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제어가 안될때
1년 전쯤에 이런글을 올렸었습니다.
http://www.djuna.kr/xe/board/6145164
간단히 요약하자면 막장생활로 유학실패한것 같다고 징징대던 글이었는데요..
사실 저 글에서 걱정이던 학부졸업과 대학원시험은 형식적으로는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속 내용을 따지면 정말 초막장 중에 초막장이었습니다.. 한국이었으면 교수님에게 쌍욕좀 먹었을 거에요 아마..
대학원셤도 턱걸이라 그냥 채우기용으로 쓴 지망순위에 붙었습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전 감사했지만요..
그리고 그간 너무 막장의 악순환이었기 때문에 군대를 갔다와서 입학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귀차니즘과 군대에대한 두려움으로
바로 입학을 했습니다.. 새로운 시작이었으니 나름 희망차게 시작했는데, 역시나 유래없는 개막장이 되고 말았네요..
군대라도 갔다왔으면 뭐... 극적인 변화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자극과 군대문제해결이라도 되었을텐데, 이것도 후회가 되구요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비스끄므리한 글을 보면 무서워요. 내가 계속 이상태로 안바뀌것 같아서요.
이런 글 자체도 사실 몇달전부터 쓸까말까 하다가, 쓰기도 귀찮고, 어짜피 이런글 써봤자
문제는 나 자신이라는걸 내가 뻔히 아는데 글은 써서 뭐하게? 란 생각에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와서 '시험기간에 졸업앨범펼치는' 듯이 쓰는거네요..
그리고 이런 글 쓰면 분명히 저번처럼 격려해주는 댓글도 달릴텐데, 난 결국은 그대로일거니 기만하는것 같잖아요.
분명히 숙제나 뭐나 손을데서 '시작'을 해야하는데 그 과제의 난이도가 높아보이면 지레 겁을먹는달까, 이제는 거의 트라우마 수준으로
회피를 해요.. 정신병이 뭔지 알것같아요..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먹고, 뭔가 좋은 자극을 받은날 '아 이제 열시미 해야지!' 하다가도
막상 정말로 해야할때가 되면 눈녹듯 그런 결심들이 사라져요. 사라진달까, 내 스스로 그런 결심들을 없던일로 하는것 같아요.
몇번이고 '지금 이런식으로 회피하다간 나중에 또 땅을치고 후회할거야!' 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해도 ㅄ같은 저한텐 먹히질 않아요.
그리고 중요한건 이런식으로 회피를 계속해와서 실제로도 문제해결능력이랄까 추진력이랄까, 역량? 이 후달려요.
영어논문도 솔직히 문장단위로 이해가 잘 안되고, 영어발표 따위는 꿈도 못꿔요. (물론 열심히 대본 준비해서 외우면 할수야있겠지만
아마 대학원생 평균 레벨에는 훨씬 못미치는 개허접 레벨이죠) 사실 이번 막장에 빠진 이유가 논문읽고
영어발표하는걸 계속 회피하다가 막장된거거든요.. 나한테 대단한거 바라지 않는거 아니까 그냥 적당히 열심히 해서 어떻게든
일단은 하고봤어야 하는건데, 몇번 띵까먹다보니 '시간이 그렇게 있었는데 이따위 퀄리티야' 라는 것도 자격지심이 생기구요
후회되는게 너무 많아요. 4학년때 연구테마가 너무 그지같은거라 연구생활에 제대로 궤도안착을 못한것도 후회되고,
그뒤에 대학원시험 망쳐서 지금 연구실 된것도 후회되구요.. 지금 연구실은 여건이 좀 구린데다가 선생님이 너무 깐깐해서
안그래도 연구실 가는게 스트레스인데 심적으로 압박이 너무 세서 계속 회피의 악순환이 되네요..
