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2023)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드라마 [유니콘], [멜로가 체질]의 연출자 김혜영이 감독한 첫 장편영화입니다.
이 영화와 [써니데이] 두 편이 제가 지난 몇 년 동안 아트하우스 영화관에서 본 가장 통속적인 영화들일 거예요.
둘을 일대일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쪽이 훨씬
좋은 영화입니다. 베를린에서 상도 하나 받았고. 관객 반응도 훨씬 좋고.
인영이라는 고등학생이 주인공입니다. 아이는 1년 전에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었어요.
돌봐줄 친척도 없어서 그 동안 혼자 살다가 살던 집에서 쫓겨나요. 아이는 이
유니버스의 리틀 엔젤스인 예술단 소속이라, 가진 물건들 대부분을 팔고
몰래 연습실에서 숙식을 해결합니다. 그걸 예술단 단장인 설아가 발견하고
둘은 어색한 동거를 시작합니다.
결말까지 다 보이는 이야기를 하는 영화입니다. 이 뻔함은
고전 어린이 문학 또는 청소년 문학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죠.
인영은 거의 폴리아나 수준으로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며
사랑스러운 캐릭터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정신이 망가져 버릴 재난이
연달아 닥치는데, 이 아이는 별 상처를 안 받습니다. 그러는 동안 늘
긍정적인 면을 찾지요.
[폴리아나]처럼 주인공보다는 주인공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이 성장하는
영화입니다. 우선 늘 마음의 문을 닫고 있던 설아가 가장 많이 변하고, 어머니의
기대와 그에 따른 압박에 시달리는 예술단 센터 나리가 그 다음입니다. 이 사람들은
모두 시스템의 희생자들인데, 그런 거 신경 쓰지 않고 즐겁게 살아가는 인영
옆에 있다 보니 이들을 가두고 있는 상자에 균열이 생기는 거죠.
가볍다면 가볍고, 뻔하다면 뻔하다고 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영화는 이 이야기와
그 속 사람들에게 아주 진심입니다. 통속적이라고 걱정하며 할 이야기를 안 하지도 않고
괜히 냉소를 풀어 물을 흐리지 않아요. 그러니까 보기보다 힘 세고 용감한
영화입니다. 디테일도 풍부하고요. 특히 영화 속 예술단과 거기 소속된
여자애들의 묘사는 좋아요. 그러니까 어렸을 때 분명 읽었을 거 같은
청소년 소설 고전을 현대 한국 배경으로 성실하게 각색한 것 같은
영화입니다. 보면서 그냥 반갑더라요.
이런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캐스팅입니다. 무엇보다 인영의 초현실적인 낙천성을
배우가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면 영화는 침몰하죠. 다행히도 영화는 이 캐릭터에
이레를 캐스팅했고 이 배우는 거의 셜리 템플스러운 매력을 발산하며 영화를
끌어갑니다.
(25/03/01)
★★★
기타등등
여자들의 이야기이고 어느 정도 비중이 있는 남자는 이정하가 연기하는 남사친, 손석구가
연기하는 약사 정도입니다. 둘은 모두 주인공 인영의 관계를 통해 기능적으로 존재합니다.
영화가 진서연과 손석구 캐릭터를 억지로 엮으려 하는 건 약사 아저씨가 고등학교 다니는
여자애에게 지나치게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니면 그냥 셜리
템플 영화의 전통일 수도 있고.
감독:
김혜영,
출연:
이레, 진서연, 정수빈, 이정하, 손석구,
다른 제목: It;s Okay!
IMDb https://www.imdb.com/title/tt29579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