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조엘 코엔 Joel Coen

주연
조지 클루니....마일즈 매시
George Clooney....Miles Massey
캐서린 지타-존스....마릴린 렉스로스
Catherine Zeta-Jones....Marylin Rexroth
제프리 러시....도노반 도널리
Geoffrey Rush....Donovan Donaly
세드릭 더 엔터테이너....거스 페치
Cedric the Entertainer....Gus Petch
에드워드 허먼....렉스 렉스로스
Edward Herrmann....Rex Rexroth
폴 애덜스틴....리글리
Paul Adelstein....Wrigley
리처드 젠킨스....프레디 벤더
Richard Jenkins....Freddy Bender
빌리 밥 손튼....하워드 D. 도일
Billy Bob Thornton....Howard D. Doyle
줄리아 더피....사라 소킨
Julia Duffy....Sarah Sorkin
조나단 헤이더리....하인츠, 크라우스 폰 에스피 남작
Jonathan Hadary....Heinz, the Baron Krauss von Espy
톰 올드리지....허브 마이어슨
Tom Aldredge....Herb Myerson
스테이시 트레비스....보니 도널리
Stacey Travis....Bonnie Donaly
잭 카일....올리 올리러드
Jack Kyle....Ollie Olerud
어윈 키스....위지 조
Irwin Keyes....Wheezy Joe
이자벨 오코너....마바 먼슨
Isabell O'Connor....Judge Marva Munson

마릴린과 마일즈

[참을 수 없는 사랑]은 원래 로버트 램지와 매튜 스톤, 존 로마노가 같이 쓴 각본을 8년 전쯤에 코엔 형제가 가지고 놀다가 포기한 걸 조지 클루니가 관심을 보이는 통에 다시 끌어와 만든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 대단한 열의가 느껴지지 않아도 이상하지는 않죠. 이들에게 이 영화는 친구를 위해 가볍게 뛰는 중간 휴식쯤 되었을테니까요.

[참을 수 없는 사랑]은 이혼 전문 변호사와 부자 남편과 이혼을 거듭하며 돈을 뜯어내는 여자의 로맨스입니다. 우리의 주인공 마일즈 매시는 100퍼센트 믿을 수 있는 '매시 혼전 계약서'의 발명가이며 승승장구하는 이혼 전문 변호사입니다. 영화 초반에 그는 바람 피우다가 아내가 고용한 사립탐정에게 발각된 백만장자 렉스 렉스로스의 변호사가 되어 아내 마릴린이 처음부터 그를 봉으로 생각했다는 걸 증명합니다. 마일즈 때문에 땡전 한푼 받지 못하고 이혼당한 마릴린은 복수를 다짐하지만, 마일즈는 그런 마릴린에게 점점 끌리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허드서커 대리인]이 그랬던 것처럼, 영화는 기본적으로 30년대 스크루볼 코미디의 코엔 형제식 모방입니다. 단지 [허드서커 대리인]이 프랭크 카프라의 영화를 흉내내고 있다면 [참을 수 없는 사랑]은 40년대 필름 느와르에 슬쩍 기울어져 있는 게 다를뿐이죠. 마일즈와 마릴린의 이야기는 필름 느와르의 틀 안에 넣어도 거의 완벽하게 먹힙니다. 전형적인 팜므 파탈의 이야기이니까요. 증거 하나. 일반적인 스크루볼 코미디의 관객들은 두 주인공 모두의 마음을 읽을 수 있지만, 이 영화에서 우리가 직접 읽을 수 있는 건 마일즈의 마음뿐입니다. 마릴린에 대해서는 간접적으로 짐작할 수만 있을 뿐이지요.

영화는 과장된 로맨틱 코미디를 의도하고 있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차갑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그 차가움은 코엔식의 차가움입니다. 마일즈와 마릴린은 코엔 형제가 장르의 조각들로 만든 미로 속에 갇힌 실험실의 생쥐들과 같습니다. 그들은 똑똑한 사람들이지만 장르 규칙(또는 코엔 형제가 만든 세계의 규칙)에서 벗어난 사고는 불가능합니다. 그들은 사랑에 빠져 있지만 그 자체가 냉정한 장르 게임의 일부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이혼 전쟁의 살벌함은 여기에 비하면 오히려 온화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차가움은 취향에 따라 다르게 읽힐 겁니다. 코엔 형제의 팬들이야 처음부터 기대하고 갔던 것일테니 좋아할 겁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로맨스 코미디의 팬들에겐 심하게 거슬릴 수도 있겠죠. 그들은 보다 진솔한 로맨스를 원할 거고 감독들이 그들의 감정을 조금 덜 가지고 놀길 바랄 겁니다.

그러나 그런 정통적인 팬들도 조지 클루니와 캐서린 지타-존스의 콤비에 대해서는 만족할 겁니다. 조지 클루니의 느끼함은 이제 거의 캐리 그랜트의 경지에 올랐습니다. 캐서린 지타-존스는 에바 가드너와 같은 4,50년대 할리우드 스타들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었던 당당한 위엄과 섹스 어필을 풍기고요. 둘의 서로를 잡아먹기 위해 덤벼드는 장면들은 배우들을 보는 것만 해도 즐겁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참을 수 없는 사랑]은 그렇게 대단한 의도를 품고 있는 작품은 아닙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고 대사들은 종종 코엔 형제식 차가운 재치를 튕기지만 스토리의 진행 방향은 비교적 예측이 쉽고 모든 것들이 장르 안에 얌전히 갇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면 감독들과 배우들의 팬들이 쿡쿡거리며 즐길 정도는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꽤 재미있습니다. 그 정도면 영화의 의도는 완벽하게 달성된 셈이지요. (03/11/12)

DJUNA

기타등등

마릴린의 변호사로 나오는 리처드 젠킨스는 [식스 핏 언더]의 나다니엘 피셔입니다. 죽은 아빠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