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큰 2 Taken 2 (2012)


[테이큰 2]는 어쩔 수 없이 전작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대부분 속편이 그렇지만, 이 영화는 조금 더 심하죠. 이미 1편에서 '알고 봤더니 우리 찌질이 아빠는 전직 특수요원'이라는 가장 큰 카드를 일회용으로 써먹었어요. 이 빈자리를 다시 채우는 건 불가능합니다. 뭔가 다른 걸 하긴 해야죠.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건 1편의 팬들을 만족시키는 건 어렵겠죠. 저야 1편의 그 카드가 별로였으니까 별 상관없지만요.

영화의 이야기는 1편에서 이어집니다. 1편에서 브라이언 밀즈(주인공 이름을 기억하세요?)가 죽인 알바니아 악당들의 시체가 고향에 도착하고, 두목의 아버지인 무라드는 복수를 맹세합니다. 그런데 마침 브라이언이 전처 르노어(편리하게도 남편과 별거 중이지요), 딸 킴과 함께 이스탄불에 와 있어요. 무라드 일당은 밀즈 가족을 모두 납치하려 하지만, 딸 킴은 아슬아슬하게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납니다.

여기서부터 액션은 전편보다 살짝 복잡해집니다. 전편에서 브라이언은 킴과 악당들이 있는 목표까지 그냥 직진했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상호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영화 3분의 2지점까지 브라이언은 킴과 협력 하에 움직입니다. 딸이 아빠의 위치를 알아내고, 아빠와 딸이 악당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과정은 꽤 머리를 쓴 흔적이 보여요. 많이들 전작의 단순무식함을 그리워하겠지만, 전 괜찮았습니다. 그 과정 중 부녀가 이스탄불 시민들에게 끼친 민폐는 엄청나지만요.

3분의 2 지점부터는 전편과 유사한 브라이언 밀즈의 단독 액션입니다. 대부분 팬들은 이 부분을 기다렸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전 여전히 심심하더군요. 최근 뤽 베송 밑에서 나오는 액션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악당들이 너무 약합니다. 전 인질을 감시하라고 보냈더니 텔레비전으로 축구 중계나 보고 있는 녀석들은 도저히 용서를 못하겠습니다. 이런 녀석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브라이언의 액션은 칼로 버터를 자르는 걸 구경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긴장감이 안 느껴져요. 그렇다고 [익스펜더블]처럼 과장된 학살의 쾌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이 프랜차이즈의 폭력은 제 사디즘을 만족시키기엔 너무 싱겁습니다.

액션 앞뒤에 있는 가족 드라마는 전편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들쩍지근합니다. 여전히 브라이언은 그리 좋은 아빠가 아니고, 이렇게 그를 일방적으로 팍팍 밀어주는 스토리 환경 안에 머물고 있는 한, 그는 이를 아주 늦게 배울 것 같습니다. (12/09/14) 

★★☆

기타등등
아직 밀즈 가족에게 이를 갈고 있는 복수자들이 몇 명 더 남아있답니다. 그 사람들 가지고 3편을 만들 생각일까요.

감독: Olivier Megaton, 출연: Liam Neeson, Famke Janssen, Maggie Grace, Rade Serbedzija, Luke Grimes, Leland Orser

IMDb http://www.imdb.com/title/tt1397280/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1510

    • 잘 하면 나라 몇 개 돌면서 민폐 끼치는 시리즈로 나아갈 수도 있겠네요.
      그게 발전은 아닐 테지만.
    • 술집에서 기본안주로 나오는 고구마스틱 같은 영화랄까...뻔한데 무심코 먹게되는 매력이..
    • 이 영화의 장점은 단순함이었던 것 같아요. 다른 영화같으면 보통 질질 끄는 장면에서 우리의 주인공은 일말의 동정이나 자비심 없이 방아쇠를 당겨버리니까요. 그냥 출발선에서 목적지까지 일직선으로 달려가면서 주위에 나타나는 적들을 고민없이 처리하는 주인공이 생각보다 흔한 캐릭터는 아닌 것 같아요. 거침없이 쏴라 슛뎀업의 주인공도 좀 그런 성향이기는 하지만 그 영화는 단순함을 넘어서 너무 가벼워보이는게 흠이기도 하고요.
    • 복수를 끊기 위한 선택지를 적에게 주는 마음넓은 주인공이라니...캐릭터 자체가 망가졌다는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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