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제프 블레커 Jeff Bleckner

주연
Glenn Close....Margarethe Cammermeyer
글렌 클로즈....마가렛 캐머마이어
Judy Davis....Diane
주디 데이비스....다이앤
Jan Rubes....Far
잰 루브스....파
Wendy Makkena....Mary Newcombe
웬디 마케나....메리 뉴컴
Susan Barnes....Capt. Kern
수잔 반즈....컨 대위
Vic Polizos....Jim
빅 폴리조스....짐
Eric Dane....Matt
에릭 데인....매트
Trevor St. John....David
트레버 세인트 존....데이빗
Ryan Reynolds....Andy
라이언 레이놀즈....앤디
Lance Robinson....Tom
랜스 로빈슨....톰

1.

1989년 당시 마가렛 캐머마이어는 23년의 군 경력을 자랑하는 간호장교였습니다. 베트남전에도 참가했었고 미 육군 사상 최초의 여성 장군이 될지도 모르는 인물이었지요.

그러나 캐머마이어의 경력은 진급심사 때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 철컥 걸려 버립니다.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인정했던 것이죠.

당연히 군은 캐머마이어를 내쫓았습니다. 이에 불복한 캐머마이어는 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그건 몇 년에 걸친 긴 법정 투쟁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소송은 클린턴 행정부의 "Don't ask, don't tell" 정책과 맞물려서 상당히 뜨거운 화제거리를 제공했습니다.

이 사건을 다룬 텔레비전 영화 [두 여자의 사랑]이 방영되자 논쟁은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사건이 완전히 종결되기 전에 만들어진 영화였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후반부에 삽입된 글렌 클로즈와 주디 데이비스의 키스 신이 불러일으킨 스캔들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소란은 그해 에미상에서 글렌 클로즈, 주디 데이비스가 여우 주연상과 조연상을, 앨리슨 크로스가 각본상을 받으면서 절정에 달했습니다.

2.

미국에서는 일년에도 수십 개가 넘는 실화 영화들이 만들어집니다.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어떤 스캔들도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자그만치 세 편이나 되는 텔레비전 영화가 만들어졌던 에이미 피셔 사건이었습니다. 도대체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두 여자의 사랑]도 예외는 아닙니다. 단지 이 영화의 팀은 스캔들의 명성으로 시청률을 높여보려는 것보다는 조금 더 고상한 생각을 품고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군대의 동성애자 정책에 대한 나름대로의 헐리웃 페미니스트 식 접근이었습니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제작 총지휘), 글렌 클로즈, 주디 데이비스라는 빵빵한 이름이 크레딧의 앞에 버티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었지요.

그러나 동기가 숭고하다고 해서 영화의 질까지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는 아주 건실하게 네트워크 텔레비전 실화 영화의 틀을 따르고 있어서 화끈한 주제에 비해 지독하게 소극적으로 보입니다.

'동기의 숭고함'이 영화를 더욱 더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는 전선에 선 캐머마이어라는 투사를 돕기 위해 만들어졌으므로 계획 단계에서부터 극적인 자유를 상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드라마 발전의 가능성이 멀쩡하게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 주인공들의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 제한되는 거죠. 막 나가면 막 나갈수록 좋았던 에이미 피셔 사건과는 정반대입니다.

극영화는 분명 사람들의 관심을 뜨는 데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을 다루는 방법으로는 세미 다큐멘터리보다는 진짜 다큐멘터리가 더 낫지 않았을까요? [두 여자의 사랑]은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중간에 서서 엉거주춤 앉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3.

가장 눈에 잘 들어오는 것은 글렌 클로즈와 주디 데이비스라는 이름값하는 배우들입니다. 둘은 모두 잘하고 역에도 잘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모습이 여전히 불안하고 조금 위선적으로까지 보이는 것은 왜일까요? 배우 탓이라고 밀어 붙이고 싶지는 않네요. 아마 헐리웃 접근법의 한계 때문일 겁니다. (99/04/26)

DJUNA

기타등등

소문거리가 된 클로즈와 데이비스의 키스 신은 결코 소문거리가 될 만한 '등급'이 아닙니다. 이 영화가 나오기 5년 전에 BBC가 [오렌지만 과일은 아니다]에서 보여주었던 동성애 장면의 '등급'을 생각해보면, 미국이라는 나라도 상당히 보수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