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6 23:38
예전에 대학교 다니면서 나중에 그럴 만한 여유가 되면, 다시 학교로 돌아와 열심히 학교다니지 않는 대학생의 인생을 살아봐야겠다 했어요. 사실 열심히 학교다닌 건 아니지만...걱정들이 너무 많아서 늘 불안했거든요. 대학생으로 살면서 미래에 대한 걱정 전혀 없이 즐거운 캠퍼스라이프만 누리면 얼마나 재밌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요즘 한번 그래볼까 하려다가도 역시 손이 딱 멈추네요. 아니면 발이멈추던가...어쨌든 수능도 다시 봐야 하죠. 캠퍼스 라이프 즐기러 간다면 명문대 가는 게 재밌을 테니까요. 그리고 아무리 널널하게 다닌다고 해도 딱 그 시간에 일어나야 하고 숙제도 하는 척은 해야 하고...뭐 그래야 하잖아요. 멋진 아웃사이더가 되보고 싶은데 문젠 아웃사이더가 되려면 어쨌든 학교에 나가긴 해야하니까요.
사실 여기서 쉬운방법은, 대학교 때 나왔던 학과의 상위 대학원에 가는거죠. 아니면 아예 생소한 과의 대학원도 가려면 쉽게 갈 수 있을테고요. 하지만 굳이 학부를 가고싶은건 그냥 학부의 그 들뜬 분위기가 좋아서요. 물론 저는 늘 미래에 좋지 않을 일이 일어날 거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들뜬 분위기에 동참하지 못했었지만 문제거리가 거의 해결된 지금은 그 분위기에 동참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술집 가서 계란말이도 시키고 파전도 시키고 막걸리도 시켜서 먹어보고요. 사실 술집 가서 계란말이 파전 막걸리를 시켜본적이 없거든요. 거기서 마음에 드는 학생 있으면 친구 삼아서 깜짝쇼도 몇 번 해주고 하는 재미도 느껴보고요. 물론 마음에 드는 친구를 사귀어도 그는 군대를 가야할테니 헤어져야겠죠. 아 그런위험을 피하려면 복학생을 사귀면 되지만 복학생은 싫어요. 세상이 어떤곳인지 좀 알게 되서 학교로 돌아와 늘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런사람들 말이죠. 전 세상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을 다시 모조리 다 잊고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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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대학생일 땐 학교에서 1초라도 빨리 돌아오고,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갖은 수법을 다 썼는데(주삼파인 적도 있었죠)다시 학교에 가게 되면 학교 과방에 계속 죽치고 앉아 있다가 어둑어둑해지면 이름난 야식집에 가서 제육볶음을 먹고 군만두를 먹고 다시 과방으로 돌아와 글렌피딕이라도 마시며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싶네요.
그렇게 해서 3학년까지 대학교를 다닌 후, 모든 사람이 심각해지는 졸업반은 제끼고 다시 다른 대학교를 가고, 또다시 다른 대학교를 가고 하면서 살고 싶네요. 심각한 건 이제 싫거든요. 흠...이글을 쓰다 보니 아무래도 대학다닐때 교수를 한번쯤 찾아가 봐야겠어요. 만약 미술대학 쪽으로 간다면 그들의 손에 운명을 맡겨야 하는데 그들이 떨어뜨리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실기평가에서 저를 엿먹일 테니까요. 그러지 않을거라는 언질을 받아둬야겠죠.
2014.04.16 23:51
2014.04.17 00:06
2014.04.17 00:17
2014.04.17 00:38
2014.04.17 00:50
2014.04.17 13:07
로또가 100억쯤 당첨되면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은 제 망상과 꼭 같네요. ㅎㅎ. 저도 집에서 가까운 대학으로 다시 다녀보고 싶어요.
2014.04.17 18:52