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에 관한 작년 기사 하나

중략


현실의 서사화가 낳은 인식의 오류

'현실의 서사화'는 민중이 현실을 이해하고 몰입하는 손쉬운 수단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야기 형식의 플롯에 현실을 끼워 맞춰 인식을 왜곡하는 덫이기도 하다. 민희진 대 하이브의 선악 구도에 부합하지 않는 사실관계는 기각되고 부합하는 사실만 채택되고 과장된다. 이런 프레임으론 그토록 회자되는 "케이팝 산업의 현실"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고 따라서 그에 따른 모든 논의와 결론도 부정확해진다. 현재 하이브가 저질렀다고 고발되는 부조리는 케이팝 산업 전반에 대한 성찰로 연결되지 않고 하이브만의 잘못으로 타자화되고 있다. 이건 공적 의제가 여론전의 수단으로 전용된 데서 온 현상이다.

10일 서울 용산 하이브 사옥 모습. 이날 어도어는 이사회에서 민희진 대표의 해임 여부를 결정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오는 31일 열기로 결의했다. (서울=연합뉴스)

민희진은 여성주의적 입장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의 상황은 남성중심사회를 비판하는 렌즈로 쓰이고 있다. 그것은 민희진 스스로 포지셔닝한 “개저씨들 사회에서 핍박받는 여성 직장인”의 이미지와 구도 때문일 것이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엔터 산업에서 희소하기 짝이 없는 “성공한 여성”을 남성 임원들의 공세로부터 지켜 내는 것은 그 자체로 여성주의에 부합한다는 공감대가 자리잡은 것 같다. 한겨레 21에서 발행된 “이 여자가 유별나다고 손가락질하기 전에”가 정확히 그런 스탠스의 글이다. 이 글은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사태를 평가하지만 민희진이 그동안 어떤 행보와 가치를 지향했는지는 살피지 않고 남성 집단의 보편성에 대해 규정되는 여성 개개인의 자리에 도식적으로 대입한다. 실은 그 기자회견에서조차 민희진이 '남성적 보편성'에 복무하는 관점을 드러냈음에도 말이다.

여자 연습생들의 나이를 품평하고 뉴진스 멤버의 외모를 평가했고 여성을 곧 모성과 등치하는 가부장적 인습을 답습했다. 업계의 어른에 해당하는 나이 든 여성이 아일릿과 르세라핌 멤버들, 업계에서 막 데뷔한 젊은 여성들을 피아 구도로 구분하며 거명하는 모습은 아무리 좋게 봐도 여성주의가 추구하는 여성들의 연대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다. 민희진이 기획자로서 보여준 모습 역시 여성주의는커녕 그 반대에 해당하는 성격이 짙다. 대표적으로 뉴진스의 ‘OMG’ MV가 공개됐을 땐 그룹을 향해 제기되는 젠더적 관점의 비판을 정신적 문제가 있는 악플러들의 소행처럼 묘사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17일 뉴스로 나온 이야기, 어도어 부대표 관련 성희롱 신고가 접수되자 부대표에게 여성 직원들을 강압적 자세로 대하라고 요구했다는 말도 넘겨 듣기 힘들다. 민희진은 여성주의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주의를 여론전의 수단으로 동원하고 있다는 인상이 든다.

민희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태도는 특히 진보 언론에서 강한 것 같다. 그들이 민희진에게 끌리는 이유는 알만하다. 그는 민중적 프레임으로 엘리트 계층과의 대결에서 승리하였고, 제도권 미디어를 동원한 언론플레이를 한 번의 기자회견으로 뒤집었다. 유튜브와 커뮤니티에서는 풀뿌리 여론의 비호를 얻고 있다. 여기엔 진보 언론이 매력을 느낄 만한 서사적 요소가 가득하다. 하지만 그 욕망이 사태에 관한 객관화된 평가와 성찰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 민희진의 기자회견은 단순히 공적 말하기에 부합하는 격식이 없기 때문에 부적절한 것이 아니다. 도덕적으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대목이 너무나도 많이 섞여 있고, 올바르지 않음으로 촉발된 정념은 여론이 매혹된 핵심 기제였다. 그 스펙터클과 카타르시스, 가치 전도는 우리가 사회적으로 ‘극우화’라 부르는 현상의 기저에 깔린 정동과 그리 떨어져 있지 않다.

