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넘어 행복으로 가는 길>  중 처음, 마음챙김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정식 명상을 할 계획은 아직 없었는데, 할 마음이 생겨서 덜컥 시작, 오늘도 하게 되었습니다.

 

 

1.

 

오늘은 명상하다가 통곡을 해버렸습니다. 덕분에 지금 절감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명상 스승을 찾지 않으면 안 되겠어. 혼자선 위험...'

 

음, 사실을 말하자면, 그닥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불성실한 태도로 찔끔찔끔 다니다 만 선원의 스님께서 그러셨어요. 원래 가이드가 없는 명상은 상당히 위험한게 사실인데, (절에서 명상 하다가 정신병원 실려가는 사람도 있다고;  이게 명상의 부작용인지, 애초 정신 상태가 괴롭고 힘든 사람들이 마음 전환한다고 절에 들어와서 명상 하다가 증세가 심각해져서 정신병원에 가게 된 것인지 정확히 모른다는게 문제..) '마음챙김'이 제대로 되어 있으면, 명상(특히 집중명상) 하면서 일어나는 각종 위험한 상황들에서 명상자가 보호되는 면이 있다고. 명상 생 초보자지만, 어느 정도 동감합니다.  오늘 펑펑 울면서도 그 감정에 휩싸여버리지는 않았거든요. 몸은 우는데 정신은 이성적인 상태로 머무는, 스스로 뭘 하고 있는지 인식은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유를 모르는 울음이 터져나왔는데도 불안하거나 무섭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굉장히, 상당히 궁금했죠. '나 왜 울지-_-'

 

상황이 어떻게 된 거냐면요..요 일주일간 너무 힘들었는데 오늘도 일을 9시간이나 해서 (엉엉 ㅠㅠ) 너무 피곤해서 빨리 자려다가, 그래도 10분만 앉아 있자...하고 자리 잡고 앉았더랬어요.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니까 갑자기 울먹울먹 하더니 눈물이 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내장을 쥐어짜며 욱욱 거리는 통곡 상태가. 사실 이런 일은 이번이 두번째에요.  예전에 불성실하게 찔끔, 정말 찔끔 가다 만 선원 명상방에서 혼자 명상하다 정말 심하게 통곡을 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는 너무 울어서 기운이 다 빠졌었죠. (그 후 정신상태 심히 안 좋아짐..-_-;)

 

 그때도 지금도 왜 우는 것인지 이유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냥 몸에서 반응이 오길래, 참지 않고 내러벼뒀어요. 그 때 보다 이번이 좀 더 편안하게 내버려뒀고요. 그런데 왜 울었을까.. 전 특정 사건의 트라우마가 굉장히 심해서있 우울증에 걸린 케이스는 아니에요. 그래서 명상 때문에 무의식에 억압되었던 뭔가가 올라와서 그렇게 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하긴, 또 모르죠--; 파다 보면 뭔가 나올지도. 그래도 응어리진 것들, 상담이나 부모님과의 대화, 혹은 저 혼자만의 글쓰기 분석 등을 통해서 꽤 많이 풀어낸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다행히 오래가지는 않았어요. 10분? 그게 기억나요. 울다가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고 코가 막혀 콧물이 줄줄 흐르길래 (앗 디러 --;;) 이건 좀 풀어야겠다 싶어 휴지를 찾는데, 두루마리 휴지에 손을 댔다가  '앗..이거 피부에 안 좋은데..' 싶어 티슈로 급 전환했거든요.. 그리고 그런 제 모습이 스스로 우스워서 피식 웃어버렸어요. 음, 대강 몸은 우는데 정신은 '지금 내 상태가 어떻다'는 미약한 형태나마 마음챙김은 유지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어요. 그렇게 좀 울다가, 그렇게 울고 있는 제 모습이나 그 상황에 대해 자꾸 비아냥대는 제 안의 목소리가 있기에 '넌 누구임-_-?' 하다가 울음도 자연스레 멈추고, 해서 그다음부터는 다시 앉아서 명상 잘했어요. 전체 40분 정도.. 명상의 태도를 자꾸 상기하니까 정말 크게 도움이 되어요. 1. 초심자의 마음을 유지   2. 너무 노력하지 말자  3. 인내심을 가지자 등이 특히나요. 아, 자신을 믿어라! 이것도요.

