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은 디자인 회사에 다니는 만년 대리입니다. 애써 낸 아이디어는 묵살당하고 승진은 가망 없고. 도대체 미래가 안 보이는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팀에 낙하산 과장인 준설이 나타납니다. 둘은 몰래 연애를 시작하고요. 이 정도면 전형적인 오피스 배경 로맨틱 코미디의 도입부입니다. 하지만 [파란입이 달린 얼굴]의 감독 김수정의 신작 [평평남녀]는 이 장르의 관객들이 안심하고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
자크 오디아르의 신작인 [파리, 13구]를 보고 왔습니다. 전작들과는 달리 에릭 로메르의 영향을 받은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원작은 미국의 일본계 만화가 에이드리언 토미네의 단편 세 개를 조합한 것으로([Amber Sweet], [Killing and Dying] 그리고 [Hawaiian Getaway])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영화지만 그 개별 조각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각색 작업에는 셀린 시아마와 레아 미지위가 참여...
애플 TV 플러스의 시리즈 [슬로 호시스]의 1시즌이 이번 주에 끝났습니다. 6회 분량이니까 비교적 짧지만 이건 영국 텔레비전 시리즈 표준이지요. 이미 2시즌이 촬영 중이거나 끝난 모양으로 마지막회 에피소드 끝에 2시즌 예고편이 붙어 있습니다. 믹 헤론이 2010년부터 쓰기 시작한 동명 소설 시리즈가 원작입니다. 제목의 '슬로 호시스'는 슬라우 하우스의 별명으로 MI-5에서 문제를 일으켜 쫓겨난 요원들이 모...
제럴드 포터튼의 [레일로더]는 1965년에 개봉된 버스터 키튼의 무성영화 코미디입니다. 숫자가 안 맞는 거 같지만 사실입니다. 이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졌느냐. 당시 [헤비 메탈]의 감독이고 애니메이터인 제럴드 포터튼은 NFC, 그러니까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 일을 하느라 몬트리올에 있었는데, 우연히 길게 이어진 철로와 그 위에 얹혀 있는 스피더, 그러니까 철도를 따라 달리는 1인용 탈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
[서울괴담]은 뮤직비디오 감독 홍원기의 극영화 데뷔작으로 10편의 호러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아이돌이거나 아이돌 출신인 배우들의 비중이 높습니다. 이 자체는 작품의 퀄리티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습니다. 일단 각자 커버해야 할 러닝타임이 짧고 그렇게까지 깊은 연기가 필요한 역들도 아니에요. 그리고 요새는 아이돌이라는 게 경험 없는 배우라는 뜻도 아니니까요. 소재폭은 ...
김지훈의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5년전에 촬영이 끝났지만 주연배우 중 한 명인 오달수가 얽힌 끔찍한 사정 때문에 계속 창고 안에 있었지요. 그러다 지금 개봉된 건데, 포스터에는 오달수 얼굴이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배우의 비중은 큽니다. 쉽게 자르거나 교체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에요. 하타사와 세이코의 동명희곡을 각색한 작품입니다. 연극은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상연되었는데 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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