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이클 베이 Michael Bay

주연
샤이아 라보프....샘 윗위키
Shia LaBeouf....Sam Witwicky
메건 폭스....미카엘라
Megan Fox....Mikaela
조쉬 듀아멜....레녹스 대위
Josh Duhamel....Captain Lennox
존 터투로....시몬스 요원/제트파이어
John Turturro....Agent Simmons/Jetfire
라몬 로드리게스....리오
Ramon Rodriguez....Leo
피터 컬런....옵티머스 프라임
Peter Cullen....Optimus Prime
휴고 위빙....메가트론
Hugo Weaving....Megatron
토니 토드....폴른
Tony Todd....The Fallen

샘과 미카엘라

사실 별로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은 전편 [트랜스포머]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으로 전편의 장단점을 그대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장점은 변신로봇이 잔뜩 나온다는 것이고, 단점은 그런데도 별 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죠.

네, 전 마이클 베이가 변신로봇들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만입니다. 솔직히 내용이 중요합니까? 사실 싸움도 별로 안 중요합니다. 전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보고 그걸 즐기고 싶습니다. 근데 이 영화들에서는 그게 잘 안 됩니다. 심지어 일곱 개의 로봇이 합체하는 장면도 있는데 말이죠. 왜 변신 합체 과정을 제대로 안 보여주고 대충 넘어가는 겁니까? 꼭 이런 영화에서도 우리가 상상력을 발휘해야 합니까?

로봇들의 싸움 장면도 마찬가지입니다. 범블비나 옵티머스 프라임을 제외한 다른 로봇들은 여전히 구별을 못하겠습니다. 미안해요. 메가트론. 당신이 메인악당인 건 알겠는데, 사운드웨이브랑 함께 세워놓으면 누가 누군지 전혀 모르겠다니까! 폴른은 조금 구별하겠는데, 이 친구는 트랜스포머보다 바이오니클처럼 생겼어요. 그나마 개성이 조금 있는 애들은 어울리지 않게 영감 놀이를 하고 있는 제트파이어와 (장난감 언제 나옵니까!) 작은 RC카로 변장하고 다니는 음탕한 강아지 같은 놈이죠... 이름을 까먹었네.

이들이 싸우는 장면에서도 금속 기계들이 충돌하면서 만들어지는 역동적인 쾌락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들 너무 복잡하게 생겼어요! 꼭 두 개의 자석 뭉치에 클립이랑 핀들을 잔뜩 붙여놓은 것 같지요. 서로에게 주먹질을 날리는 로봇들이 이렇게 복잡해서는 안 됩니다. 타격의 힘이 느껴지지 않으니까요. 그냥 아메바처럼 뭉쳐 굴러다니는 것처럼 보여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에서 새로운 건 이들 변신 로봇들을 인류 역사와 보다 밀접하게 얽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엔 에리히 폰 데니켄식 인류 고대사 재해석도 나오죠. 실실 쪼개며 볼만 합니다. 하지만 자동차로 변신하는 로봇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식으로 일을 부풀리는 건 좀 괴상합니다. 사실 전 트랜스포머가 외계 로봇이라는 아이디어도 그냥 괴상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렇다고 원작의 세계관을 일부러 바꿀 필요는 없겠죠.

여전히 농담들은 나쁩니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2]보다는 조금 나은 것 같지만 그래도 거기서 거기죠. 이런 걸 보면 할리우드에도 은근히 인재가 없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니면 이런 걸 주 관객층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넣은 건지? 모르겠군요. 하긴 이런 농담들은 은근슬쩍 맥심 화보를 닮은 영화 전체의 분위기와도 일치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드라마가 없는 건 아닙니다. 옵티머스 프라임과 샘의 가짜 부자 관계는 이 영화에서 심각한 위기를 맞습니다. 아마 그를 통해 샘도 남자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한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 과정을 지나치게 종교적으로 묘사한 건 마음에 안 듭니다. 왜 이 사람들은 자기네들이 다루는 이야기를 이렇게 심각하게 생각하는 건지요.

고로... 전 이 영화에 대해 여러분에게 어떤 새로운 정보도 주지 못하겠습니다. 전편 영화를 좋아하셨다면 속편도 즐겁게 보실 수 있겠지요. 변신 로봇을 실사로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신선한 자극은 없지만 물량공세가 그 빈틈을 채워줄 겁니다. 하지만 전편이 CG만 잔뜩 있을 뿐 위트 없고 지루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면 속편 역시 크게 달라보이지 않겠죠. 게다가 이 영화는 길답니다. 거의 두시간 반이나 돼요. (09/06/18)

DJUNA

기타등등

네, 알아요. [폴른의 복수]가 더 정확한 제목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