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리들리 스코트 Ridley Scott

주연
덴젤 워싱턴....프랭크 루카스
Denzel Washington....Frank Lucas
러셀 크로우....리치 로버츠 형사
Russell Crowe....Det. Richie Roberts
치웨텔 에지오포....휴이 루카스
Chiwetel Ejiofor....Huey Lucas
조시 브롤린.....트루포 형사
Josh Brolin....Detective Trupo
리마리 나달....에바
Lymari Nadal....Eva
테드 레바인....루 토박 형사
Ted Levine....Det. Lou Toback
로저 건버 스미스....네이트
Roger Guenveur Smith....Nate
존 호크스....프레디 스피어맨
John Hawkes....Det. Freddie Spearman
RZA....모지스 존스
RZA....Moses Jones
율 바스케스.....알퐁스 아브루조
Yul Vazquez....Alphonse Abruzzo
말콤 굿윈....지미 지
Malcolm Goodwin....Jimmy Zee
루비 디....마마 루카스
Ruby Dee....Mama Lucas
루벤 산티아고-허드슨....닥
Ruben Santiago-Hudson....Doc
칼라 구기노....로리 로버츠
Carla Gugino....Laurie Roberts
스카일러 포트갱....마이클 로버츠
Skyler Fortgang....Michael Roberts
존 오티스....자비어 J. 리비에라
John Ortiz....Javier J. Rivera
쿠바 구딩 주니어....니키 반스
Cuba Gooding Jr.....Nicky Barnes
아만드 아산테....도미닉 카타노
Armand Assante....Dominic Cattano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화입니다.)

루카스와 로버츠

[아메리칸 갱스터]는 1930년대부터 할리우드 갱영화들이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습니다. 미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하며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 어느 정도 갱스터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영화가 모델로 제시하는 인물은 프랭크 루카스입니다. 그는 유명한 할렘의 갱두목이었던 범피 존스의 부하였다가 사후에 독립 마약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던 사람이죠. 그의 무기는 '블루 매직'이라는 상품명의 헤로인이었습니다.

영화가 그리는 루카스의 이야기는 "영리하고 야심넘치는 젊은 사업가가 근사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는 다른 마약상들과는 달리 동남아시아로 직접 날아가 판로를 개척했고 그 쪽과의 직거래를 통해 순도높은 마약을 싼 값으로 공급할 수 있었죠. 그가 맨하탄의 마약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던 건 부하들을 동원해 경쟁자들에게 총질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제품이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상품이 마약이라는 걸 잊는다면, 그는 양심적이고 정직한 사업가였습니다.

루카스의 성공담은 그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6,70년대 미국 현대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죠. 그의 성공은 흑인 인권운동과, 그로 인해 확장된 자의식과 떼어놓을 수가 없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 미국으로 마약을 밀수하는 데 파병군인들의 관이 동원되었으니, 그의 사업은 어쩔 수 없이 베트남전에 기생할 수밖에 없었고요. 평범한 미국인 관객들은 그를 결코 타자화시킬 수가 없습니다. 그러기엔 그는 너무 가까운 데에 있어요.

[아메리칸 갱스터]는 루카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그를 체포한 리치 로버츠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처음에는 형사였다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 지방검사보가 되어 루카스의 사건을 담당한 그는 루카스와 대척점에 선 인물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류이기도 합니다. 사생활은 엉망이지만 청렴결백하고 정직한 그는 루카스만큼이나 엄격한 프로페셔널입니다.

그래선지, 다른 영화에서라면 인상쓰며 총질을 날렸을 법한 입장에 선 사람들인데도 정작 막판에 만났을 때, 둘은 말이 꽤 잘 통합니다. 사적인 감정은 처음부터 없고, 서로에 대한 존경심까지 느끼죠. 마이클 만의 [히트]처럼, [아메리칸 갱스터]는 자기 일을 잘 하는 전문가들에 대한 예찬입니다. 이 영화가 진짜 혐오감을 표출하는 인물은 루카스와 같은 갱들이 아니라 그런 갱들에게 뇌물을 뜯어�畢� 부패형사 트루포와 같은 인물들이죠. 그들의 가장 큰 죄는 치사한 악당이라는 게 아니라 자기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 모두 갱스터일 수는 있어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직업윤리는 있다는 말이죠. (08/01/02)

DJUNA

기타등등

저에겐 영화의 결말이 좀 달짝지근한데, 그래도 거짓말은 아닙니다. 프랭크 루카스와 리치 로버츠는 지금도 친구사이라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