내 억울함은 날 합리화하는 절대적 명분이 되고, ‘내 새끼와 남의 새끼’는 나의 생존주의에 도덕적 정당성을 주는 구도가 된다. 욕먹을 이유가 있는 사람한텐 어떤 행동을 퍼부어도 상관이 없다는 믿음 또한 실행된다. 생존주의와 응보론, 대결을 위해 수단화된 이념, 군중의 폭력성… 이런 것들이 기자회견에 대한 열광 뒤편에서 사람들의 사회적 자아와 강렬하게 공명하며 재생산된다. 지금껏 ‘민희진 현상’을 분석하는 많은 논평이 나왔지만, 이 점을 캐묻고 돌아보는 의견은 못 봤다. 언론과 식자들이 이 사건을 결국엔 ‘연예가 가십’의 일환으로 보며 폐해를 가볍게 여긴다는 증거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 우리 사회의 코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https://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8821

2024.5.22 기사

1년 쯤 지난 지금 다시 읽어 봤습니다


긴 기사지만 읽어 볼 만합니다

    • 안쓰셨으면 좋았을 글입니다
      • 뭔 이제 상시떡밥으로 매번 쓰시려나..
      • 본문 내용에 반박을 하던지, 아니면 의견이라도 쓰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무턱대고 해당 주제 글 올리지 말라는 건 그냥 무례해보이는군요.

        • 제가 이분의 지난 번 무례한 뉴진스 까글 때문에 듀게에 와서 날벼락 맞았는데 왜 그래야 합니까?

        • 4페이지 쯤 가보세요.


          같은 주제로 연달아서 각각 30플 넘게 싸웠으니까

          • 그 키보드배틀은 이미 알고 있고요... 혼자서만 날벼락 맞은 것처럼 쓰셨는데, 상수님도 만만치 않게 무례하게 굴지 않으셨나요. 그래서 저는 그냥 쌍방과실로 봅니다. 어쨌든 daviddain님이 상수님과 싸웠다고 해서 이런 글 올리지 말라는 법은 없지요. 본문에 대해 뭔가 반박할 깜냥이나 의견이 없으면 그냥 지나가시거나 daviddain님이 올리시는 글을 안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eltee님도 제가 그러거나 말거나 그냥 무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쓰라고 강요한 거 아니지만 썼으면 자기 글에 책임을 저야죠.

              • 전 상수님이 평소에 올리시는 글에는 그닥 관심이 없어서 댓글도 안 쓰고 지나가잖습니까. 한데 이렇게 daviddain님이 올린 글에 별다른 견해도 없이 어깃장을 놓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의견드린 거예요. 애초에 상수님이 올린 첫 댓글이 별 내용도 없는 시비조 아닙니까? 그런 댓글은 쓰지 않고 지나가는 게 좋겠다고 한건데 아무 생각도 없이 '반사'를 시전하시니 어이가 없네요.

                • 어이가 없다라.. 그건 제가 할 말입니다. 애초에 이 떡밥이 다시 불탈 때에는 내란돌 운운하는 그런 글이 아니라, 이런 글이었으면 차라리 진득하게 읽었겠지요. 처음부터 골이 깊어졌고 반목됐는데, 공동책임론을 지적하시면서 왜 저에게만 책임을 돌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떡밥의 과실비율로 따지면 eltee님처럼 5:5라고 생각하긴 어렵습니다.




                  이 펌글이 eltee님이 비판하시던 민희진을 겨냥해서인지도 모르지요. 확실히, 펌글 자체는 시간을 내서 읽어볼만한 내용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감정은 하이브와 뉴진스처럼 꼬여버렸고, 저는 이떡밥이 다시 이런식으로 계속되는게 달갑지가 않네요.

    • daviddain님도 머지 않아 "게시판에서 나대지 말고 그냥 늘 쓰던 축구, 외국어 글이나 쓰라고" 이딴 말 들을 거 같습니다...

