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테렌스 피셔 Terence Fisher

주연
피터 쿠싱....빅터 프랑켄슈타인 남작
Peter Cushing....Baron Victor Frankenstein
헤이즐 코트....엘리자베스
Hazel Court....Elizabeth
로버트 어퀴하트....폴 크렘페
Robert Urquhart....Paul Krempe
크리스토퍼 리....괴물
Christopher Lee....The Creature
멜빈 헤이즈....어린 빅터
Melvyn Hayes....Young Victor
발레리 간트....저스틴
Valerie Gaunt....Justine
폴 하트머스....번스타인 교수
Paul Hardtmuth....Professor Bernstein
노엘 후드....고모
Noel Hood....Aunt
프레드 존슨....할아버지
Fred Johnson....Grandpa
클로드 킹스턴....소년
Claude Kingston....Little Boy
알렉스 갈리어....사제
Alex Gallier....Priest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프랑켄슈타인의 저주]는 가장 중요한 50년대 영국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왜냐고요? 해머의 고딕 영화 장르가 이 작품을 통해 신고식을 했거든요. 작품이 아무리 시시하다고 해도 이 업적만으로도 [프랑켄슈타인의 저주]는 존중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물론 정말 시시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그럴 리도 없었고요. 이 작품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작품이 아니었다면 해머는 그뒤로도 저예산 SF 영화나 만들고 있었을테니까요 (그렇다고 해머가 질낮은 SF 영화들을 만들었다는 건 절대로 아닙니다!)

영화는 해머의 많은 고딕 영화들이 그렇듯 저작권이 소실된 영문학 고전에서 원작을 빌려오고 있습니다 (그래야 싸게 먹히거든요.) 이미 유니버설에서 고전이 된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지 않았냐고요? 네, 그랬지요. 그리고 그 영화는 분명 해머 사람들의 의식적인 목표였을 겁니다. 단지 이 목표는 맞추는 대신 빗나가게 하기 위한 것이었죠. 어떻게든 유니버설 영화와 다른 작품을 만들어야 했으니까요.

결과는 흥미롭습니다. 기본 구조는 바뀌지 않았어요.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을 만들고 그 때문에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거죠. 이것까지 바뀔 수는 없겠죠?

하지만 해머 버전은 유니버설 버전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유니버설 버전과 원작은 기본적으로 과학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였습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통제하지도 못하는 영역에 뛰어들었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협박이었죠.

해머 버전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의 가정 교사인 폴은 계속 그의 연구를 가로막으면서 경고를 해대니까요. 괴물이 빠져나와 많은 사람들이 다치기도 하고요.

하지만 해머 버전에서는 과학이 만들어낸 통제할 수 없는 위험보다 이미 인간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악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 영화에서 괴물은 그냥 꼭두각시에 불과합니다. 살인의 상당수는 자신의 야심을 채우고 위험에서 빠져나가려는 프랑켄슈타인에 의해 저질러지죠. 결국 문제는 과학이 아니라 사람인 겁니다.

분명히 영화 내에 존재하는 악의는 이 작품을 보다 해머적으로 만들었습니다. 하긴 바로 이런 차별화 노력이 해머 영화의 장르를 만들었을 수도 있어요. 피터 쿠싱의 무시무시한 미친 과학자 캐릭터와 그에 어울리는 현란하고 폭력적인 이미지는 앞으로 해머 영화를 지배하게 되니까요. 피터 쿠싱과 크리스토퍼 리의 대결 구도도 여기서 시작되고요.

[프랑켄슈타인의 저주]는 유니버설 버전만큼 고전으로 평가될 작품은 아닙니다. 사실 지나치게 차별화시키느라 어느 정도 얻을 수도 있었던 깊이를 잃은 흔적도 있어요. 그러나 해머 영화 팬들에게 이 작품은 나무랄 데 없는 멋진 전주곡입니다. 이렇게 유명한 이야기로 이만큼이나 인상적으로 시작하기도 힘들었을 거예요. (01/09/19)

DJUNA

기타등등

필름이 낡아서 굉장히 많이 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