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머빈 르로이 Mervyn LeRoy

주연
바바라 스탠윅....제시 본
Barbara Stanwyck....Jessie Bourne
제임스 메이슨....브랜든 본
James Mason....Brandon Bourne
반 헤플린.....마크 드와이어
Van Heflin....Mark Dwyer
에이바 가드너....이자벨 로리슨
Ava Gardner....Isabel Lorrison
시드 섀리스....로사 센타
Cyd Charisse....Rosa Senta
낸시 데이비스....헬렌 리
Nancy Davis....Helen Lee
게일 손더가드....노라 커난
Gale Sondergaard....Nora Kernan
윌리엄 콘래드....제이코비 경위
William Conrad....Lt. Jacobi
레이몬드 그린리프....호레이스 엘콧 하울랜드
Raymond Greenleaf....Horace Elcott Howland
더글러스 케네디....알렉 도닝
Douglas Kennedy....Alec Dawning
베벌리 마이클스.....펠리스 베켓
Beverly Michaels....Felice Backett
윌리엄 프롤리....바텐더 빌
William Frawley....Bill the Bartender
리사 골름....조세핀
Lisa Golm....Josephine
톰 파워스....오웬 리
Tom Powers....Owen Lee

제시와 브랜든

[이스트 사이드, 웨스트 사이드]라는 제목만 보면 꼭 뉴욕의 빈부 격차에 대한 이야기 같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전망 좋은 고급 아파트에 사는 부유층 사람들입니다. 가난한 지역 사람들도 몇 명 나오긴 하지만 독립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아요. 어쩌다 부유층 사람들과 맺은 인맥 때문에 나올 뿐이죠.

이 영화에서 바바라 스탠윅이 연기한 주인공은 제시라는 사교계 부인입니다. 돈많고 잘 생긴 남편과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지만 그 삶은 그렇게까지 완벽하지 않죠. 천성이 바람둥이인 남편 브랜든은 이전에도 이자벨 로리슨이라는 여자랑 놀아난 적이 있어요. 아무리 반성하고 있다고 해도 남편을 그렇게 믿을 수가 없단 말입니다. 한동안 두 사람을 떠나 있던 이자벨이 다시 돌아와 남편을 빼앗아가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으니 일은 더 난처해지고요. 부부의 갈등은 점점 커지고 결국 두 사람은 영화 끝나기 2,30분 전에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영화의 테마는 [인형의 집]과 조금 비슷합니다. 정말로 입센처럼 페미니즘을 내세운 건 아니에요. 하지만 흘러가는 스토리가 조금은 비슷해요. 주인공 제시가 남편 브랜든을 떠나지 못하는 건 사랑보다는 결혼이라는 굴레밖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진행되는 사흘 동안 제시는 자신이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고 모든 일들이 원만하게 해결되는 것 같이 보이는 바로 그 순간에 선택을 내리죠.

영화는 제시의 갈등을 구체화하기 위해 삼각관계를 이용하고 있어요. 한쪽 끝에는 바람둥이 기질이 심하고 경박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그걸 억누르고 아내에게 충실하려 노력하는 남편이 있고, 다른 한쪽 끝에는 패션 모델 로사의 소개로 제시를 만나자마자 첫눈에 반해버린 전직 경찰 마크 드와이어가 있습니다. 마크는 막판에 탐정이 되어 범인 잡는 일도 하죠. 남은 시간이 별로 없어서 10여분 정도밖에 안 걸리지만요. 사실 그가 갑자기 제시에게 빠져드는 과정도 그렇게까지 설득력 있지 않습니다. 그를 몇 년 동안 맹렬히 짝사랑하다가 갑자기 감정을 접어버리는 로사의 심리묘사도 어색한 건 마찬가지지만요.

[이스트 사이드, 웨스트 사이드]는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좋은 재료들이 많아요.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주인공 상류층 여성의 관점에 지나칠 정도로 편리하게 결합되어서 대단한 깊이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갑자기 찾아와 남편을 빼앗아가겠다는 나쁜 흑발 여자만 빼면 모두 주인공에게 친절하고 관대하며, 남편과 헤어진다고 해도 경제적으로 빈궁해지는 것도 아닌데 무슨 고민이 그리 크겠어요?

지금 와서 보면 이 영화의 장점은 쟁쟁한 스타들의 존재감인 것 같습니다. 바바라 스탠윅, 제임스 메이슨, 시드 셰리스, 에이바 가드너... 모두 따로따로 영화 한 편을 책임질 수 있는 묵직한 이름들이죠. 이들의 진짜 매력을 느끼려면 다른 영화를 보는 편이 낫겠지만. (08/01/08)

DJUNA

기타등등

제시의 친구 헬렌으로 나오는 낸시 데이비스라는 배우는 미래의 낸시 레이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