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드! The Bride! (2026)



[브라이드!]는 매기 질렌할의 두 번째 장편작입니다. 엘레나 페란테의 소설을 각색한 [로스트 도터]는 호평을 받았고 싫어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 [브라이드!]의 경우는 사정이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많이 과격한 영화이고 또 그만큼 엉망이에요. 하지만 이 영화가 단아한 문학각색물이었던 전작보다 질렌할이 하고 싶었던 것을 더 많이 담고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도 어느 정도 문학각색물입니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에 기반을 두고 있으니까요. 단지 원작에 잠시 가능성만 언급되는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캐릭터를 제대로 활용한 건 유니버설의 [프랑켄슈타인의 신부]이니 이건 일종의 리메이크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여간 원작에서 유니버설 영화, 질렌할의 영화로 넘어갈수록 점점 신부의 비중이 커집니다. 아, 그 사이에 [브라이드]라고 제니퍼 빌스와 스팅이 나오는 영화가 있었는데... 그 작품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기로 하겠습니다.

영화는 이미 고인이 된 메리 셸리의 독백으로 시작합니다. 셸리는 아이다라는 젊은 여자에게 일종의 문학적 빙의가 되고, 그 여자는 곧 죽어요. 며칠 뒤 아직까지 살아있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천재과학자 코넬리아 유프로니우스를 찾아와 자신의 신부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합니다. 둘은 아이다의 시체를 파내 되살리고, 아이다와 괴물은 시카고, 뉴욕, 나이아가라 폭포를 거치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영화의 배경은 1930년대입니다. 왜일까요. 그건 [프랑켄슈타인], [프랑켄슈타인의 신부]를 포함한 유니버설 호러 영화 고전들이 만들어지던 시대니까요. 그리고 그 시기는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가 주연한 RKO 뮤지컬 영화들의 시대이기도 하고, 워너 브라더스의 사회파 영화들이 나오던 시대이기도 하지요. 영화는 이 모든 장르들을 정교한 계산없이 대충 꿰매붙입니다. 마치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을 만드는 것처럼요. 하지만 이 영화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준 건 [보니와 클라이드]지요. 다들 [조커] 이야기를 하고, 분명 감독도 그걸 의식적으로 따라한 것 같긴 한데, 전 그건 좀 억지로 붙인 거 같습니다.

하여간 영화광의 영화입니다. 최근 들어 본 영화들 중 영화관이 가장 많이 나오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이 영화를 위해 따로 만든 가짜 옛날 영화들도 많습니다. 그 상당수는 로니 리드라는 뮤지컬 스타의 작품인데, 질렌할은 이 역을 위해 동생 제이크를 캐스팅합니다. 그리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그러니까 이 영화의 프랭크를 리드의 열성팬으로 만들어요.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에서는 꽤 재미있는 뮤지컬 장면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전 영화가 옛 영화들을 기반으로 1930년대 미국이라는 시공간을 재현하는 방식이 꽤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전 이 영화를 아이맥스로 보았는데, 특히 풀스크린 장면에서 뉴욕과 같은 대도시의 거대함과 높이를 표현하는 방식 같은 게 좋았어요. 이건 스코프 화면에서는 재현이 불가능할 거예요.

제시 버클리와 크리스찬 베일은 예상했던 연기를 보여줍니다. 판을 깔아주니까 다들 150퍼센트 명연기를 하고 있어요. 그 정도까지는 안 해도 될 거 같은데, 그래도 하고 있고 이게 꽤 재미있기도 해서 큰 불평은 없습니다. 아넷 베닝, 페넬로페 크루스 그리고 질렌할의 남편 피터 사스가드도 나와요. 단지 이 사람들의 캐릭터가 충분히 재미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들 주제에 끼워맞추어진 느낌이거든요.

그 주제 대부분은 영화의 페미니스트 접근법과 연결되는데, 전 이게 잘 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일단 [보니와 클라이드]의 길을 택하면서 그 주제를 내용과 연결하는 게 쉽지 않아졌죠. 그래서 모든 게 조금씩 아귀가 안 맞아요. 캐릭터의 활용도 좀 손쉽고. 부당하게 무시당하는 여성 과학자와 수사관을 등장시켜 뭔가를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렇게 기능적으로만 쓰이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잖아요. 게다가 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너무 설명이 많고 얌전해요. 차라리 괴물과의 대립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면 [브라이드!]라는 제목의 의미를 살리면서 뭔가를 더 할 수 있었을 거 같긴 한데. (26/03/06)

★★☆

기타등등
이 영화에 나오는 여자들 상당수가 고전 영화배우들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을 갖고 있어요. 아이다 (루피노), 그레타 (가르보), 머나 (로이). 루피노는 악역인 갱두목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감독: Maggie Gyllenhaal, 출연: Jessie Buckley, Christian Bale, Peter Sarsgaard, Annette Bening, Jake Gyllenhaal, Penélope Cruzg,

IMDb  https://www.imdb.com/title/tt30851137/

    • 모처럼 크리스찬 베일을 큰 화면에서 보려고 했는데 별이 둘 반이라니, 셋 예상했는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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