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개빈 후드 Gavin Hood

주연
휴 잭맨....로건/울버린
Hugh Jackman....Logan / Wolverine
리에브 슈라이버....빅터 크리드/세이버투스
Liev Schreiber....Victor Creed / Sabretooth
대니 휴스턴....윌리엄 스트라이커
Danny Huston....William Stryker
윌 아이 앰....존 라이스
Will i Am....John Wraith
린 콜린스....카일라 실버폭스
Lynn Collins....Kayla Silverfox
케빈 듀란드....프레드릭 J. 듀크스/더 블롭
Kevin Durand....Frederick J. Dukes / The Blob
도미닉 모나한....크리스 브래들리/볼트
Dominic Monaghan....Chris Bradley / Bolt
테일러 커시....레미 르보/갬빗
Taylor Kitsch....Remy LeBeau / Gambit
다니엘 헤니....데이빗 노스/에이전트 제로
Daniel Henney....David North / Agent Zero
라이언 레이놀즈....웨이드 윌슨/데드풀
Ryan Reynolds....Wade Wilson / Deadpool
스코트 앳킨스....웨폰 XI
Scott Adkins....Weapon XI

울버린

네, 이번에도 프리퀄입니다. [엑스맨 탄생: 울버린]은 올해 제가 본 세 번째 프리퀄이고 최악입니다. 이 영화에는 [스타 트렉: 더 비기닝]의 당돌함도,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의 투박한 매력도 없습니다. 그냥 칙칙하고 느려터지고 진부합니다. 프리퀄 아이디어의 나쁜 점만 골라 담았죠.

영화의 시작부터 실수입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울버린 캐릭터의 과거를 보여주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우리가 그런 걸 알아야 하죠? 울버린의 과거가 매력적인 건 우리가 거기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 아니었나요? 게다가 우린 사실 그의 과거에 대해 알만큼은 압니다. 더 이상 들려주는 건 사족이죠.

예상대로 영화는 어떤 참신한 이야기도 들려주지 않습니다. 세이버투스와 울버린은 형제군요. 알겠습니다. 둘 다 나이가 좀 많군요. 그렇겠지요. 울버린은 스트라이커 장군의 비밀 실험으로 아다만티움 골격을 갖게 된 것이군요. 알고 있다니까요.

이야기만 들어도 심드렁한데, 보여주는 건 더 나쁩니다. 예를 들어 울버린이 아다만티움 골격을 갖게 되는 시술 장면을 보죠. 우린 이것이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무언가라고 상상해왔습니다. 신체의 모든 뼈를 인공적인 금속 뼈로 바꾸는 것이니 당연히 굉장한 것이겠죠.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게 몇 초 만에 끝나버립니다. 심지어 수술도 아니더군요. 그냥 액체 상태의 금속을 뼈에 주입하는 것에 불과했어요. 대부분 이런 식입니다.

빈칸 채우기로 등장한 로맨스나 형제간의 다툼은 그보다도 더 나쁩니다. 이들은 모두 울버린의 분노와 폭력성향을 끌어내기 위해 등장하는데, 한 마디로 일관성이 없습니다. 쓸데없이 음모들을 추가하다보니 이것들이 정리되는 후반부엔 울버린의 모든 행동들이 그냥 바보스럽고 무의미해보이죠.

폭력 장면 역시 흥미가 떨어지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울버린은 불사신이고 상처도 금방 나으며 무엇이든지 그의 아다만티움 손톱으로 잘라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무적이 되는 건 아니니까 여전히 재미있는 액션 장면을 넣을 수는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아닙니다. 후반부에서 벌어지는 최후의 전투를 보시죠. 불사신인 돌연변이들이 서로를 찌르고 던지고 얼굴을 갈기는데, 영 심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떤 위기감도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죠.

결말 역시 나쁜데, 이건 처음부터 예상했던 것입니다. 울버린은 기억상실증 환자이니 기억상실로 모든 걸 끝내야 하죠. 분노한 수퍼히어로가 뭔가 엄청난 행동을 했는데, 막판에 기억상실증에 걸려 지금까지 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요? 이렇게 맥빠지는 일이...

[울버린]의 캐스팅은 나쁘지 않고 여전히 썩 괜찮은 장면들이 있습니다. 드디어 갬빗이 등장하니 소원성취했다고 생각하시는 팬들도 있겠죠. 하지만 이런 식으로 영화가 계속 만들어져야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여전히 [엑스 맨] 영화들이 나오길 바라지만 그들의 과거보다는 미래를 보고 싶습니다. (09/05/13)

DJUNA

기타등등

영화 후반에 카메오로 나오는 아무개씨의 분장은 좀 민망하더군요. 아무리 필요하다고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