 

 스스로 느끼기에 '위험한 것은 아니다'라는 감각을 믿기로 했어요. 하지만 명상스승은 찾아야 할 것 같아요. 다시 선원에 나가야 하나..-_-..  명상을 가볍게 하면 모르지만, 조금 진지하게 하려면 스승님이 있고, 같이 명상하는 동료가 있는 환경이 필요한 것 같아요. 다만....제 몸이 지금 스케쥴에 더하여, 명상센터나 절까지 정기적으로 왔다갔다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조만간 상담도 다시 받을 것 같거든요. 차를 사야 할 것 같기도 하고..-_-;;

 

 

2.

 

오늘 알아낸 사실이 있어요. 제가 빠져 있던  '실패의 덫'이, 이번 주에 활성화가 되고 있었더군요. 확실히 일상 속에서 마음챙김을 하려 노력이나마 하고, 더구나 명상을 시작하니 확실히 스스로를 자각하는 능력이 좋아진 것 같아요. 이걸 알아낸 것 보니. 

 

참,  '실패의 덫' 등의 '덫'이라는건, <스키마 치료>라고, 인지치료 신 트렌드 중 하나인 치료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인데요, 인지치료에서 흔히 적발, 교정 대상이 되는 역기능적 사고패턴보다 좀 더 복잡하고 구조화 되고 훨씬 뿌리가 깊어 (그런 부정적인 패턴 자체가 성격이나 인성인 것 처럼 보일 정도로..) 일생 동안 반복이 되고, 해당 환자의 인생을 파멸로 몰고가는 자기파괴적 특성이 있으며, 그 패턴 스스로가 살아남기 위해 발악을 하는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하는..그 일관성이 '부정적인 자기인식'일 지라도.) 특징을 가진, 인생에 테클이 되는 사고,감정, 행동 패턴을 말해요. 제가 걸린 덫 중 가장 큰 덫은 실패의 덫이고요.  자세한 증세(?)나 일상의 모습(??)은 이래요.

 

 

음, 요새는 '실패의 덫'의 강도가 많이 약해진 상태에요. 예전처럼 완전 무너져내려서 사람 아닌 듯 살아가지는 않으니까. 정상적인 기능은 하고 있거든요.  요새 활성화된 '실패의 덫' 증상은 저 정도까지는 아니고, 대강  '미루는 증세'가 심해진 것. 일상 속 마음챙김을 잘 안 하는 것. (현실을 제대로 안 보고 회피하려는거죠.)   중요하긴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일은 아닌 것을 오히려 열심히 하고, 정말 중요한 일은 자꾸 미루거나 (본의아니게, 혹은 내가 만든 상황에 의해서) 소홀히 하게 되거나 하는 등이죠.  다행이 이 덫을 알아차렸으니 다행이죠. 오늘 역시 넋 놓고 딴 짓 하고 책 보며 밥 먹고-_- 하다가, 이래선 안 되겠다 마음을 챙기자 싶어 걸어가며 마음을 챙기는 와중에, '앗..나 덫이 활성되고 있었어...' 하는걸 알아챘어요. 마음챙김은 역시 우월해요-_- 이 마음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한, 적어도 우울증으로 다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점점 더 확신이 듦. 덫을 알아차린 이상, 회피하지 말고, 현실을 제대로 보고 대응을 해야겠어요.

 

 

 

 

기타 다양한 덫 들이 많아요. 제가 속한 덫을 읽으면 '헉..진짜 레알 내 이야기임..' 하는데, 저와 상관 없는 덫을 읽다보면 '이게 뭐하는 짓이야. 진짜 사람이 이래? 왜??' 이런 생각이 들어요. 사람 참 간사하죠 ㅋㅋㅋ

 

혹시 관심이 있으시면, 재미로 덫 테스트를 해보세요-_-~  (참고로 이 덫 개념은, 보통 인지치료로는 치료가 힘든, 좀 더 뿌리깊은 뭔가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거라, 보통 분들은 별 상관 없으실 듯..)

 

 

 

 모든 사진들은 <새로운 나를 여는 열쇠> by 제프리 E.영...책을 찍은 것..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