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알폰소 쿠아론 Alfonso Cuarón

주연
다니엘 래드클리프....해리 제임스 포터
Daniel Radcliffe....Harry James Potter
루퍼트 그린트....로널드 '론' 위즐리
Rupert Grint....Ronald 'Ron' Weasley
엠마 왓슨....허마이오니 그레인저
Emma Watson....Hermione Granger
게리 올드먼....시리어스 블랙
Gary Oldman....Sirius Black
데이빗 튤리스....루핀 교수
David Thewlis....Professor Lupin
마이클 갬본....알버스 덤블도어
Michael Gambon....Albus Dumbledore
앨런 릭맨....세버러스 스네이프
Alan Rickman....Severus Snape
로비 콜트레인....루비어스 해그리드
Robbie Coltrane....Rubeus Hagrid
매기 스미스....미네르바 맥고너걸
Maggie Smith....Minerva McGonagall
엠마 톰슨....시빌 트렐로니
Emma Thompson....Sybil Trelawney
톰 펠튼....드라코 말포이
Tom Felton....Draco Malfoy
피오나 쇼....페튜니아 에반스 더즐리
Fiona Shaw....Aunt Petunia Evans Dursley
리처드 그리피스....버논 더즐리
Richard Griffiths....Uncle Vernon Dursley
줄리 월터즈....몰리 위즐리
Julie Walters....Molly Weasley
티모시 스폴....피터 페티그루
Timothy Spall....Peter Pettigrew
줄리 크리스티....마담 로즈머타
Julie Christie....Madame Rosmerta

허마이오니와 해리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알폰소 쿠아론의 두 번째 기숙학교 영화입니다. 그는 이미 95년도 작인 [소공녀]에서 마술로 가득 찬 기숙학교의 모험담을 근사하게 그려낸 적 있죠.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 [소공녀]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작품으로 보는 건 [해리 포터] 모험담의 세 번째 작품으로 보는 것만큼이나 쉽습니다. 그만큼이나 이 세 번째 해리 포터 영화에는 롤링만큼이나 감독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해리 포터] 모험담입니다. 해리가 지겨운 방학을 마치고 학교에 돌아오고 호그와트 학교는 또다른 위험에 휩싸이고... 이번엔 위험한 살인범이고 해리의 엄마 아빠를 배신한 듯한 시리어스 블랙이 아즈카반의 감옥에서 탈옥합니다. 언제나처럼 이 모든 사건들은 학기말이 끝날 때까지 거의 완벽하게 해결이 되고요.

하지만 이 영화는 앞의 두 편처럼 전형적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일단 스티븐 클로브스가 꽤 과격해졌어요. 전에는 성서처럼 꼼꼼하게 원래의 텍스트를 옮겼던 그가 이번엔 버릴 건 버리고 잘라낼 건 잘라내면서 날렵하고 빠른 각본을 만들었습니다.

영화 전체의 분위기도 바뀌었습니다. 앞의 두 편은 40년대 할리우드 영화들처럼 엄격하고 고전적이었습니다. 모험담은 신났지만 학교와 교복의 엄격한 규율 속에 갇혀 있었고 모든 건 호그와트의 전통과 질서 속에서 완벽하게 해결되었지요. 하지만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갑자기 60년대로 휙 건너 뛴 듯 합니다. 서서히 사춘기를 통과하는 주인공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을 보호해주었던 규율과 전통에 반항하기 시작합니다. 규율 파괴는 어떤 때보다도 노골적이 되어가고 옷차림은 삐딱해졌으며 사복 차림이 갑자기 늘어났죠. 심지어 풀 스케일로 돌아온 존 윌리엄스의 음악까지도 전편들과는 달리 삐딱한 장난기와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쿠아론이라는 멕시코 감독이 개입되었으니 라틴 문화와 이 영화를 연결시키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인상은 오히려 독일적입니다. 쿠아론이 그린 늑대인간, 히포그리프와 같은 마술적인 존재들은 마법을 품은 듯한 신비스러운 숲 속에서 19세기 독일 낭만주의의 분위기를 근사하게 풍기고 있는데, 그 때문에 이 영화의 '교양소설' 분위기가 더 강화되기도 합니다. 해리 포터와 새로 온 루핀 교수의 친밀한 관계 역시 그런 분위기를 강하게 풍겨요. 여기엔 그에 어울리는 게이 서브텍스트가 내재되어 있기도 합니다. 루핀 교수의 정체와 수난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는 꽤 자명하니까요.

전체적으로 쿠아론이 만들어낸 분위기는 굉장히 관능적입니다. 슬슬 어른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의 불안하고 위태로운 감정의 진동이 온 몸으로 느껴지지요. 영화는 그들만큼이나 리드미컬하고 난폭하고 장난스럽습니다. 쿠아론의 작품은 전편들보다 훨씬 영화적으로 느껴지는데, 그건 텍스트에 얽매어 있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감독이 자신의 리듬감을 찾고 자기만의 이미지를 표출할 수 있을 정도의 자유를 획득했기 때문이겠죠.

그 때문인지 영화는 전체적으로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다는 느낌도 듭니다. 술술 흘러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 새 영화가 끝나고 말죠. 불만인 사람들도 많겠지만 전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7부작의 3번째 영화라는 걸 생각해보면 꼭 결말을 내야 할 필요도 없고요. 오히려 학교의 엄격한 제의를 잠시 잊고 비행이 주는 찰나의 쾌락 속에 주인공을 집어던지는 결말이 더 그럴싸하게 느껴집니다. (04/08/03)

DJUNA

기타등등

이번 영화에서도 우리는 엠마 톰슨, 데이빗 튤리스와 같은 훌륭한 영국인 성격파 배우들을 접하게 됩니다. 영화가 이런 식으로 계속 만들어진다면 [해리 포터] 시리즈는 지금 활동하는 일급 영국 배우들의 인명사전 구실을 할 수도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