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리턴즈 (2011)


도대체 손오공과 삼장법사 일행이 21세기 한국에서 무얼하고 있었냐고요? 사연인 즉 이렇습니다. 손오공 일행은 세상을 다스리는 이치를 기록한 책을 노리던 우마왕, 금각, 은각, 백발마귀를 호리병 안에 봉인합니다. 그런데 2011년 서울, 공사판에서 호리병과 삼장법사 일당의 유물이 발견되고 그만 호리병의 저주가 풀려요. 악의 무리들은 지구를 멸망시킬 계획을 세우고, 과학자들은 손오공 일행의 유물에서 추출한 DNA를 네 어린이들의 몸에 주입해 영웅들을 부활시킵니다. 그런데 그들이 노렸던 책이 무엇인지 아세요? 천.부.경. 네, 작가의 종교와 정신상태가 의심되는 순간입니다. 


시간 배분이 엉망인 영화라는 점을 먼저 밝히고 싶습니다. [서유기 리턴즈]의 러닝타임은 79분. 그런데 상황을 소개하고 발동을 거는 데 30분이 걸립니다. 그 뒤에야 [개그 콘서트] 코미디언들이 정식으로 등장하는 거죠. 엔드 크레딧을 제하면 남은 시간은 40분 정도. 훈련기간, 코미디, 로맨스, 기타등등을 할 시간을 빼면 네 명의 악당들을 처리하는 데에 각각 10분도 안 걸린다는 이야기죠.


그럼 그들은 어떻게 악당들을 처리할까요. 무술로 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나름 정통 무술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그렇게 말을 하는 이유는 이 무술에 슬랩스틱 코미디가 거의 제거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김병만이 연기하는 손오공은 주로 1대1로 싸워서 악당들을 하나씩 이깁니다. 나머지 애들은 뭐하냐고요? 글쎄, 별로 하는 게 없습니다. 한민관이 연기하는 사오정은 싸우다가 맞아서 멀리멀리 날아가는 개그라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진짜 하는 게 없어요. 특히 뒤에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징징거리기만 하는 삼장법사 아가씨는 미워죽겠습니다. 


건성으로 만든 영화라는 티가 납니다. [개그 콘서트] 일행은 본업에 매달리는 동안 아르바이트 하는 것처럼 틈틈이 시간을 내 영화를 찍었겠죠.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감독 신동엽(개그맨 신동엽이 아닙니다. [내사랑 싸가지]의 감독이고 [4교시 추리영역]의 각본가인 동명이인입니다)에게는 아이디어를 다듬고 79분의 러닝타임을 보다 쓸모있게 만들 시간 여유가 있었을 텐데요? 어린이 영화라고 대충 만든 영화가 허용되는 건 아닙니다. 과거의 어린이 영화 전통이 이 장르를 아주 망쳐놨어요. (11/02/02)


BOMB


기타등등

보통 영화에서는 간접광고를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직접 광고를 해요. 주인공들이 CF 스타가 되었다는 핑계를 만들어 중간에 따로 광고 시간을 넣습니다. 뒤의 NG 장면도 CF 촬영분. 아아아...


감독: 신동엽, 출연: 김병만, 한민관, 류담, 민아령, 정승원, 한성용, 문보라, 다른 제목: Super Monkey Returns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Super_Monkey_Returns.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2301

    • 오타신고
      징징거리지만->징징거리기만

      예상은 했지만, 듀게에서 오늘 새벽을 휩쓸고 간 표현을 쓰자면 '최악'인가 보군요.
    • 근데 한국어린이 비디오영화중에 재미있게 보신게 있나요 그냥 궁금해서요 ^^
    • 고쳤습니다.

      재미있게 본 영화 별로 없죠. 전 이 장르에 대한 향수는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몇 편 다루어 볼 생각이긴 한데.
    • 한민관이 연기하는 사오정`을` 싸우다가 맞아서 멀리`머`리 날아가는 개그라도 있지만,

      그런데 이 영화같은 경우의 전통은 남기남과 심형래가 만든 셈이잖아요? <영구와 땡칠이>같은건 극장수익도 상상이상인 모양이던데.
    • googe/공식적으론 서편제가 최초의 서울 백만관객 돌파한 한국영화지만
      비공식적으론 영구와 땡칠이가 그 전에 그 기록을 세웠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네 저도 그 얘기 들어서 한 말이예요.저한테 그걸 알려준 사람은 `역시 애들 코묻은 돈 절대 무시 못 해.` 라더라는.
    • 오타 고쳤습니다. 네, [영구와 땡칠이]를 무시해서는 안 되지요. 하지만 최초라고 할 수는 없겠죠. [외계에서 온 우뢰매]와 같은 김청기 영화들도 있고...
    • 어릴 때는 이런 영화들도 재밌게 봤었어요.
      김정식이 나왔던 슈퍼 홍길동이라든가 이건주가 나온 별똥왕자라든가..

      심형래 외에 이 장르의 다른 후계자로는 박준형과 정종철이 있습니다.
      최근에도 남기남 감독하고 한편 찍었지요. 동자 대소동이라고..
    • 오타 신고. '악의 무리들을 지구를 멸망시킬 계획을 세우고'->악의 무리들은
    • 비쥬얼부터가 충격적...
      한민관 어쩝니까...
    • 영화의 퀄리티가 바닥을 뚫는데도 심형래씨의 지지기반이 탄탄한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를 포함 많은 20~30대 사람들에게 심형래의 영화는 질과는 별개로 어떤 향수같은게 있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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