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가츠는 주로 자기 각본으로 작업을 했지만, 이번 영화 [괴물]의 각본가는 사카모토 유지입니다. 그리고 이 각본이 굉장히 촘촘한 구조를 갖고 있는 작품이라, 고레에다가 이전 영화에서 했던 자연스러운 어린이 배우 연기지도는 할 수 없었다고 해요. 대사 같은 걸 보면 그 차이가 보이는데, 그렇다고 어린이 배우들의 연기가 나빠졌거나 좋아졌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영화는 3부로 나뉩니다. 모두 비...
[싱글 인 서울]에서 두 배우 임수정, 이동욱 다음에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감독이 아니라 제작사인 명필름입니다. 그러니까 감독 박범수의 전작 [레드카펫]보다 이전 명필름 영화인 [건축학개론]과의 더 연결성이 잘 보이는 영화입니다. 실제로 [건축학개론]을 연상시키는 대사나 설정이 나오기도 하고요. 게다가 명필름 사무실이 파주에 있다는 걸 생각해 보면 출판업계가 배경인 이 영화와 지리적 연관성도 생기죠. ...
[앙투안 두아넬 연대기]는 내리막의 역사라고 언젠가 제가 말한 적 있습니다. 일단 1편인 [400번의 구타]가 평생 단 한 번, 20세기 영화 역사에서도 단 한 번밖에 나올 수 없는 걸작이었기 때문에 나머지 영화는 아무래도 그보다 못할 수밖에 없겠죠. 게다가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면서 영화의 톤이 점점 가벼워지고 있었습니다. 풍성한 성장물이었던 작품이 조금씩 가벼운 프랑스 코미디가 됐죠. 게다가 위대한 어린...
[웰링턴 공작의 초상]을 넷플릭스에서 보았습니다. 로저 미첼의 마지막 극영화입니다. 생전에 베네치아에서 상영되었고 사후에 개봉되었지요. 이 영화 이후 엘리자베스 2세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찍었고 그게 마지막 영화인 것 같습니다. 전 일리야 밀스타인의 전시회에 다녀 온 뒤로 이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밀스타인이 뉴요커에 실린 이 영화 리뷰에 삽화를 그렸고 그게 전시회 그림 중 일부였거든요. ...
[라라미에서 온 사나이]는 안소니 만과 제임스 스튜어트가 협업해서 만든 영화 여덟 편 중 마지막 작품입니다. 공군 홍보 영화인 [Strategic Air Command]가 같은 해에 나왔는데, [라라미]가 더 나중에 개봉되었어요. 토머스 T. 플린이라는 펄프 작가가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에 연재했던 동명의 장편소설이 원작입니다. 내용을 전혀 모른 채 볼 때 가장 재미있는 영화이고, 전 밑에서 줄거리 대부분을 이야기할 겁...
[사형대의 엘리베이터]는 루이 말이 1958년에 만든 프랑스 필름 누아르 영화지요. 말의 첫 장편영화고요. 원작은 불가리아 출신 작가 노엘 칼레프의 동명 소설인데, 영화와 소설은 기본 설정만 빼면 내용이 많이 달라요. 그 기본 설정은 무엇인가. 자살로 위장한 살인을 저지른 남자가 증거를 남긴 거 같아서 현장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그만 직원이 전기를 내려 엘리베이터 안에 갇히고 만다는 거죠. 그 때 어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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