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윌리엄 캐슬 William Castle

주연
빈센트 프라이스....프레더릭 로렌
Vincent Price....Frederick Loren
캐롤 오마트....아나벨 로렌
Carol Ohmart....Annabelle Loren
리처드 롱....랜스 슈로더
Richard Long....Lance Schroeder
앨런 마샬....데이빗 트렌트 박사
Alan Marshal....Dr. David Trent
캐롤린 크레이그....노라 매닝
Carolyn Craig....Nora Manning
일라이저 쿡 주니어....왓슨 프리차드
Elisha Cook Jr.....Watson Pritchard
줄리 미첨....루스 브리저스
Julie Mitchum....Ruth Bridgers
리오나 앤더슨....슬라이즈 부인
Leona Anderson....Mrs. Slydes
하워드 호프먼....조나스 슬라이즈
Howard Hoffman....Jonas Slydes

0.

[저주받은 언덕의 집]이라고 일단 번역 제목을 달았습니다만, 임시 제목입니다. 만약 할로윈 시즌에 미국에서 개봉된 이 영화의 리메이크 버전이 우리나라에도 개봉된다면 그 제목을 따라야겠지요.

1.

헌티드 힐의 귀신들린 집에 다섯 명의 사람들이 초대됩니다. 초대한 사람은 백만장자인 프레더릭 로렌. 그의 네번째 아내를 위해 유령 파티를 열었던 거죠. 로렌 부부를 포함한 일곱 명의 사람들은 자정부터 아침 여덟시까지 저택에 감금됩니다. 여덟시까지 살아남으면 각각 1만 달러씩 상금을 받고요(58년 당시의 화폐가치로 계산해보세요. 결코 보기만큼 적은 돈이 아닙니다.) 과연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로렌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파티를 통해 무얼 얻으려고 하는 걸까요?

2.

[저주받은 언덕의 집]은 윌리엄 캐슬의 호러 영화 중 가장 유명하고 가장 자주 방영되는 작품입니다. 이번 할로윈 시즌에도 수십군데의 방송국에서 이 영화를 방영했을 거예요.

캐슬의 영화답게 이 영화도 개봉 당시엔 황당한 장난감이었습니다. 괜히 무시무시한 장면이 나올 것 같으면 미리 극장에 장치해둔 해골들이 튀어나와 극장 안을 동동 떠다녔지요! 이 테크닉엔 Emergo라는 거창한 이름도 붙어 있었답니다.

물론 이 장난감은 캐슬의 의도대로 관객들의 공포심만을 자극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반대라면 반대였습니다. 영화를 미리 본 관객들은 두 번 세 번 보면서 해골에다 캔디를 집어던지는 등의 장난을 치면서 놀았거든요. 영화 한 편 끝날 때마다 극장 안이 엉망이 되었으니, 극장주들이 좋아할 트릭은 절대로 아니었지요!

이제 [저주받은 언덕의 집]을 캐슬의 의도대로 볼 수는 없습니다. 가끔 옛 기분을 회상하는 의미에서 그런 장난을 복원해도 괜찮을텐데 말입니다.

3.

그러나 영화의 바보스러운 싼 맛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온갖 바보같은 트릭들과 마치 자기가 영리하고 진지하고 무시무시한 줄 아는 영화의 심각한 태도가 얽히면서 만들어내는 캐슬 식 재미 말이에요.

영화는 그 어떤 캐슬의 영화보다도 놀이동산의 유령의 집을 연상시킵니다. 실제로 영화의 무대가 되는 집도 유령의 집과 다름 없었고요. 염산 연못에서 올라오는 해골이나 노라를 질겁하게 만드는 할머니 '유령'이나 너무너무 전형적인 유령의 집 스타일입니다. 특히 할머니 유령이 또로로 미끄러지며 사라질 때는! :-)

영화의 인터액티브적 효과도 주목할 만합니다. 비명과 기괴한 웃음으로 시작하는 도입부, 동동 떠다니며 상황을 설명하는 왓슨 프리차드와 빈센트 프라이스의 머리... 닫힌 문들이 길게 배열되어 있는 복도는 마치 롤 플레잉 게임의 화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것들은 아주 분명하게 구체화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캐슬은 영화적으로 그렇게까지 과격하거나 재능있는 인물은 아니었거든요.

4.

아까도 말했지만, 이 영화는 올해에 같은 제목으로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평은 그렇게 좋지 못했지만 첫주에 1위를 차지하긴 했죠. 그런데 리메이크 버전에서 백만장자의 이름은 프라이스랍니다! (99/11/10)

DJUNA

기타등등

언젠가 할로윈 용 고무 인형들을 텔레비전 주변에 매달고 Emergo 흉내를 낸 적 있어요. 하지만 작은 텔레비전 화면에는 잘 안먹히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