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Banjong Pisanthanakun
팍품 웡품 Parkpoom Wongpoom

주연
마샤 왓타나파니크....핌/플로이
Masha Wattanapanich....Pim/Ploy
위타야 와수크리파산....위
Vittaya Wasukraipaisan....Vee
하타이랏 에게레프....핌 (15살)
Hatairat Egereff....Pim, Age 15
루타이랏 에게레프....플로이 (15살)
Rutairat Egereff....Ploy, Age 15
추티칸 위묵타난다....핌 (7살)
Chutikan Vimuktananda....Pim, Age 7
차야칸 위묵타난다....플로이 (7살)
Chayakan Vimuktananda....Ploy, Age 7
나모 통쿰네드....위 (15살)
Namo Tongkumnerd....Vee, Age 15
라차누 분추총....핌과 플로이의 어머니
Ratchanoo Bunchootwong....Pim and Ploy's Mother

핌

샴 쌍둥이인 핌과 플로이 자매는 15살 때 분리수술을 받았습니다. 핌은 살아남았지만 플로이는 죽었죠. 그 뒤로 핌은 병원에 있을 때부터 자길 좋아했던 위와 함께 서울에서 한 동안 꽤 잘 살았습니다. 근데 엄마가 죽어간다는 소릴 듣고 다시 태국의 집으로 돌아온 뒤로 일이 꼬이는군요. 계속 플로이의 귀신이 나타나 자길 괴롭히는 겁니다. 의사는 그게 다 환각이라지만 그걸 어떻게 믿을 수 있겠어요.

이런 내용의 영화가 태국에서 만들어졌다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죠. 이렇게 말하면 험악하게 들리겠지만 거의 특산물 상품화나 다름없지 않습니까? 샴 쌍둥이들이 태국에만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주제를 다루면서 태국을 빼면 뭔가 부족하게 느껴지겠죠?

[샴]은 굉장히 단순한 영화입니다. 90분짜리 영화인데, 초반 70분 정도는 모두 같은 공식의 반복이에요. 주인공 핌이 어떤 공간에 가면 무섭게 생긴 플로이의 귀신이 등장해 핌을 놀래키는 거죠. 중간중간에 회상장면이 등장하고 핌과 위의 관계도 묘사되지만 그건 다 부수적인 거고 진짜 중요한 건 플로이의 귀신이죠.

엄청 뻔하다면 뻔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이 깜짝쇼들은 효과적입니다. 일단 타이밍이 아주 좋아요. 특수 분장과 설정도 훌륭하고요. 결정적으로 두 감독은 자기네들이 만들어놓은 공포 효과에 대해 자신감이 대단해요. 관객들이 이 장면을 보면 무서워할 거라는 걸 알고 당당하게 밀어붙이는데, 그 당당함에 기가 죽을 지경이에요.

유감스럽게도 이 당당한 공포 효과는 반전 이후엔 싹 사라져버립니다. 반전이 뭐냐고요? 직접 말하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굉장히 뻔하다는 건 밝히고 싶군요. 얼마나 뻔하냐면 반전이 있다는 걸 말하는 것 자체가 스포일러인 정도죠. 그렇다고 그 뒤로 영화가 재미없어지느냐... 그건 아니에요. 나름대로 서스펜스 넘치는 스릴러 노릇은 하거든요. 템포도 여전히 빠르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공포효과가 날아가버리는 건 달라지지 않아요. 심지어 이미 겪은 공포 경험을 소급해서 날려버릴 정도거든요.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증오와 권선징악으로 범벅이 된 후반부는 연민과 혐오로 구성된 초중반의 호러와는 잘 맞지 않죠. 심리묘사도 설득력이 없고요.

영화는 전작인 [셔터]보다 예쁩니다. 일단 쌍둥이들을 연기한 배우들이 다 예뻐요. 세트 디자인도 좋고요. 단지 [장화, 홍련]의 영향이 노골적이에요. 신경질적인 초록빛을 발하는 낡은 저택, 꽃발 날리는 벽지, 맨발과 맨다리를 드러내고 나무 계단을 내려오는 주인공과 같은 장치들이 그대로 재활용되지요. 심지어 클라이막스의 설정도 비슷해요. 영화가 서울에서 시작되는 것도 이에 대한 일종의 고백이 아닌가 싶군요. 단지 [장화, 홍련]의 공간이 철저하게 실제 한국 사회와 격리된 인공적인 세계라면 [샴]의 공간은 보다 자연스럽게 태국의 배경과 섞여 있지요.

[샴]은 처음 70분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 합니다. 벌써부터 매너리즘에 빠져 이것도 저것도 못하는 한국과 일본의 기성품 호러 영화들보다는 낫죠. 그래도 막판의 마무리는 여전히 아쉬워요. (07/07/10)

DJUNA

기타등등

한국장면은 꽤 괜찮네요. 심지어 한국인 단역들이 애드립까지 치네요. 키우는 개를 보고 "(이름이) 해피가 아니라 럭키래"라고 자기네들끼리 속닥대는 장면은 원래 대본엔 없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