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트 이블 4: 끝나지 않은 전쟁 3D Resident Evil: Afterlife (2010)

 

 

[피라냐]를 보면서 "왜 저 비키니 입은 언니들이 가슴과 엉덩이를 흔들고 있는데 입체감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거야!"를 외치며 좌절했던 분들은 [레지던트 이블 4: 끝나지 않은 전쟁 3D]를 보시기 바랍니다. 이 영화에서 여러분은 3D를 원없이 즐기실 수 있습니다. 종류도 다양하고 효과도 노골적입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입체감이 느껴지지 않는 게 오히려 당연한 장면들에도 물건들이 툭툭 튀어나와 보여요.

 

이것은 예술인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폴 W.S. 앤더슨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오히려 3D 효과를 위한 견본에 가까워요. 그는 영화 전체의 흐름 따위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물론 거인 좀비가 든 묵직한 흉기가 관객들을 향해 날아오는 장면들이 스토리와 관계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이런 식으로 비슷비슷한 장면들이 계속 된다면 관객들은 내용은 무시하고 오로지 비슷비슷한 3D효과만을 기다리게 됩니다. 포르노가 되는 거죠. 그게 나쁜 거냐고 물으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영화의 내용. 오프닝의 프롤로그는 3편에서 뿌려놨던 떡밥 제거용입니다. 수많은 앨리스 클론들이 등장하는 장면은 그럴싸하지만 계속 그 상태로 4편을 끌어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 뒤로 앨리스는 아카디아라는 은신처를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로스 앤젤레스에 있는 형무소 건물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탈출 계획에 가담합니다.

 

그리 매력적인 스토리 전개라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가장 나쁜 건 캐릭터의 운용이죠. 예를 들어 전 원작 캐릭터를 중간에 휙 던져놓고 팬들에게 '고맙지!'라고 외치는 것만으로 캐릭터 설정이 끝났다고 주장하는 게으름을 좋아하지 않아요. 시리즈에 새로 등장하는 크리스 레드필드 캐릭터가 딱 그 꼴입니다. 더 나쁜 건 최종 악당 앨버트 웨스커입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죠. 선글래스 쓰고 악당 흉내내는 패션 모델 말입니다. 선글래스 쓰고 주인공 흉내내는 패션 모델은 받아들이겠지만 악당 흉내내는 녀석들은 못 견디겠어요. 최종 악당에는 보다 섬세한 캐스팅이 필요하고 그게 모두에 대한 기초적인 예의입니다.

 

남은 건 액션인데, 폴 W.S. 앤더슨의 액션 감각은 점점 제 취향에서 멀어져 갑니다. 지나치게 디지털화되고 있고 말초적인 스타일 과시가 액션 자체의 무게를 앗아가고 있어요. 너무 가벼워서 파괴와 폭력의 힘이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그냥 밀라 요보비치가 나오는 발레로 보기엔 안무가 안 좋고요.

 

암만 봐도 이 영화의 가치는 3D에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게 그렇게까지 매력적인 3D인지는 모르겠어요. 밀라 요보비치를 3D로 보는 게 최종목표라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3D에는 [크리스마스 캐롤]이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드래곤 길들이기] 같은 영화들에서 볼 수 있었던 섬세한 감각적 쾌락을 찾기는 어려워요. 3D 때문인지 오히려 일반 특수효과가 거칠어졌다는 느낌도 있고요. (10/09/14)



기타등등

또 클리프행어로 끝납니다. 계속 나올 건가봐요, 이 시리즈는.  


감독: Paul W.S. Anderson, 출연: Milla Jovovich, Ali Larter, Kim Coates, Shawn Roberts, Sergio Peris-Mencheta, Spencer Locke, Boris Kodjoe, Wentworth Miller


IMDb http://www.imdb.com/title/tt1220634/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3751

    • 여기다 오타 신고 해도 괜찮을라나 모르겠네요..^^;;
      일단 '버트 웨스커' -> '알버트 웨스커'
      그리고 마지막 문장 '3D인지 오히려...'
      '3D 탓인지 오히려...' 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 저는 회가 거듭될수록 막나가는 이 시리즈가 은근히 즐겁더라구요- 밀라요보비치를 지속적으로 볼 수 있다는점도 좋습니다.
    • 바이오 하자드의 골수 팬으로 봐도 이 영화의 시높 부터 시나리오 따윈 별 생각 안하겠다는 게 막 보입니다.

      차라리 바이오 하자드 원작 시나리오대로 영화를 만드는 게 어떨까 싶을 정도로....

      ps:그 놈의 슬로우는 걸핏하면 나오는 건지 모르겠어요.
      오우삼과 워쇼스키가 감독들 다 버려놨어요.
    • 3편 마지막에 나왔던 도꾜로 가도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 제가 보기엔 게임 원작 시나리오를 무리하게 따라가려다가 이도저도 아닌 영화가 나와버린 것 같아요.

      그 도끼들고 다니는 거대좀비도 게임의 캐릭터이고 패션모델 악당 웨스커도 게임속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온거죠.
      심지어는 쿠키에서 약물주입기가 가슴에 달린 질 발렌타인 떡밥마져 게임과 일치하는 내용;
      그러고보니 질 발렌타인의 금발도 시에나 길로리가 제 머리 색을 찾았다기 보다는 그간 바이오하자드에서 갈색머리이던 질 발렌타인이 바이오하자드 5에서 금발로 묘사된 거에 충실한듯한;
      여러 부분에서 별 고민없이 게임의 내용을 3D로 코스프레해서 스크린에 옮겨놓은 모양새입니다.

      저는 영화 1편을 재밌게 본 편인데, 1편에서는 게임을 따라가기 보다는 각색을 적절히 했었더랬죠. 2 3편은 내용이 좀 산으로 가긴 하지만 3편의 마지막에 1편과 같은 장면이 나온다던지 하는 장면은 재밌었어요.
      근데 이번엔 게임 팬들을 고려한 배려인지 석호필을 비롯한 게임 캐릭터들만 우수수 쏟아부어서 좀 그렇더군요.

      3D 효과는 요새 넘치는 "후반작업 3D영화들"보다는 훨 나은 것 같아요.
      초반에 매트릭스를 오마주 한 것 같은 장면에서는 매트릭스의 3D버전을 보는 듯한 느낌도 있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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