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vs. 좀비 Fist of Jesus (2012)


오늘도 성경에 기록된 여러 일들을 열심히 하고 있는 예수에게 나사로가 죽었다는 소식이 날아옵니다. 사랑하는 제자 유다와 함께 요한복음에(만) 기록된 기적을 행하기 위해 나사로의 집을 찾은 예수. 역시 복음서에 기록된 것처럼 나사로를 살리긴 했는데, 그만 예상 못한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나사로가 좀비가 되어 주변 사람들을 물어 뜯기 시작하고 마을은 순식간에 좀비판이 되어버렸어요. 여자애처럼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던 예수. 하지만 그에게는 필살기가 있었으니...

아드리안 카르도나와 다비드 뮤노스의 [예수 vs. 좀비]는 경쾌한 신성모독의 잔치입니다. 종교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보다는 기독교 문화권에서 자라오면서 기초지식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더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죠. 그렇다고 그 필요한 지식이 그렇게 난이도가 높은 건 아닙니다. 나사로가 누구인지, 예수가 왜 그런 무기를 선택했는지... 뭐, 그런 것들만 알면 됩니다. 종교 비판 같은 건 아니고요. 그냥 악동스러운 농담이에요. 별 생각없이 지금까지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던 이미지들이 무참하게 파괴되는 과정의 쾌락을 즐기면 됩니다. 

이 쾌락은 예수가 벌이는 무차별적 폭력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이 단편영화에 나오는 좀비 액션의 신체손상은 요새 나온 좀비 영화들을 다 합친 것보다도 더 많아요. 저예산 때문에 특수효과는 투박하기 짝이 없지만 상관없습니다. 그 때문에 오히려 80년대스럽고 더 좋아요. 폭력과 파괴의 질감이 더 생생하게 느껴지고요. 향수 팍팍 돋고 피비린내가 스크린을 뚫고 나옵니다.

영화의 엔드 크레딧에 "예수와 유다는 속편인 [옛날 옛적 예루살렘에서]로 돌아옵니다"라는 예고가 나옵니다. 농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부천영화제 GV에 참석한 공동감독 중 한 명인 다비드 뮤노스에 따르면 지금 클라우드 펀딩 중이라고요. (13/07/29)

★★★

기타등등
유튜브에 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GuKV2Z3eYTY


감독: Adrián Cardona, David Muñoz, 배우: Marc Velasco, Noé Blancafort, Salvador Llós, Victoria Roldán, Roger Sotera, José María Angorrilla

IMDb http://www.imdb.com/title/tt270540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11625

    • '이미지들이 무참하게'에서 띄어쓰기가 두 번 되어있어요. '펀딩 중이라고요'에서 '-라고요'가 어색하지만 문법과는 상관 없는 걸까요? 마침표로 끝나는데 물음표처럼 들려요.

      유투브에서 즐겁게 봤는데 폭력을 해소할 길 없었던 예수의 한풀이네요. [예수 vs. 좀비]라는 제목은 좀 아쉽군요. 이게 좀비물인지 모르고 보면 마음 한켠이 써늘한 맛이 있었을텐데. 그렇다고 '예수의 주먹'이라고 번역하기도 그렇고. 좀비가 죄책감 없이 폭력행사를 할 수 있는 인간 대체물이라는게 대놓고.. 유태인을 구하기 위해 나치 죽이는 예수 만화보다 예수가 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겠어요.
    • 제목은 세르지오 레오네의 A Fistful of Dollars를 슬쩍 패러디한 것이기도 해서 직역하면 맛이 안 살기도 하죠.
    • 예수의 부활도 좀비가 되는 것이었을까요? ㅋㅋ
    • 역시 제목만 따지면 오만과 편견과 좀비를 넘어설만한 작품은 아직 없는듯..
    • 첫문단 읽고 빵 터졌네요. 왜 저런 생각을 못했지?
    • 슉슉 넘겨가며 다 봤습니다. 사랑도 없고 폭력만 있는 웃기는 코미디네요. 예수님 전투력 짱입니다.
    • [옛날 옛적 예수살렘에서는]는 [옛날 옛적 예루살렘에서는]의 오타 같은데요

영화 리뷰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454 터널 Địa Đạo: Mặt Trời Trong Bóng Tối (2025) 806 04-28
2453 리 크로닌의 미이라 Lee Cronin’s The Mummy (2026) 1 761 04-28
2452 살목지 (2026) 1 987 04-28
2451 제 98회 아카데미 상에 대해 몇 가지... 5 2,225 03-17
2450 호퍼스 Hoppers (2026) 1,683 03-12
2449 브라이드! The Bride! (2026) 1 1,614 03-06
2448 센티멘탈 밸류 Affeksjonsverdi (2025) 1 1,621 03-05
2447 아르코 Arco (2025) 1,203 03-03
2446 귀신 부르는 앱: 영 (2026) 1 998 03-02
2445 왕과 사는 남자 (2026) 2 2,033 03-01
2444 햄넷 Hamnet (2025) 1,404 02-28
2443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 (2026) 1,557 02-22
2442 휴민트 (2026) 1 2,461 02-13
2441 지느러미 (2025) 1 1,449 02-02
2440 솔 서바이버 Sole Survivor (1984) 960 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