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필립 노이스 Phillip Noyce

주연
댄젤 워싱턴....링컨 라임
Denzel Washington....Lincoln Rhyme
안젤리나 졸리....아멜리아 도나이
Angelina Jolie....Amelia Donaghy
퀸 라티파....델마
Queen Latifah....Thelma
마이클 루커....하워드 체니
Michael Rooker....Howard Cheney
마이크 맥글론....케니 솔로몬
Mike McGlone....Kenny Solomon
루이스 구즈만....에디 오티스
Luis Guzmán....Eddie Ortiz
릴랜드 오서....리처드 톰슨
Leland Orser....Richard Thompson
존 벤자민 히키....베리 레만 박사
John Benjamin Hickey....Dr. Barry Lehman
바비 캐너발....스티브
Bobby Cannavale....Steve
에드 오닐....폴리 셀리토
Ed O'Neill....Paulie Sellitto

1.

저명한 범죄 연구가인 링컨 라임 형사는 4년 전에 일어난 사고 때문에 전신마비 상태에 빠진 환자입니다. 그러던 그에게 옛 동료들이 연쇄살인마 택시 운전사 사건에 대한 조언을 구하러 오죠.

풋내기 순찰 경관 아멜리아를 손발로 다루며, 링컨은 연쇄살인마가 던지는 수수께끼를 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체니 형사의 방해와 점점 쇠약해져가는 육체 때문에 그 추적은 결코 쉽지 않아요.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계속 납치 살해되고...

2.

[본 콜렉터]에는 두 장르가 섞여 있습니다. 하나는 추리소설의 황금기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고전적인 '안락의자 탐정' 추리물이고, 다른 하나는 토머스 해리스에서 갈려져 나온 '연쇄살인마' 스릴러입니다.

'안락의자 탐정'물로 본다면 영화는 상당히 좋은 기반에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링컨 라임은 고전적인 안락의자 탐정을 해도 무리가 없을만큼 '명탐정'입니다. 게다가 요새와 같은 정보 시대는 안락의자 탐정에겐 정말 좋은 때지요. 라임이 컴퓨터와 통신 기기들을 다루면서 진상에 접근해 가는 과정은 구식 추리 소설 애독자들을 흥분시킬만한 복고적 매력이 있습니다.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도나이와의 관계도 멋집니다. 라임이 훌륭한 네로 울프라면 아멜리아는 근사한 아치 굿윈입니다. 이 둘이 티격태격하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을 쌓아올리고 그러면서 서로를 도와가는 일련의 장면들은 좋습니다. 둘 다 나름대로 매력적인 사람들이어서 쉽게 공감가기도 하고요.

이들이 서로를 돕는 방식도 추리 소설 독자들에겐 흥미롭습니다. 왜 라임이 그토록 아멜리아를 필요로 했는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울프-굿윈 관계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에겐 그렇게 이상한 일이 아니지요. 안락의자 탐정에게 제공되는 정보는 단순히 시청각 정보 이상의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건 그와 마음이 맞는 사람의 일관된 정보 채집일 경우 더 성과가 크죠. 라임은 아멜리아에게서 그 싹을 보았고 그걸 활용하기로 한 것이지요. 영화는 아멜리아가 라임에 적응하는 과정을 아주 믿음직스럽게 다루고 있습니다. 굿윈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멜리아는 굿윈처럼 그냥 조수 역에 만족하는 대신 라임의 방식을 소화해 자기 식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 과정도 설득력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연쇄살인마 장르'에 던진 건 그렇게 좋은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연쇄살인마 장르가 탐정에게 그렇게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는 터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제프 디버의 원작 소설이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영화는 다른 영화나 소설이 예전에 했던 과정을 그대로 반복하기만 합니다. 이 영화의 살인마는 [카피 캣]의 살인마처럼 카피캣 살인을 저지르고 핸디캡이 있는 범죄전문가에게 일부러 단서들을 남겨둡니다. 아멜리아는 [세븐]의 형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회중전등을 흔들어 대며 어두컴컴한 범죄 현장에 뛰어들고요. 아멜리아와 라임의 관계도 [양들의 침묵]과 비교하지 않고 보는 건 불가능합니다.

독창성을 잊고 본다고 해도 스토리는 더 나아지지 않습니다. 미스테리가 지나치게 간단하고 살인마도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결정적인 단서인 [본 콜렉터]는 너무 간단한 해결책이고요. 살인마의 정체가 드러나는 마지막 장면도 실망입니다. 해결 방법도 너무 뻔한 것이었고요.

3.

댄젤 워싱턴과 안젤리나 졸리는 모두 좋은 배우이고 이 영화에서도 훌륭합니다. 워싱턴의 지적인 느낌과 졸리의 화끈한 에너지가 얽혀 만들어내는 결과는 무척 생산적입니다. 둘 사이의 성적 긴장감 역시 강하고요. 남자가 손가락 하나만 간신히 까딱거리는 처지지만요.

간호사 델마 역의 퀸 라티파도 안정된 연기를 보여줍니다. 에드 오닐의 조역도 괜찮지만... 저희는 아직도 이 사람의 진지한 연기가 어색해요. 알 번디가 저렇게 심각하다니. :-)

[본 콜렉터]는 걸작은 아니더라도 좋은 오락영화가 될 가능성을 잔뜩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뭉친 결과는 그렇게 좋지 않군요. 지나치게 생각을 덜 해 안이해진 각본과 연출 때문이겠지요. 아니면 정말 '연쇄살인마 장르'에선 팔 게 더 없는 것인지도... (00/01/11)

D&P

기타등등

영화 중반에 아멜리아의 짧은 모델 경력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이 나오지요. 왜 이런 장면이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어요. 스토리나 캐릭터 이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요. 저희 생각은 이게 사적인 농담이라는 건데... 글쎄요. 졸리가 틴에이저 시절 때 모델 일을 한 건 사실이니 그 사진을 그대로 쓴 것일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 사진의 졸리는 풋내기 시절의 지아를 정말 닮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