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기열차 (2024)

탁세웅의 [괴기열차]가 배경으로 삼고 있는 곳은 광림역이라는 수도권 전철역입니다. 전 영화를 보면서 이 역이 도대체 어디에 존재하는 것인지
궁금해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2호선과 5호선이 교차하는데 5호선이 지상선인 곳이에요. 물론 이런 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있다면 왕십리역 근방일 거 같긴 하죠.
영화를 보고 조금 더 검색을 한 저는
광림이라는 이름이 조바른의 호러영화 [괴기맨숀]에도 나온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단번에 떠오르지는 않았어요. [괴기맨숀]은 나쁘지 않은 영화였다고 기억은 하는데 내용은
전혀 생각나지 않거든요. 하여간 그 영화의 배경은 광림맨숀이라는 곳이고 광림교라는 사이비 종교가 두 영화
모두에서 언급됩니다. 조바른은 [괴기열차]의 각본도 썼는데, 이런 식으로 자기 호러 유니버스를 확장하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전 이 세계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구조는 [괴기멘숀]하고 비슷합니다. 인기를 잃어가는 공포 전문 유튜버 다경은 전국 최다 실종 사건 발생지인
광림역을 소재로 동영상을 제작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찾아간 광림역 역장이 다경에게 이 역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준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로 동영상을 만들어 인기를 되찾아 가는
다경의 이야기도 꽤 큰 비중으로 다루어집니다. 그리고 각각의 에피소드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 이야기들이 그렇게 잘 먹히지는 않습니다. 일단 이 중 어느 것도 실제로 일어나서 소문이
도는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그 사건의 실제 진상을 역장만이 알고 있어야 할 이유도 없고요.
그리고 이렇게 전체 흐름과 연결되지 않으면 이 이야기들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특별한 개성도 없고
엄청나게 무섭지도 않은, 그냥 무난하기 짝이 없는 괴담들인 걸요. 그리고 전 슬슬 유튜버 주인공들이
지겨워지고 있습니다. 다경을 연기한 주현영에게 문제가 있다는 말은 아니고.
제작 조건도 짐작이 가고, 의도도 알겠지만 그냥 장편으로 만드는 것이 나았을 거 같습니다. 이런
단편들을 묶으면서 정말로 재미있는 무언가를 만들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어요. 장편 쪽이
캐릭터나 배우들을 더 잘 살리고 더 좋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게 작가를 밀어붙일 수 있는 틀인
거 같아요.
(25/07/20)
★☆
기타등등
몇몇 이야기들이 누락되어 있다는 느낌인데, 에피소드 하나가 '유출본 - 지하철에서 물건 샀다가 귀신 붙음'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라와 있습니다.
감독: 탁세웅,
출연: 주현영, 전배수, 김우겸, 최보민,
다른 제목: Ghost Train
IMDb https://www.imdb.com/title/tt33083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