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조 단테 Joe Dante

주연
키어스틴 던스트....크리스티 핌플
Kirsten Dunst....Christy Fimple
그레고리 스미스....앨런 애버내시
Gregory Smith....Alan Abernathy
제이콥 스미스....티미 핌플
Jacob Smith....Timmy Fimple
케빈 듄....스튜어트 애버내시
Kevin Dunn....Stuart Abernathy
앤 마그누슨....아이린 애버내시
Ann Magnuson....Irene Abernathy
웬디 샬....마리온 핌플
Wendy Schaal....Marion Fimple
필 하트만....필 핌플
Phil Hartman....Phil Fimple
Denis Leary.... Gil Mars 데니스 리어리....길 마스
데이빗 크로스....어윈 웨이페어
David Cross.... Irwin Wayfair
제이 모....래리 벤슨
Jay Mohr.... Larry Benson
토미 리 존스....칩 해저드
Tommy Lee Jones....Chip Hazard
프랭크 란젤라....아처
Frank Langella....Archer
어네스트 보그나인....킵 킬러긴
Ernest Borgnine....Kip Killagin
짐 브라운....부치 미트훅
Jim Brown....Butch Meathook
브루스 던....링크 스태틱
Bruce Dern....Link Static
조지 케네디....브릭 바주카
George Kennedy....Brick Bazooka
클린트 워커....닉 나이트로
Clint Walker....Nick Nitro
크리스토퍼 게스트....슬램피스트/스크래치-잇
Christopher Guest....Slamfist/Scratch-It
마이클 맥컨....인새니악/프릭켄스타인
Michael McKean....Insaniac/Freakenstein
해리 셰어러....펀치-잇
Harry Shearer....Punch-It
사라 미셸 겔러....그웬디 인형
Sarah Michelle Gellar....Gwendy Doll
크리스티나 리치....그웬디 인형
Christina Ricci....Gwendy Doll

1.

[스몰 솔저]는 여러 겹으로 이율배반적인 영화입니다. 분명히 장난감 팔려고 만든 영화이면서 영화 내용은 폭력적인 전쟁 장난감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의 장난감 전쟁은 폭력적이지만 재미있는 어떤 게임으로 그려지고요.

스토리만 따진다면 흑백구분이 분명한 영화인데도 저희와 같이 영화를 본 아이들이 선악의 혼동을 일으켰던 것도 그 때문이었을 겁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액션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은 바로 악역인 코만도 엘리트들이니까요.

하지만 원래 전쟁은 게임입니다. 피와 살이 튀기며 나라의 운명이 왔다갔다 하지만 게임임은 틀림없죠. 아무리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전쟁의 잔혹함에 대해 떠든다고 게임이 게임이 아닌 어떤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다루는 영화라면 당연히 게임과 게이머에 먼저 신경을 쓰기 마련입니다. [스몰 솔저]가 관점의 혼란에 빠진 것도 당연하다고 해야겠지요.

2.

[스몰 솔저]의 줄거리는 지독하게 진부합니다. 대충 [토이 스토리]와 [그렘린]을 섞어놓은 모양이지요. 미사일 칩을 머리에 넣은 영리한 인형들이 전쟁을 벌이는데 그 사이에 주인공 소년 소녀가 끼어든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은 착한 인형들의 친구가 되어 나쁜 인형들과 싸웁니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본 관객들도 십 분 쯤 보다 보면 스토리 전체가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전체 스토리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아마 부분부분의 터치일 겁니다. 예를들어 꼭 지구를 지키는 용사같아 보이는 악당 인형과 착한 외계 괴물의 대결은 전형적인 미국 애니메이션의 대립 구조를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이런 터치는 어딘가 베트남 전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정말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영화팬들이라면 영화 속에 인용되는 다양한 인용의 흔적을 찾아내며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더티 도즌]에서 [지옥의 묵시록]까지 다양한 전쟁 영화들이 총동원되며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패러디처럼 화끈하게 나가는 것도 있습니다. 조 단테는 [더티 도즌]의 배우들을 코만도 엘리트 인형 목소리에,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의 배우들을 고고나이트 인형 목소리에 배치하면서 인용을 분명히 합니다.

그러나 이런 잔재미와 트릭도 전체 스토리의 부실함을 극복할 만큼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유머의 부족은 치명적입니다. 영화의 폭력이 그렇게 노골적으로 보였던 것도 영화가 액션을 지나치게 심각하게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 수준에 만족하기엔 우린 이와 같은 이야기와 캐릭터들을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아마 초반 각본이 더 탄탄했더라면 이런 문제점은 극복되었을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3.

이 영화가 장난감 홍보용 어린이 영화라는 걸 생각해보면 [스몰 솔저]의 폭력은 도를 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코만도 엘리트가 휘둘러대는 무기엔 종종 성인 관객들도 소름이 끼칠 정도죠. 인형들에 가해지는 다양한 가혹행위들도 가볍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가족 영화의 폭력 성향은 [그렘린]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조 단테라는 감독의 개성을 특징짓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고요.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의심스러워집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렘린]은 단테의 최대 성공작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호러로 나간다면 [피라냐]나 [하울링]이 더 나았고 코미디로 나간다면 [그렘린 2]나 [마티니]가 더 나았지요. [그렘린]의 어정쩡한 악동 기질을 그렇게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4.

스토리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 영화에 사용된 특수효과입니다. 장난감이라는 소재가 특수효과를 용이하게 만드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몰 솔저]에 사용된 특수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모험적인 요소는 비교적 적지만 기술적 완성도는 거의 완벽한 수준입니다. 컴퓨터 그래픽과 모형을 넘나드는 솜씨도 훌륭하고요. 이런 특수 효과들이 제대로 된 스토리보드도 없이 로저 코먼식으로 찍어댄 영화에 매끈하게 삽입되었다는 것은 정말 놀랍군요.

영화의 액션이 특수 효과 인형들에 의존하다 보니 실사 배우들이 더빙 배우들의 유명세에 눌리게 됩니다. 키어스틴 던스트와 필 하트먼 정도가 버티고 있는 실사 배우들에 비하면 토미 리 존스, 어네스트 보그나인, 프랭크 란젤라, 조지 케네디, 브루스 던, 사라 미셸 겔러, 크리스티나 리치가 포진하고 있는 더빙 명단은 더 거창해 보입니다.

5.

이 영화는 필 하트먼의 유작입니다. 대부분 상영관이 잘라 버리겠지만 엔드 크레딧에 그의 클립과 함께 헌사가 나오지요. 그의 죽음이 이 영화의 흥행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코미디를 의도한 영화니까요.

앨런은 시시하다고 불평을 늘어놓지만 애버내시의 장난감 가게는 무척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저희는 구식 장난감 취향인가 봐요.

크리스티가 모으는 그웬디 인형은 바비 인형의 변형인데, 유감스럽게도 단테는 이 인형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남자 감독의 한계인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웬디는 바비만큼 이쁘지도 않아요. (99/06/14)

D&P

기타등등

방구석에 혼자 앉아 장난감 몇 개로 온갖 에픽 어드벤처를 만들었던 어렸을 때 일이 생각나지 않으세요? 왜 나이가 든 지금은 그걸 못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