그리고 인터넷 중독인것도 같아요.. 회피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도피처로 인터넷을 하게 되니까요.. 인터넷을 안한다고 금단증상
같은게 있지는 않지만 역시 인터넷을 끊어야 할것 같긴 해요. 하지만 막상 끈을려고 하면,
인터넷으로 예능 보는거랑 새로운 음악 듣는게 유일한 낙인데 그런거 없이 버틸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모르겠네요. 걍 도망치고 싶어요.. 과외하나를 하고있는데 이런거에는 성실하거든요.. 하기사 하기쉬운것에 성실하는건 누구나 할수있는거고,
어려운걸 성실하게 해야하는데 말이죠.. 자아가 분리된것 같네요. 모든 문제는 나에게 있다는것도 너무 잘알고, 그걸 해결하는것도
나아니면 안되는걸 아는데, 그냥 안되네요.. 처음에 얘기한 대학원입학전 군대를 갈까말까 할때에도 '이대로 진학하면 아무것도 안바뀌고
또 막장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잇엇는데 그게 너무나 완벽하게 현실이 된 지금,, 저 스스로 저에대한 자신감이 나올 건덕지가 하나도
없네요.. 실패를 학습한다는게 적절한 표현일라나요.
저랑 비슷한 면이 많아 보이네요.
저나 님 같은 사람은,
그 사람한테 쉽게 토 달수 없는, 그러니까 역량이 나보다 압도적인 사람이거나
인성이 나보다 압도적이라 복종심이 절로 우러나는 그런 스승, 멘토, 형님, 선배 등이
가까이서 몰아치고 후려패면서 몰아가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는데,
그런 사람이 없으면 알아서 못하고 미룰 데까지 미루고 도망갈 데까지 도망가다가
결국 허접한 결과물을 내고 나의 위치는 더욱 더 악화되고... 이런 망테크 타는 타입인거 같아요 ㅠ.ㅠ
전 더이상 그럴 수 없다! 고 생각해서, 진짜 맘 단단히 먹고 있는거 다 들고 걍 외국으로 와버렸죠.
여기선 제가 저 혼자 못하면 죽어야 하니까. 어찌저찌 해 나가고 있긴 한데,
여기서도 결국 제가 나올 때 결심하고 생각했던 것 보다는 반도 못 하고 있네요, 저는.
링크해 주신 글 보니 예전에 읽은 기억이 나네요. 일단 대학원까지 붙으셨다니 최소한의 성실함은 갖췄다고 자신을 다독여도 될것 같습니다. 한국같으면..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선 한국 대학원 진학쪽이 일본보다 널널-이런 표현 써도 될진 모르겠지만-합니다. 사실 그 프로그램으로 가서 중도 포기하고 돌아오시는 분들도 몇 있다고 건너건너로 들었습니다만, 한편으론 지금 글쓰시는 분 학교에 가려고 일본어에 대학원 시험준비에 적지않은 돈,시간 들이시는분 많습니다...지금 계신곳이 사실 맘만 먹으면 서울에 있는거나 별 차이없는 생활이 가능한 곳이죠. 매너리즘에 빠지기 너무 적절한(...) 환경이에요.대학원 입학전에, 일본 국내 여행이라도 다녀보시길 권합니다. 교통비만 빼면 크게 들어갈 비용도 별로 없으니. 군대도 하나의 길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갑작스런 변화에 본인이 적응할수 있을지 생각해볼 시간도 차분히 가져보시구요.
듣고 계시는 수업의 교수 오피스 아워 때마다 찾아가서 모르는 것 물어보세요. 수업 한두 번 해보면 교수들은 학생들 수준 다 압니다. 모르는 것 창피하다고 숨어다니지 마시고, 교수가 시간될 때마다 찾아가서 모르는 것 그냥 다 물어보세요. 교수는 학생들 모르는 것 가르쳐 주라고 있는 사람입니다.
존경은 무슨요, 안되면 죽지 뭐 하고 하는 겁니다.
한국에서 죽으면 여기저기 폐 끼칠 데가 너무 많고 어머니 입장도 너무 곤란해 질테지만
여기서 죽으면 그냥 어머니한테만, 그것도 한참 늦게 알려질테죠. 장례 같은 것도 필요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