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존 슐츠 John Schultz

주연
멜리사 조안 하트....니콜 매리스
Melissa Joan Hart....Nicole Maris
에이드리언 그레니어....체이스 해먼드
Adrian Grenier....Chase Hammond
스티븐 콜린즈....매리스 씨
Stephen Collins....Mr. Maris
마크 매트카프....로프 선생
Mark Metcalf....Mr. Rope
윌리엄 콘버스-로버츠....해먼드 씨
William Converse-Roberts....Mr. Hammond
페이 그랜트....매리스 부인
Faye Grant....Mrs. Maris
수잔 메이 프랫....알리시아
Susan May Pratt....Alicia
크리스 팍....레이 닐리
Kris Park....Ray Neeley
앨리 라터....덜시
Ali Larter....Dulcie
마크 웨버....데이브
Mark Webber....Dave
게이브리얼 카펜터....브래드
Gabriel Carpenter....Brad
루르드 베네딕토....클로이 프로스트
Lourdes Benedicto....Chloe Frost
케리 린 프랫....디 바인
Keri Lynn Pratt....Dee Vine
나타샤 피어스....수
Natasha Pearce....Sue
데릭 쇼어....톰
Derrick Shore....Tom

[테크노 스와핑 (이 바보 같은 제목은 도대체 누가 만들었는지!)]은 졸업 무도회로 끝나지 않는 틴에이저 로맨스 영화입니다. 어떻게 그게 할리우드 틴에이저 영화에서 가능하냐고요? 가능하답니다. 이 영화에는 정말로 졸업 무도회가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학교 백주년을 기념하는 무도회는 있지요. 그러니 신성 모독이라고 분노하지 마시길. 백주년 기념 무도회에도 졸업 무도회에 있는 건 다 있으니까요.

스토리 역시 공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기둥이 되는 아이디어는 '패자부활전'이지요. 금발 머리 공주인 니콜과 반항적인 아웃사이더인 체이스는 옆집에 사는 소꼽 친구지만 중학교 이후 서먹서먹해진 사이입니다. 하지만 니콜의 남자 친구 브래드가 다른 학교 치어리더와 눈이 맞고, 체이스의 여자 친구 덜시가 대학생과 연애를 시작하자 둘은 다시 뭉치기로 마음 먹습니다. 일단 졸업식 백주년 무도회에 혼자가는 불상사를 사전에 예방하고 커플로 행동하면서 서로의 옛 애인을 찾아준다는 계획이었지요. 물론 둘이 이러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러나 [테크노 스와핑]은 그렇게까지 무개성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이 영화의 접근법은 먼저 나온 [쉬즈 올 댓]이나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와 다릅니다. 뒤의 두 영화는 기본적으로 장르 게임이었습니다. 이미 진부해진 장르의 규칙을 가볍게 즐기면서 노는 영화였지요. 하지만 [테크노 스와핑]에서 장르는 스토리를 지탱해주는 뼈대일 뿐, 가지고 노는 대상은 아닙니다.

많은 십대 영화가 그렇듯, [테크노 스와핑]도 둘로 갈라진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니콜이 소속된 사회는 운동선수와 학교 공주들로 구성된 주류 계급이고, 체이스가 소속된 사회는 아웃사이더와 너드들로 구성된 언더그라운드 계급입니다. 니콜과 체이스가 커플로 행세하고 다니면서 늘 거리를 유지하고 있던 두 세계는 충돌하고 섞이며 갈등을 일으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의 캐릭터들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복잡하고 전형성에서도 꽤 멀리 벗어나 있다는 것입니다. 엄청난 깊이는 없습니다만 이들은 상당히 영리한 친구들이고 단순한 흑백으로 갈아놓을 수 없는 사실적인 모호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니콜과 체이스가 그들이 헤어졌던 당시를 회상하는 장면에는 거의 깊이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까지 일으킬 지경입니다.

영화는 중심 기둥으로 세워놓은 무도회 공식 위에 이를 별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캐릭터들을 올려놓고 엉뚱한 불협화음을 만들어냅니다. 다시 말해 이 영화에서 장르 공식을 따르는 리듬과 캐릭터들의 갈등이 빚어내는 리듬은 일치하지 않습니다. 결과는 꽤 재미있어요. 무도회가 너무 그럴싸하게 해결책을 내놓으며 영화를 결말지은 게 흠이긴 합니다만.

우리의 사브리나 멜리사 조안 하트와 에이드리언 그리니어는 아주 잘 캐스팅된 배우들입니다. 니콜은 사브리나가 아니지만, 멜리사 조안 하트라는 배우의 이미지와 완벽하게 어울립니다. 그리니어도 아웃사이더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해내고요. 너무나 대조가 되는 외모라, 둘이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상당히 강한 긴장감이 돌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연출이 조금 안이해 보입니다. 존 슐츠의 무덤덤한 연출은 내용과 아주 동 떨어져있지는 않습니다. 사실 꽤 어울려요.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보다 캐릭터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할 것이고, 냉정한 외면을 유지하면서 캐릭터의 따뜻한 내면을 조금 더 끌어내는 것은 약간만 노력해도 가능합니다. 슐츠의 건조함은 종종 영화가 충분한 활력을 얻지 못하게 방해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괜찮은 영화입니다. 물론 우리가 90년대 십대 영화에서 바랄 만한 것 이상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만. (00/10/10)

DJUNA

기타등등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Crazy] 뮤직 비디오가 뒤에 실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