼리 하드윅이라는 미국인 여자의 집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칼리는 몇 달 전 영국인 남편을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어요. 그리들리는
대사관의 직속 상관 프랭클린 앰브러스터의 명령을 받고 사건을 수사하는 스코틀랜드 야드에
협조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그리들리는 칼리에게 빠져 있고 모두가 그걸 알죠.
칼리가 정말 남편을 죽였을까요? 그럴 리가 없다는 건 관객 모두가 알고 있지 않을까요? 이 영화는
1960년대 초에 만들어진 코미디 영화이고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하니까요. 하지만 이 사람은 그런
혐의를 받을 때가 가장 매력적입니다. 진상이 밝혀진 뒤에 안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건 아닌데,
그래도 캐릭터 설정의 가장 큰 매력은 살인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여자라는 거죠.
킴 노박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오지만 영화의 주인공은 잭 레먼이 연기하는 그리들리이고,
이 영화에서 이 사람의 기능은 정말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말려든 평범한 남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잭 레먼은 영화 내내 이 사람의 팬들이라면 짐작할 수 있는 익숙한 매력을 보여줘요.
발랄하고 귀엽죠 1962년작이니, 프레드 아스테어가 더 이상 춤을 추지 않는 영화지만,
이 배우도 좋은 코미디 파트너가 되어줍니다. 단지 킴 노박은 조금 기능 안에 갇힌
면이 있어요. 이것도 자기 역할을 하는 것이겠지만.
엄청나게 영화적 의미가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잊힐 작품인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들의 익숙한 매력이 잘 스며든 코미디이고 추리물로도
괜찮고. 전체적으로 즐겁게 보낼 수 있는 2시간짜리 오락입니다.
(25/02/10)
★★★
기타등등
킴 노박의 의상은 모두 배우 자신이 디자인한 것이라고요.
감독:
Richard Quine,
출연:
Kim Novak,
Jack Lemmon,
Fred Astaire,
Lionel Jeffries,
Estelle Winwood,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56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