      • 제가 알던 김전일 님은 저한테 별로 관심 없으신 분이었는데 말이죠... 제가 관심있는 주제는 뉴진스-하이브입니다. 입장은 같습니다. 굳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면 다른 유저분들하고 반목하고 싸울 이유도 없었어요. 솔직히 그 글이 아니었다면 말이죠... daviddain님 포함 게시판 유저한테 악감정 가질 이유는 없었어요. 




        언제부턴가 제 글에 댓글을 굳이 적으셨던 김전일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게시판 유저한테 악감정을 안가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를 불편해 하시는 분이 두 분인지 한 분인지 계셔서, 김전일님은 왜 그러신지 알 것같으면서도 언제부터인지 의아하긴 합니다.

        • "제가 그러거나 말거나 그냥 무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굳이 저랑 영역이 교집합을 이루면 교류를 해야겠지요. 일부러 그러려고 쓰시는 거 같은데. 그러거나 말거나가 아니라.

            • 아주 오래 전, "아스날 까는 글 쓰지 마라. 아스날은 내 가족과 같다. 고로 아스날 까는 글은 내 가족을 욕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글 올린 회원이 있었습니다. 

              • 저한테도 오래 전, 이런 댓글 쓰시던 회원이 있었습니다.

                • 예전에 그 분이 따라다니면서 '한갓지고 좋네요' 하고 댓글을 쓰니까 엄청 스트레스 받아하셨으면서 상수님은 남이 올린 글에 무례한 댓글을 쓰기를 주저하지 않는군요. 똑같이 키배를 했는데 본인만 날벼락 맞았다고 하신 것도 그렇고 너무 본인 위주로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 제가 김전일님에게 쓰는 이 댓글은 이번 논쟁과도 별개입니다. 몇 달 전부터 제글에 지속적으로 그분처럼 적으시더군요. 제가 알던 김전일님이 이런 분이 아니셨고 동일인이 아니시라면 저한테 왜 이러시는지 알 수 없는데도(비슷한 성향이시라면 이해는 갑니다), eltee님은 이제 이것까지 저에게 화살을 돌리시네요.

                  • 솔직히 전에 강퇴당한 분하고 1:1로 싸울 때 난입하셔서 저 놀리던 그 분 생각은 납니다. 그런데 eltee님까지 상황 알면서도 이러시는 이유는 민희진이 싫어서인 거 빼고, 뉴진스-하이브 문제랑 그 여직원분 이야기로 저와 논쟁벌였던 입장차이 때문아니면 굳이 저 두분 감쌀 이유가 있습니까?

                    • 민희진에 대한 제 호오와 상관없이 이번 글에 대한 상수님의 태도가 별로라고 지적한 거예요. 본문에 대해 반박할 내용이 있으면 반박을 하시고 아니면 의견을 쓰셨으면 제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고작 하는 말씀이라는 게 '안쓰셨으면 좋았을 글입니다' 니까 그렇죠. 글을 올리는게 좋고 말고를 왜 상수님이 판단합니까? 그냥 상수님이 보기 싫은 글이니까 올리지 말라는 소리인데 이 게시판이 님의 호오에 맞게 재단되어야 할 이유가 있나요? 어이없는 소리라서 한마디 했더니 왜 본인한테 이러냐고 하시는 건 또 뭔가 싶고요. 반박할 말이 있으면 본문에 대해 반박을 해보세요. 그저 보기 싫은 글이라고 징징거리지 마시고요. 그리고 얼마전에 키배가 있었다고 그 감정이 여기서 지속되어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그냥 민희진에 대한 과거 기사를 올린 건데 그게 상수님에게 시비를 거는 걸로 느껴졌다면 그냥 자의식 과잉입니다. 상수님이 평소에 올리는 글들이 대부분 자의식 과잉이 넘치는 글이긴 하지만 적당히 좀 하시죠.

                      • 저야말로 eltee님이 남 훈수 그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왜 님한테 그런 노골적인 비아냥을 들어야 할까요? 그리고 님은 왜 남을 멋대로 재단하고 판단합니까? 자의식 과잉이요? 본인이 하고싶은 말 못참는 건 다 똑같죠. 신경 끄세요.



                      • 하긴, '님들'하고는 상황이 다르긴 하죠. 누구는 뉴진스 까는 글에 서로 댓글 달아주며 화기애애 하지만, 지금 1:3이건 1:4이건 다 각개전투하는 사람들이 됐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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